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민혜 기자]도올 김용옥과 배우 유아인이 동학과 우리 삶의 가치에 대해 말했다.
12일 저녁 방송된 KBS1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는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도올은 유아인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배우로 기사가 나자 "아인이 개인을 놓고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배우를 주목한다는 데서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도올은 "영화 '버닝'이 있지 않았나"라고 입을 열었다. 도올은 "'버닝'을 놓고 이창동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 영화 주제는 '모든 사람이 왜 화가 나 있나?' 이런 거라고 한다. 그 영화에서 아인이가 종수를 맡았고 해미는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아프리카 여행을 가지 않나. 이상을 좇는다지만 슬프게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나. 인생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얽혀진 사회다. 이 영화가 불평등한 게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유아인은 "이 영화에서 누군가는 글을 쓰고 싶지만 모르고, 사랑하는 여인을 쫓는 거 같지만 대상이 불분명하고, 여인은 삶의 의미를 좇으려 하지만 한계에 억눌려 있고 무언가를 쫓고 있지만 정확한 대상이 알려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도올은 "이 포인트로부터 시작해야 할 거 같다. 우리 역사에서 정신적인 도움을 준 사람 동학 창시자 수운 최제우 선생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도올은 "최제우의 아버지는 당대 최고 지식인이었다. 이 사람이 자기가 산 시대에 출세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과거 시험이 부패하자 과거를 포기했다. 두 번이나 상처 후 한 씨를 만나 혼인했다. 그 여인에게서 최제우가 태어났다. 재가녀의 자손으로 태어났다. 이때부터 여성의 재혼을 법으로 금지했다. 대단한 실력을 갖췄음에도 사회 진출이 막혔던 상황이다. 결국 행상을 시작한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세상 물정을 빨리 깨우치게 된다. 그때 이 사람이 살았을 때가 중국 아편전쟁이 일어나서 중국을 세계의 질서라 믿었는데 허망하게 무너졌다"라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우리가 입으로 내뱉기는 힘든 돈, 역할, 자리가 만드는 불변계급이 존재한다. 조금 더 변형된 괴물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지 않나 싶다. 불평등 문제는 갑을 문제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기를 비하하면서도 생기고 세대간 갈등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이건 제 주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일 뿐이다. 여러분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관객은 "고졸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가 디자인한 게 회사 상사 이름으로 올라갔다. 그게 당선이 됐는데 그 사람 이름으로 올라갔다"라고 털어놨다. 유아인은 "본인 디자인이 세상에 소개되는 과정에서도 뒤에 숨어 있었어야 했다. 콕 집어 말하기 힘든 과정이다. 슬프고 울고 싶다. 어려운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객은 "지금 회사는 잘 다니고 있고 전 회사 이야기다. 퇴근이나 주말에 독서 모임하는 걸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것이 다른 눈엣가시처럼 느껴지고 한 달에 한 번 연차 쓰는 것도 누가 아파야 하고 거짓말하는 시간이 늘어나더라. 내가 나의 시간을 쓰는데도 눈치를 봐야 하나"라고 입을 열었다. 유아인은 "그게 당연한 건 아니다. 모두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하게 펼쳐진 일이다. 인간으로서, 직업인으로서 권리를 제대로 찾고 구하기 힘든 세상이다. 인간답게 서고 권리를 찾고 우리가 우리의 책임을 다하고. 어색하거나 유난스럽지 않고 모두가 추구해야 하는 사회, 진짜 떳떳하고 우리 모두가 찾고 그런 사회가 올 거라고 저는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올은 "최제우가 장사꾼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다 서른에 돌아왔다. 6년 동안 다른 걸 하다가 재가녀 아들이란 신분에 막혀서 다른 걸 할 수 없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대한 고민뿐이었다. 고민을 반복하는 그때 어느 날 몸이 떨리고 한기가 들면서 신비적인 체험이 일어났다. 무서워서 떨다가 '당신이 누구냐'라고 물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일러 하늘님이라고 하더라'라고 답을 들었고 '하늘님이라는 게 뭐냐'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이 귀신이라는 게 있다는 걸 모르더라. 그 귀신은 곧 너니라'라며 '오심즉여심',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니라'라는 깨달음을 얼었다. 하늘님이라고 했는데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하늘님' 하늘이 천이고 주인 주를 써서 천주가 됐다. 하늘님은 곧 너라는 결론을 얻었다. 여기서 깨달음의 출발이고 동학의 인내천 사상의 밑거름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수운 선생님은 깨달음이 있다고 하는데 깨달음은 멀리 있지 않을 거 같기도 하고 삶 속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는 거 같기도 하다. 저는 수운이 어떤 깨달음을 가졌던 건지, 그것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멍하던 청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일지 선생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도올은 "천주님을 만났는데 기독교적인 천주가 아니다. 기독교적인 천주는 전지전능한 절대자라고 믿고 있지 않나. 인간은 하느님일 수 없다. 예수는 사람이냐, 귀신이냐. 사람이다. 사람인데 뭐라고 하냐. 하느님 아들이라 예수다. 예수가 하느님이 아닐 수 있냐. 예수가 하느님 아들이면 사람도 하느님이 될 수 있다. 결국 수운은 왕정도 무너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19세기 말까지 모두가 왕정을 고수하려고, 조선 왕조 체제를 지키려 할 때 이 수운은 왕조의 끝장을 주장했다. 개별적인 현상을 짓누르는 사회 체제가 있다. 잘못된 거다. 잘된 게 아니다. 그러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걸 무너뜨리려면 엄청난 사회 변화가 필요하다. 최제우가 최초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사람이다. 서학이 들어오면 왕조가 더욱 강화될 거라고 생각했다. 인간을 짓누르는 수직적 구조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하느님을 버리고 새로운 하늘님을 찾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 왕조에서 벗어나려면 왕조체제와 같은 모든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다. 인간 모두가 하늘님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시호시호 이내시호 부재래지 시호로다 만세일지 장부로서 오만년지 시호로다 용천검 드는 칼을 아니쓰고 무엇하리/무수장삼 떨쳐입고 이칼저칼 넌즛들어 호호망망 넓은 천지 일신으로 비켜서서 칼 노래 한 곡조를 시호시호 불러대니 용천검 날랜 칼은 일월을 희롱하고 게으른 무수장삼 우주에 덮여 있네 만고명장 어데있나 장부당전 무장사라'라는 동학의 출발인 검결을 읽었다.
유아인은 "3.1 운동 100주년을 위해 우리가 모여 있고 깨달음이 필요한 시기 같다. '나는 누구일까' 하는 부분을 수운 선생님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도올은 "이분은 다시 개벽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때라고 하는 건 영원한 개벽밖에 없다. 수운도 때를 발견해서 산 사람이고, 우리도 때를 발견해서 이 세계를 개벽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개벽 의지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관념적으로 불평등을 말하지 마라. 사실 여러분은 불평등하지 않다. 예전과 비교한다면 불평등이 없다. 딱 하나 있다면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다. 경제적 양극화 현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굳건한 개혁이 실현되어야 한다. 이걸 하려면 국민들의 자각과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하다. 경제적 불평등 구조를 시정해야 한다. 집세 가지고 고민 안 하는 사람 있을까. 이런 문제가 합리적인 구조 속에서 변화가 와야 한다. 선대로부터 받은 건물 하나 가지고 돈 받아 먹는 게 말이나 되냐.이걸 바꾸려면 여러분이 각성이 되어야 한다. 이걸 최제우가 요구하고 있는 거다. 현재보다 더 불평등했던 조선 시대였다. 그런데 이 양반은 인간 모두가 하늘님이라는 깨달음만으로도 이 세계는 바뀐다, 왕조는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새로운 세상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예전보다 먹고 살기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투쟁하고 있는 건 현실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최제우처럼 도를 닦을 수 있는 시간은 없다. 소확행이란 말을 많이 쓰더라"라고 말했다. 도올은 "경제적 불평등에 놓였다고 해서 인생 목표가 돈이 되면 안 된다. 돈만 좇는다면 대기업의 노예가 된다. 돈 기껏 벌어서 아프리카 가서 쓴다? 이건 미친 짓이다. 여러분은 돈 안 벌어도 좋으니까 사회를 개혁해야겠다고 하는 이상주의가 우리 교육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 이걸 우리 교육이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이 크다"라고 전했다.
유아인은 "보다 인간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나은 세상을 원하고 있지만 모두가 같이 사는 세상에 나만을 강조할 순 없다. 모두가 추구하는 삶을 나 혼자 등지기도 힘들다. 우린 중독이 있다. 인터넷, 게임, 취미 생활 등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가는 거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일을 해야 살아지는 삶이고 1년에 한 번, 두 번 휴가 받아서 쉬고 싶다, 여행 가고 싶다, 떠나고 싶다, 그 안에서 나의 만족을 조금이나마 가지고 싶다는 데서 소확행이 유행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도올은 "아인이와 여기 나온 이유는 소통의 범위를 넓히자는 거다. 도올은 도올대로 지적인 세계가 있고 어떤 사람은 소확행이라고 해서 아프리카 다녀오는 걸 인생의 목적으로 삼는다. 나는 삶의 주변을 청소한다. 이부자리부터 모든 걸 청소한다. 내가 다 정리를 하고 산다. 쓸고 닦는 일이 간단해 보이지만 내가 살면서 방 걸레질 하고 매일 한다는 걸 어긴 적이 없다. 내 몸에 입는 옷 빨래도 내 손으로 한다. 그것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손빨래를 한다. 나의 소확행은 거기에서 기쁨이 있다. 빨래 널었다가 옷에 배는 햇볕 냄새가 내 인생 최상의 기쁨이다. 여러분도 인생의 진실한 기쁨을 찾았으면 좋겠다. 왜 많은 사람이 뭔가 허황된 것을 찾아서 그러는지"라고 털어놨다.
유아인은 "'버닝'으로 받는 영광이나 박수에 심취하기에는 염치가 없다. 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네 삶을 돌아보고 싶고 여러분과 이야기를 하고 싶고 해미가 아프리카 가는 게 허황되긴 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우리가 어떻게 돌파하고 다음 단계로 진입할 것인가. 계속 이대로 살아도 좋을까 나누고 싶다. 이 시간이 훨씬 더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도올은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우리 어머니다. 우리 어머니가 철저한 삶을 사셨기 때문에 몸애 뱄다. 인간은 쉼 없이 노력하고 사는 것 자체가 조금이라도 세상을 바꾸지 못할지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서도, 아인이랑 같이 서는데 젊게 보여야 할 거 아니냐. 이 얼마나 그동안 6개월 동안 몸을 가꿨는지 모른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아인은 "저는 대단한 지식을 전해 드릴 수 없고 느낌을 전해 드리고 싶다. 배역에 충실했고 맡은 바 역할에 충실했지만 이 자리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끌어오고 싶었다. 제가 감히 10대에 데뷔해 16년 차 배우가 됐다. 10대 때는 잘나가고 싶지만 열등감과 자격지심도 많은 배우였다. 유명해지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았고 역할을 해내고 싶고 발견되고 싶고 주목받고 싶고 자신감을 만들어가고 싶었다. 본명이 엄홍식인데 인간 엄홍식은 누군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없고 내가 뭘 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더라. 누군가는 그게 멋있는 삶이라고 하지만 내가 주체적이었나, 그것들이 내 선택이었나,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많은 분이 박수를 쳐주지만 인간 엄홍식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삶 속에서 더 높이를 추구하며 살면 되나 싶었다. 선생님께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엄마한테도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고 고민도 이야기하기 전에 눈물이 떨어지더라. 삶의 무게가 사람들은 나에게 대단하다고 하는데 나 혼자로도 버거운, 대구에서 서울로 상경하던 그 시절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음을 발견했다. 엄마가 그러더라. '홍식아 너무 애쓰지마. 네가 뭘 해서 특별한 거 아니야. 너는 그냥 특별한 존재야. 특별한 내 아들이야'라고 했다. 우리 모두가 저마다 다른 거 같지만 누군가의 아들 딸이다. 귀한 존재들이다. 그때 많은 생각이 들더라. 내 삶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특별한 척할 것인가. 나 더 나를 찾고 나답게 살고 싶다. 나다운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고 싶다. 주변과 이 고민을 나누고 공감대를 이루고 이 자리에 섰다. 내 주변을 둘러싼 사회와 만들어 가고 싶다"라고 긴 이야기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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