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서유나 기자]홍석천 커밍아웃에 대해 털어놨다.
31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는 방송인 홍석천이 출연해 다사다난했던 인생 스토리를 풀어냈다.
이날 홍석천은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일궈냈던 성공이 한순간에 무너져 힘들었던 순간을 추억했다. 홍석천은 "(제가) 서른 살에 커밍아웃을 하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한국을 떠나라', '죽어라' 별별 욕을 다 들었던 몇 년간의 힘든 시간. 너무 잘 나가던 이십 대 후반, 한창 일하고 싶을 때 못하게 막아버리니까...... 그때 처음 담배를 배웠다. 집에서 못 나갈 때, 밖에 나가면 누군가한테 돌이라도 맞을 거 같을 때, 한달을 폐인처럼 살았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홍석천은 한동안 폐인처럼 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도 전했다. 홍석천은 "어느날 아침부터 문 밖에서 긁적거리는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아이들이 도망을 가고 있더라. 문에 욕을 낙서 해놓은 것. 쫓아가서 잡으니 너무 죄송하다고 막 울었다. 엄마 아빠한테 얘기 안 할테니 너희들이 직접 치우라 하곤, 문을 닫고 들어왔는데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한번에 쏟아졌다. 그러고 나서 이제 정신을 차려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홍석천은 아버지와 함께 시간도 보냈다. 홍석천은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먼저 '(커밍아웃) 기사 내라'고 말했던 아버지에 대한 나름의 고마운 기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아버지는 미처 버리지 못한 아들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 홍석천을 당황시켰다. 홍석천의 아버지는 "다시 제 위치로 올 거라고 믿고 있다. 엄마도 그렇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요즘은 오십 대에도 결혼도 하는데 멀쩡해서 결혼도 못할 게 뭐 있냐. 결혼하면 아빠가 아파트 한 채 마련해 주겠다. 결혼한다면 환영."이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홍석천은 "십년 전 아빠가 어떤 여자분을 (소개 시켜주며) 선보라고 했다. 엄마, 아빠가 나를 이해해주신다고 생각했는데 두 분이 마지막 끝에 희망 하나를 (붙잡고) 안 놓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힘들었다."고 과거의 기억을 소환했다.
아버지의 진심을 들은 홍석천은 이후 "나는 지난 20년간 어느 정도 변화를 이뤘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엄마, 아빠가 마지막 대화 끝에 꼭 그 얘기(결혼)을 다시 하면, 20년 전 처음 얘기하던 그날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나의 20년의 하루하루 전쟁 같은 시간이 무슨 의미였나. 기운빠진다"고 속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홍석천은 "그동안 부모님께 나만 힘들다고 툴툴댔던 거 같은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에서 홍석천으로 사는 것도 힘들지만, 홍석천의 부모로 사는 건 더 힘들겠구나. 내가 이걸 놓치고 살았던 것 같다."고 부모님의 마음을 깊게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홍석천은 "외국 친구들은 늘 '넌 정말 용감하구나. 넌 개척자야'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난 되게 겁쟁이. 용감한 나의 결정과 행동도 사실은 겁이 많아서 했던 것일 수도. 한없이 겁이 났을 때 오히려 한없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순간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것. 세상 어딘가에는 나를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들), 특히 가족들이 날 이해해주면 살 수 있다는 그 희망 하나에 용기를 냈던 것"이라고 가족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겁쟁이지만 늘 용기를 내고 도전하는 '인간 홍석천'의 진가가 내내 돋보였다. 가족의 힘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낸 홍석천이, 앞으론 또 어떤 도전으로 성장해나갈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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