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승아 기자]가을 감성에 제격인 목소리다. '봄봄봄'과 '러브 러브 러브'로 달달한 봄날을 노래했던 로이킴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씁쓸한 이별을 남기는 발라드를 노래하고 있다. 이러한 감성이 대중들의 마음을 관통시켰다. 지난 2월 늦겨울에 '그때 헤어지면 돼'로 깜짝 1위에 오른 로이킴은 '우리 그만하자'로 돌아왔다. 물론 이번에도 그의 감성은 통했다.

최근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로이킴은 새 디지털 싱글 '우리 그만하자' 발매 기념 인터뷰를 가지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그만하자'는 로이킴만의 감성으로 써 내려간 서정적인 멜로디와, 마치 '그때 헤어지면 돼'의 '그때'가 온 것처럼 사랑하자는 말도 똑바로 못하게 되어버린 현실의 노랫말과 로이킴의 애절한 보컬이 어우러졌다.

"이전에 이별 노래를 한 번도 안 내서 꼭 해보고 싶었어요. 가을이기도 하고. '그때 헤어지면 돼'에 이어서 나오는 곡이라 부담도 됐어요. 상상도 못 했는데 곡이 너무 잘 돼서 부담감이 생겼는데 그럴 때마다 지금 나오는 노래에 더 신경을 쓰려고 했죠. 예전과 좀 달라진 건 한 글자, 한 글자 조금 더 신경을 썼어요. 가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제가 낼 수 있는 소리를 저도 발견해 나가고 있어요. 진성과 가성 사이에 머물러 있는 소리를 찾으려 노력했죠. 지금까지 낸 노래 중 가장 높은 음으로 올라가요. 최소의 악기로 사운드를 채우는 것에 신경을 가장 많이 썼죠."

특히 '그때 헤어지면 돼'에 이어 '우리 그만하자'로 이별 감성의 자작곡을 선사한 로이킴. 이별이 담긴 만큼 경험담이 아니냐는 물음이 나온다. 그는 "경험담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당연히 제가 경험하고 보고 느낀 것들이 스며들어가 있을 거예요. 사실 1~2집만 해도 제 이야기만 담으려고 했는데 한정적인 것 같더라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텐데 괜히 제 이야기만 해서요. 그래서 제가 경험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경험하고 대다수 느끼는 패턴들을 보면서 썼어요"라고 설명했다.

로이킴은 가을의 초입에서 '우리 그만하자'를 발표했다. 가을 감성에 어울리는 보이스다. 로이킴이 자신이 만들어 놓은 곡 중에서 '우리 그만하자'를 지금 발표한 이유는 그저 이 노래가 좋아서였다.

"어떤 노래를 낼까 고민했을 때 제가 썼던 곡 중 '우리 그만하자'가 튀어 나왔어요. 지난해 겨울 즈음 쓴 곡이에요. 어떤 노래를 낼 때 항상 그때 제가 마음에 든 곡을 냈어요. 그래도 그냥 막연히 좋다고 고르진 않아요. 이 노래가 좋으려면 다른 사람도 이 노래를 듣고 좋아야 하니까. 저도 마음에 들고 주변 사람들도 마음에 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이어 '그때 헤어지면 돼'가 음원 차트에서 1위 한 것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사실 '그때 헤어지면 돼'가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거란 생각도 못 하고 소망만 했는데 잘 돼서…. 어떤 곡이 잘 되는 건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요. 진짜 이제는 모르겠어요. 잘 될 것 같다는 곡이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서요. 이제는 곡이 나오기 전 예언들은 잘 귀담아 듣고 있지 않아요. (웃음)"

로이킴은 앞서 JTBC '비긴 어게인'에 출연해 자우림 김윤아, 이선규, 윤건과 호흡을 맞추며 인상 깊은 버스킹을 남겼다. 특히 로이킴만의 보이스와 나아가 감성을 더욱 진하게 극대화하며 호평을 얻었다. 로이킴은 자신감을 얻은 기회였다며 감사해했다.

"'비긴어게인' 갔다 와서 행복했어요. 그런 기회를 저한테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자우림 선배님, 윤건 형과 어느새 음악을 같이 하니 놀라웠죠. '슈스케' 이후에 제가 내는 노래만 불러야 해서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른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죠. 사실 선곡할 때 고민이 매우 많았어요. 제가 중학교 때 오아시스, 콜드플레이, U2, 너바나를 들었는데 이걸 부르면 힙합과 EDM을 많이 듣는 10~20대분들이 제 노래에 공감할 수 있을까 걱정했죠. 그래도 불렀는데 반응이 크게 오더라. 제가 너무 10대 취향에 편견을 둔 거죠. 그래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이어 "그리고 조금 더 제가 하는 음악에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 더 열심히 제가 하고 있는 것을 하면 되겠구나 하는 작은 믿음도 얻었죠. 그리고 곡마다 제가 쓴 노래에서 나오지 않는 소리들이 있거든요. 다른 노래를 부르는 것을 모니터 하다 보니 어떤 게 잘 나온 지, '비긴어게인' 안에서 볼 수 있었죠. 사람들이 어떻게 저를 보고 있고, 사람들이 저의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탐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됐어요"라며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미국에서 학교에 다니며 방학 때는 한국에 와 활동을 하는 로이킴은 이 때문에 '방학가수'라는 수식어도 얻은 터. 로이킴은 미국 활동 욕심도 내비쳤다.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데 영어로 쓴 노래들이 쌓이다 보니까 앨범이 나올 정도가 됐다. 지금 당장 활동할 시간은 없을 수 있겠지만 외국 시장에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내놓고 싶고, 접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다 보면 밴드와 투어도 해보는 것이 꿈이다. 그 나라 언어로 노래를 부르고 싶다."

엠넷 '슈퍼스타K 4'를 시작으로 가수 로이킴의 얼굴을 알린 지 6년 차가 됐다. 점차 자신만의 감성을 쌓고 있는 로이킴은 '나만의 감성을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이내 자신만의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제가 정의하기엔 어려울 것 같아요. 하하. 그래도 계속 음악 활동을 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노래를 듣고 제 목소리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늘어가는 것 같아요. 제 목소리가 음악의 지문이라고 할까요. 이것만으로도 아이덴티티가 생겨난 것 같아요. 점점 더 단단해지고 실제로 목도 강해지고 있어요. '슈스케' 때만 해도 경연 한 곡 하면 소염제를 맞아야 했는데 이제 21곡 콘서트를 해도 다음 날에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졌죠. 그리고 자작곡도 3~40개가 되다 보니까 로이킴만의 멜로디와 가사를 다들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요. 사실 제 아이덴티티를 잘 모르겠어요. 덤덤하고 말하듯이 노래한다고 하는 평들도 많은데 그게 하나의 정의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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