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지혜 기자] ([팝인터뷰①]에 이어..) 이설은 지난 19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서 김이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이경은 어린 시절부터 다종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섭렵, 극강의 생활력을 자랑하는 야무진 캐릭터인데, 실제 이설이 걸어온 길 또한 이 같은 김이경의 환경과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어 더욱 눈길이 갔다.
최근 종로구 소재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설은 연기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됐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설은 "원래 대구에 살다가 스물한 살 때쯤 아무 것도 없이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물가도 워낙 비싼 데다 생활도 해야 하니까 아르바이트를 정말 많이 했다. 콜센터, 쇼핑몰, 게스트하우스, 고깃집, 카페 등 여러 알바를 하다가 시급이 높은 피팅모델 알바까지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어다.
이어 "그러다 우연히 백예린의 '바이바이 마이 블루'라는 노래 뮤직비디오에 참여하면서, '영상 속에 내가 담긴다는 게 그 자체로 매력적인 일이구나, (연기를) 해봐야겠다' 생각했다"며 "결국 통편집되긴 했지만 이후 모아뒀던 돈으로 입시 연기 학원을 등록하고 시험도 쳐서 학교에 들어갔다. 그래서 회사를 만나고 '허스토리'라는 영화도 촬영을 하게 됐던 거다. 자퇴를 하면서 캠퍼스 생활은 오래 못하게 됐지만 돌이켜보면 참 우연치 않은 계기로 연기를 시작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결심을 즉각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결단력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하자 이설은 "하고 싶은 건 꼭 해야되는 성격이다. 도전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답하며 웃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연기를 하겠다는 결심을 주변에 쉽사리 털어놓지는 못했다고. 그는 "주변에 말을 안했었기 때문에 사실이 알려졌을 때 다들 놀라셨다. 워낙 앞에 나서는 걸 싫어했다. 수련회 같은 데 가서 앞에 나가 가위바위보만 하라고 해도 죽어도 안하겠다고 하던 사람이 갑자기 연기를 하겠다고 하니 놀랐던 거다. 집에다가도 연기한다고 얘기하지 않고 회사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뚜렷하게 하고 싶은 일이 없던 이설은 연기에 꿈을 품으면서 달라져갔다. 이설은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생겼다고 느꼈다. 알바는 많이 했지만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이 없었는데, '내가 연기 만큼은 욕심을 내고 진지하게 하고 있구나, 꿈이 생겨서 달라지고 있구나' 스스로 느꼈다"고 말했다.
롤모델로는 영화 '허스토리'에 함께 출연했던 예수정을 꼽았다. 이설은 "처음 뵈었을 때 너무 놀랐다. 어떻게 사람이 저런 분위기를 가질 수 있나 싶더라. 우아하시면서도 소탈하고 또 소녀스럽기도 하신데 연기할 때는 확 변하시는 게 멋졌다"며 "구름 같았다. 정말 무궁무진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아서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설은 배우 윤여정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나이가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아우르시지 않나. 그런 배우 생활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작품에서 만나보고 싶은 배우로는 안재홍을 꼽으며 "'멜로가 체질'을 너무 재밌게 봤다. '응답하라 1988', '소공녀'에서도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 분과 꼭 같이 해보고 싶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최근 배우들 또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을 하는 추세인 만큼, 이설은 이에 대한 욕심이 없을지 궁금해졌다. 예능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냐고 묻자 이설은 반색하면서 "너무 하고 싶다. '삼시세끼'도 하고 싶고, '신서유기'도 꼭 해보고 싶다. '강식당'도 너무 재밌다"며 "러브콜이 온다면 당연히 해야한다.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답했다.
인터뷰 말미, 이설은 자신에게 '찹쌀떡같은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찹쌀떡을 제가 좋아하기도 한다. 뭐든지 착착 잘 붙게 해 내고, 말랑말랑해보이지만 속은 꽉찬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해 그의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끝으로 이설에게 '악마가'란 어떤 의미인지를 물었다. 유난히 신중하게 말을 고르던 이설은 "나의 2019년을 함께한, 나의 스물 일곱"이라는 답을 내놨다.
"20대 후반이라는 나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생각하게 되고, 인간관계에 대해 굉장한 고찰을 하게 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하면서 저도 이 길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고,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그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배운 것도 많았다.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날 수 있게 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도 던져줬다. 그렇게 때문에 '악마가'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었고, 좀더 나은 나의 20대를 생각하게 해준 그런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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