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과연 이런 조합이 모인 조기축구회가 또 있을까 싶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진종오가 형님들 앞에서 진땀을 빼면서 고기를 굽고, 2002년 월드컵의 전설 안정환이 회식테이블에서 막내가 되는 이상한 모임이 있다. 천하장사 이만기, 대한민국 농구의 전설 허재, ‘양신’ 양준혁, 한국 마라톤의 자존심 이봉주, 도마의 신 여홍철, 레슬링의 전설 심권호, ‘매미킴’ 김동현 등 각 분야 최고의 국가대표들이 등장하는 모임. 그런데 이들이 모인 이유는 너무나 의외다. 그래서 가만히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진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찬다’는 기획만 바라보면 정말 이게 이루어질까 싶을 정도로 아연실색이 나온다. 대한민국 스포츠 1인자들이 모여 조기축구팀을 만들고 전국 축구 고수들과 대결을 이어간다는 설정. 이미 한 스포츠 분야에서 최고의 순간을 맛보았던 인물들이 어떻게 모여서 축구를 한다는 말인가. 게다가 운동 신경에서는 세계 최고의 인물들인데 축구팀 하나를 못 이길까.
그런데 정말 이들이 모였고, 11:0의 점수차로 참패를 당하는 굴욕의 순간이 카메라에 온전히 담겼다. “나도 공 좀 차봤다”며 자신감을 보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활동량만 넘치는 이봉주의 모습과 골키퍼로 공을 막아서지 못한 허재의 허당 매력이 그라운드를 채운다. 감독이 돼서 운동계 선후배를 선수로 모셔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힌 감독 안정환은 절규한다. 이제는 ‘모일 수 있을까’가 문제가 아니라 ‘이길 수 있을까’가 문제다.
너무나 기상천외한 기획에 웃음이 나오고, 이들이 축구를 하면서 내보이는 허당미에 웃음이 나오고, 그 상황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안정환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웃음이 새어나오게 만든다. 억지로 웃음을 이끌어내지도 않고 ‘뭉쳐야 찬다’는 그저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함에서 웃음을 이끌어낸다. JTBC의 하반기 기대작이었던 만큼, 그 기대작만큼의 역량을 내보이는 ‘뭉쳐야 찬다’의 모습이다.
넘치는 자신감 속에서 11:0 참패를 당한 ‘어쩌다 FC’ 덕분에 첫 방송부터 시청률은 대박이 났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뭉쳐야 찬다’는 유료가구 기준 3.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분당 최고 시청률은 4.3%까지 치솟았다. 첫 방송부터 확실하게 화제는 잡았다는 뜻. 그렇다면 앞으로의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시청률이 오를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관찰 예능이 주류를 이뤘던 예능계에 새로운 시도가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이다.
1981년생인 김동현이 막내가 되고, 1972년생인 심권호가 운동계 선배에게 꾸지람을 듣는 이상한 조기축구회. 분명히 감독은 안정환이지만 회식 자리에서 고기를 자르고 있는 것도 안정환인 이상한 조기축구회. 이 이상한 모임이 제대로 통하기 시작했다. ‘뭉쳐야 뜬다’의 원년 멤버들이 다시 뭉쳐서 제대로 뜬 ‘뭉쳐야 찬다’의 모습. 과연 앞으로 이들이 어떤 이야기와 웃음을 만들어갈지에 대해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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