[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사회에서 엄마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다.
여자의 삶은 고달프다. 임신을 하면 자신의 성을 가진 아이가 아닌 남자의 성을 딴 아이가 태어나고,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지만 그건 그저 꿈같은 일이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주말특별기획 ‘이별이 떠났다’(연출 김민식/ 극본 소재원)은 그런 여자의 삶을 적나라하고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남편은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딸을 낳았고, 아들은 사고를 쳐 누군가의 딸을 임신시켰다. 첩이 되어버린 여자도 존재한다. 아내가 있는 남자와의 사고로 아기가 생겨버린 내연녀의 삶도 녹록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서영희(채시라 분)은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집을 감옥이라고 생각한다. 남편 한상진(이성재 분)은 김세영(정혜영 분) 사이에 딸이 생겨 이제 집을 찾지도 않는다. 그렇게 서영희는 한상진과 김세영을 원망한다. 이 모든 가정을 파탄 내버린 인물들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한 상황에 아들 한민수(이준영 분)은 정수철(정웅인 분)의 딸 정효(조보아 분)를 임신시켰다. 한민수는 사고라 말하지만, 정효는 그렇게 젊은 나이 미혼모가 됐다. 낙태를 종용했던 서영희. 하지만 그녀는 낙태를 막고 정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게 된다.
정효에게 싸늘하게 대했던 서영희지만, 지금의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그녀를 보고 서영희의 마음 또한 무겁다. 그렇게 서영희는 정효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어머니라고 불렀다가 아줌마라고 부르는 철없는 정효지만, 아이를 가지며 자신처럼 되어버릴까 서영희는 걱정이 된다. 그럴수록 김세영에 대한 원망은 더욱 커진다. 자신의 가정을 파탄 내버린 인물이니 계속해 김세영에게 서영희는 딸 한유연(신비 분)을 자신이 데려오겠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김세영 또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한상진 사이에서 생겨버린 딸에 스튜어디스로 승승장구하던 삶은 끝이 났고, 딸아이의 유치원 준비물을 챙겨줄 돈도 없다. 그런 상황에 자신이 낳은 딸을 서영희가 데려가 버리겠다니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다. 그 사이에서 한상진은 그저 상황을 관망하고만 있는다. 모든 잘못은 한상진에게 있으나 서영희와 김세영은 서로에게만 으름장을 놓고 싸움을 할 뿐이다. 이 모든 상황들은 결국 여성들이 어떤 사회에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모든 사건의 단초가 된 남성들은 그저 애를 지워버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하지만 여성에게 자신의 한 몸처럼 생겨버린 아이를 포기하라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얘기다. 이처럼 ‘이별이 떠났다’는 너무나 사회가 쉽게 말해왔던 이야기들을 여성의 시각으로 풀어내며 그들이 겪는 상처를 얘기한다. 자신 또한 엄마이기에 정효에게 마음을 연 서영희. 그리고 자신 또한 한 딸의 엄마이기에 눈물 흘리는 김세영. ‘이별이 떠났다’는 이 사회 여성이 놓인 삶의 단면을 너무도 슬프게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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