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뮤지컬 '벤허'는 메셀라로 인해 반역죄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노예가 된 유다 벤허가 로마의 귀족이 되고 메셀라에게 복수를 하는 내용을 담은 고난과 역경, 그리고 신의 사랑과 섭리를 표현한 작품. 루 월러스가 1880년 발표한 '벤허:그리스도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한지상은 이 속에서 주인공인 '유다 벤허' 역을 맡으며 보다 짙어진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연극 '세발 자전거'로 데뷔한 이후 뮤지컬 '그리스', '알타보이즈', '밴디트-또 다른 시작', '서편제', '프랑켄슈타인', '뮤지컬 데스노트', '젠틀맨스 가이드', '킹아더' 등 수많은 뮤지컬에 출연하며 어느새 믿고 보는 뮤지컬 배우로 거듭난 한지상. 그는 '벤허' 재연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이 작품에 합류하며 많은 뮤지컬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5일 한지상은 서울 용산구 한남구의 모처에서 '벤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이 그려내는 '벤허',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한지상과의 일문일답.

▶뮤지컬 '벤허'에 출연한 소감은?

초연은 봤었는데 그때는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초연의 벤허는 나와 어울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벤허'에 참여하면서 본질적인 내용과 중복될 수 있지만 재연에 걸맞은 새로운 벤허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감사함과 영광스러움도 있었지만 재연 벤허에 있어서는 '처음 보는 벤허'를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초연은 왜 자신이 벤허 역에 아니라고 생각했나?

벤허라 하면 상당수의 분들이 영화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뮤지컬의 특수성인데 초연 때는 뮤지컬 벤허는 작품으로서 결과물들을 볼 수 있었지만 캐릭터는 영화와 색깔이 같았다. 재연은 캐릭터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일전에 봤었던 것보다는 저의 벤허는 의외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희석된 역사 의식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머니랑 부딪히는 거다. 어머니는 강경파고 아들은 희석된 역사 의식을 갖고 있다. 절대 그것이 벤허가 한량이거나 의식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단지 플어나가는 방식이 달랐을 뿐이다. 그러다가 강경파로 노선이 변화한다.

▶재연으로 들어가는 벤허로 다른 결이 있다보니 관객 평을 찾아봅 법도 하다.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할머니를 보여드렸다. 할머니가 보청기를 끼시는데 못 알아듣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날 공연은 유난히 발음을 다 정확하게 했다. 저는 지금도 그날 공연을 후회 안 하고, 형제분들과 같이 오셨었는데 90세가 넘으신데다가, 역사의 산 증인이니까. 할머니가 역사극을 잘 관람 하셨다면 만족스럽다. 다행히 할머니가 엄청 자랑스러워 하셨다. 그런 것에 비추어서 어른들을 모시고 왔다고 하는 평을 보면서 벤허의 보편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

▶기존에 해오던 뮤지컬과도 표현방식이 다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접근하고 있나?

역사극인만큼 방대한 역사와 상황과 정황을 다루고 있다. 인간은 그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어떤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지가 나온다. 한 올 한 올 가사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단서가 되고 뜻을 담고 있다. '벤허'는 처음 보시는 분들도 그 자리에서 역사를 좀 더 이해를 하셨으면 하는 전달 욕구가 컸다. 그런 것에 맞춰서 표현을 하고 있다. 그것을 표현 하려는 욕구가 다른 작품에 비해 다르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 이번 벤허에서는 버리기 싫은 대사와 글자를 전달하고 싶은 욕구에 있어서 힘이 들어가는 거라면 그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음원도 그런 쪽으로 신경썼는지?

음원 녹음 할 때 공연 못지 않게 녹음을 힘들게 했다. 그건 제가 원한 것이고 프로듀서들을 괴롭히면서 추가 녹음을 요청했었다. 저는 의도를 담고 싶었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모든 벤허들의 골고다는 각자의 답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 제가 생각하는 골고다는, 이미 가사에서 제시하고 있는 변화 무쌍한 정황과 감정이입이 가사와 음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극 중 노래로 유다가 예수의 말을 대신 전하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살리고 싶었다. 정답은 없다. 다른 벤허들도 그들만의 벤허를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네 명의 벤허(한지상, 카이, 민우혁, 박은태) 중 본인만의 매력은?

정답은 없지만 첫 번째는 '살아야해'라는 곡에 대한 애착이 심하다. 제가 초연 벤허는 어울리지 않다고 했었는데, 재연 벤허에 있어서 명분과 기회는 '살아야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저에게 너무 중요한 넘버고 모든 가사가 버릴 것이 없다. 그것 때문에 재연 벤허를 할 수 있다. 벤허에 대입할 수 있는 보편성에 대해 인지를 많이 했다. 보편성의 잣대는 너무 중요한 것 같다. 그것에 따라 공감할 수 있고 따라 올 수 있는 여지를 둘 수 있었어서 그것이 성공했다면 감사하고 영광이다.

벤허의 서사에는 그루브가 있다. 그 그루브에 있는 벤허의 입체감과 특수성이 있다. 보편적인 하나의 인간이 어떻게 갈등을 해소하는가 그 과정에 대한 그루브를 한지상만의 색깔로 맛있게, 예쁜 그래프를 만들어 보고 싶다.

▶로마에게 핍박 받는 유대인이 우리 역사와 비슷하다 라고 얘기한 적 있다.

우리나라는 외세에 핍박 받고 고통 받은 역사가 있다. 은연중에 느껴지는 최소한의 공감대, 저는 그런 것이면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길게 말씀 안 드려도 공감할만한 한의 정서가 있다. 우리 나라는 극복을 어떻게 했는가? 남의 침략하거나 남을 정복한 적이 그다지 없는 우리 민족에는 극복의 정서가 있는 것 같다.

▶벤허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우선 긍정의 자격지심을 느꼈다. '저부터 잘하자'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요즘에 더 하고 있다. 또 구분을 잘하자는 생각도 하게 됐다. 구분이라 함은 지킬 것은 지키고 변할 것은 변화해야 한다는 거다. 그것을 잘 구분했을때 잘 되는 것 같다. 저부터 구분을 잘 해야겠다. 변화는 중요하되 변하지는 말자는 구분이 중요하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는 모든 것에 적용이 되는 것 같다. 저부터라도 잘 지키고 사회를 들여다 보고 싶다.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저는 꽤나 삐딱하고 반항심이 강하다. 그 고집 때문에 저 같은 벤허가 힘들었겠지만 열어주셔서 잘 할 수 있었다. 제가 추구하는 변화에 대한 욕심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저부터 의무를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에 하루에 조금이라도 성장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좋은 노래를 알게 되거나, 좋은 단어에 대해 알게 됐을 때도 그렇다. 정말 ‘저부터 잘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편 한지상이 출연한 뮤지컬 '벤허'는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오는 10월 13일까지 공연된다.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