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지선 기자]“‘안나’라는 여자의 여정을 통해, 그 화려함 안에서 내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불륜이라고 몰아가기 보다는 내 주변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윤공주가 배역을 맡은 안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귀부인으로 연상의 남편 카레닌과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중에 젊은 백작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진다. 카레닌에게 둘의 관계를 고백하고 아들마저 멀리한 채 브론스키와 동거를 하게 되지만, 자신보다 출세에 대한 야심에 가득한 브론스키에게 상심하고 사람들의 비난에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한다.
윤공주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함께 ‘안나 카레니나’로 열일행보를 이어간다. 앞서 ‘안나’역에 캐스팅된 배우 차지연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하게 되면서 새롭게 합류하게 된 윤공주. 그는 방대한 양의 서사를 짧은 기간 동안의 연습을 통해 이해하고 표현해야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윤공주는 “‘안나’가 자기도 몰랐던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찾아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표현했다. 그게 사랑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고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시대가 변해도 다 같은가 보다. 그 당시 러시아에도 결혼하고서 몰래 연애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안나는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사랑을 따라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거다. 감히 누구도 선택할 수 없는 용기를 낸 것.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그걸 다 채울 수는 없다. 그래서 ‘안나’역시 그걸 다 채우지 못하고 죽음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부간의 결혼 생활, 혹은 아이에 대한 모성애를 경험해보지 못한 그가 생각하는 ‘안나’는 어떤 캐릭터일까.
윤공주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 '안나'에 대한 소신있는 해석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제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가 없다고 해서 배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느껴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다. 엄마로서의 ‘안나’를 연기하는 데에 있어서 배우가 다 경험해야 알고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진짜 내 아들이라는 생각으로 아역 배우를 대했다”고 말했다.
또 함께 ‘안나’를 연기하는 김소현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들 주안이를 기르는 소현언니를 보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극 중 아들을 안고 연기하는 넘버에서는 상상만으로도 제가 너무 울컥해서 노래를 못할 뻔 했다. 서준이라는 아역이 저한테 안겨서 자는 연기를 하는데 진짜 아들 같았다. 제가 자장가를 불러주면 아역배우가 더 깊숙하게 안기는 연기를 해서 진짜 제 품에 안겨 잠드는 아들이라고 상상하곤 한다. 최대한 이질감 없도록,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저의 숙제이고 목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 김우형과 민우혁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분명히 두 사람이 차이점은 있는데 잘 생기고 멋있고 애 아빠고 공통점이 더 많다. (웃음) 감사히도 파트너 복이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의지할 수 있는 배역이다. ‘안나 카레니나’에서 ‘안나’들이 지치고 힘든 게 많은데 그걸 다 받아주고 격려해주고 인간적으로 배려해준다”고 진심을 담아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윤공주는 ‘안나 카레니나’를 기대하는 관객들과 관람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고 거침없이 털어놓던 그는 오랜 시간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조금은 색다를 수 있는 무대인데, 화려한 무대와 종합 예술을 보여줄 수 있다. 발레, 오페라, 스케이트 장면까지 다 있다. 그 안에서 ‘안나’라는 여자의 여정을 통해 내 자신과 내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그게 단순히 불륜이라고 몰아가기 보다는 주변에서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화려하기 만한 작품이 아니다. 원작 자체에 담겨있는 의미와 해석이 많다. 그 시대의 러시아를 반영하고 있다. 귀족과 계층 간의 갈등, 정치적인 모습들이 그려져 있다. 몰랐던 러시아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 수 있고, 음악도 좋다. 딱 여름에 봐야 하는 작품이다. 이보다 더 화려하고 재미와 감동이 있는 작품이 있을까?”
윤공주는 앞서 “‘안나’에게 있어서 삶에 대한 절실함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행복을 꿈꾸며 살아가듯 누구나 그런 행복을 찾아갈 권리가 있다고. 그는 “무대에 오르면서 자신이 느끼는 행복을 관객 스스로도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한편, 배우 윤공주가 열연을 펼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오는 7월 14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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