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해치' 캡처
SBS '해치' 캡처

[헤럴드POP=김지혜 기자] 정일우가 왕권 쟁취를 위한 여정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드라마 '해치'(극본 김이영/연출 이용석) 3-4회에서는 밀풍군 이탄(정문성 분)의 악행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 언근(제보자)으로 나서는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나 온갖 모욕과 멸시를 받으며 살아온 연잉군은 시종일관 염세적인 태도를 보였다. 앞서 연잉군이 대술(대리 시험)을 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권율 분)는 "양민이라면 벌써 끌려가고도 남았을 텐데, 누군 국법을 어기고도 멀쩡하고. 죄지은 자는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게 세상"이라며 노발대발 그를 쫓아다니지만 연잉군 이금은 "불공평이 세상의 이치란 걸 자네도 알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런가 하면 이금은 아버지가 "네 의지대로 제대로 살 수도 있었다. 왜 이렇게 밖에 살지 못하는 것이냐"라고 말하자, "무엇을 해보려 해도 아무 것도 할 수 없기에 차라리 망나니라도 돼보려는 것"이라고 쏘아붙이기도. 그가 힘없는 왕자로 살면서 느꼈던 무력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누구도 연잉군 이금을 '왕재'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 같은 상황에서 차기 왕위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밀풍군(정문성 분). 그가 살인을 저지를 만큼 포악한 성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미 궐내외에 공공연했다.

그러나 노론의 유력 인사 민진헌은 노론의 일당독재를 위해 밀풍군을 지지하고 나섰다. 사헌부는 밀풍군이 연루된 살인 사건을 심사하기 위해 제좌(의회)를 열었지만, 그를 지지하는 세력은 밀풍군이 죄인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를 비호했다. 암담한 상황 속 "한때 세상은 사헌부 관료를 '해치'라 불렀다. 선악을 가려 정의를 지킬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헌부 한감찰(이필모 분)의 호소가 눈물겹다.

숙종은 연잉군을 부른 뒤, 사실 연잉군으로부터 왕재를 발견했었다고 말하며 "내가 아는 너를 세상도 알 수 있게 해 줄수 없겠느냐. 조금만 자중하고 번듯한 너의 모습을 세상에게 보여줄 수 없겠느냔 말이다"라고 그를 설득했다.

연잉군은 아버지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보여준 믿음과 애정에 마음이 흔들렸고, 고뇌했다. 밀풍군의 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밀풍군의 사주로 대술을 했다는 연잉군의 증언이 결정적으로 필요했기 때문.

방송 말미, 고민 끝에 결국 스스로 '언근'으로 나타나는 연잉군이 그려져 안방극장에 사이다를 선사했다. 이와 함께 왕좌 따위에 관심이 없는 듯이 흥청망청 살아온 연잉군이 본격적으로 왕위 쟁탈전에 뛰어들 것을 암시해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영조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해치'는 정치적인 이유로 진실과 정의를 외면하는 현실을 그리며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박문수 등 발랄한 캐릭터를 이용해 유쾌함을 선사하기도 하며 '단짠단짠'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가치관의 변화를 겪으며 각성한 연잉군이 왕위 쟁탈전에 뛰어들며 한바탕 소용돌이를 예고한 가운데, 연잉군 이탄이 초라하고 힘없는 왕자에서 훗날 영조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 지 기대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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