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크릿 부티크' 방송화면 캡처
SBS '시크릿 부티크'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POP=이현진 기자]

김선아와 장미희가 끝까지 치열한 열연으로 가득찬 권력다툼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SBS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가 지난 28일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9월 18일 첫 방송한 '시크릿 부티크'는 11월 초에 종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크릿 부티크'는 편성이라는 예상 밖의 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시크릿 부티크'가 종영까지 무려 여섯 차례나 결방했기 때문. 이야기의 흐름이 중요한 드라마는 1회 결방만으로도 많은 시청자들이 이탈한다. 그렇기에 방송사는 드라마 결방 시 2회 연속 방송 등의 방법으로 결방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SBS는 '시크릿 부티크' 결방 후 그 어떤 후속 조치도 하지 않았고 드라마는 역대급 '결방 피해자'가 됐다. '시크릿 부티크'는 첫방에서 3.8%, 4.6%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결방 사태로 인해 시청률 하락세를 겪는 등 시청률 면에서 다소 아쉬운 성과를 보여줬다.

그럼에도 '시크릿 부티크'는 낮은 시청률이 큰 아쉬움을 남길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줬다. '시크릿 부티크'는 첫 방송과 동시에 촬영을 마치는 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시크릿 부티크'는 강남 목욕탕 세신사에서 재벌 데오가의 하녀로 또다시 정재계 비선 실세로 거듭 성장한 제니장이 국제도시개발이란 황금알을 손에 쥐고 데오가 여제(女帝) 자리를 노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치정 스릴러 드라마. '믿고 보는 배우' 김선아를 필두로 독보적인 카리스마의 소유자 장미희를 비롯해 박희본, 고민시 등의 배우들은 극 중에서 권력, 복수, 생존을 향한 독한 레이디들의 파워게임을 그려냈다.

'시크릿 부티크'는 재벌기업 데오가를 배경으로 한 만큼 화려한 세트장을 배경으로 영화같은 영상미를 자랑했다. 무엇보다 '시크릿 부티크'가 사랑받은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다. '시크릿 부티크'는 국내에서는 시도되지 않은 '레이디스 누아르'라는 장르를 펼치며 여성 서사에 한 획을 그었다.

'시크릿 부티크'의 이야기 중심은 제니장(김선아 분)이 데오가 사람인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어머니의 자리를 뺏어 데오가에 들어간 김여옥(장미희 분)을 향한 핏빛 복수극이다. 그 안에서 김선아와 장미희는 "역시"라는 감탄사를 불러 일으키는 압도적인 열연을 펼쳤다. 두 사람은 극을 장악하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높은 몰입감과 극강의 긴장감을 선사했다.

SBS '시크릿 부티크' 방송화면 캡처
SBS '시크릿 부티크' 방송화면 캡처

특히 원톱 주연인 김선아는 '제니장' 캐릭터를 통해 극 중 김태훈, 김재영과 결다른 남녀 케미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제니장은 동성애자 위정혁(김태훈 분)과 성별을 뛰어넘는 우정을 보여줬다. 위정혁은 차가운 데오가 안에서 숨쉴 구멍을 만들어준 제니장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겼다. 제니장과 고아원에서부터 관계를 쌓아온 윤선우(김재영 분)도 마찬가지였다. 윤선우에게 제니장은 자신을 지켜주는 집이었고 윤선우는 제니장이 복수를 마치고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되주고자 했다. 이러한 남녀 서사는 이제껏 본 적 없는 참신함은 물론 '레이디스 누아르'라는 장르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시크릿 부티크'는 극 초반 데오가의 권력을 두고 펼쳐지는 화려하고도 방대한 권력 다툼으로 눈길을 모았으나 결말에서 제니장이 데오가 지분을 기부하고 행복을 찾기 위해 자신의 삶을 살겠다고 선언한 부분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시크릿 부티크'가 마지막회에서 말하고 있는 메시지는 '자신의 삶을 살아라'라는 한 가지였다. 데오가라는 남의 둥지를 빼앗아 거짓된 삶을 살았던 김여옥은 스스로 죽음을 맞았다. 제니장은 납치된 어머니를 찾기 위해 데오가와 엮여야 했던 이현지와 자신의 복수를 도와주기 위해 곁에 있었던 윤선우에게 '네 갈 길을 가라'고 말했다. 그리고 제니장은 자신의 곁에 남길 선택한 윤선우와 함께 '원하는 곳'으로 향했다.

'시크릿 부티크'는 복수극의 끝이 상대의 파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하며 인물들의 미래를 응원했다. '시크릿 부티크'는 시청률 고전은 면치 못했지만 김선아의 원톱 주연으로서의 저력을 재입증하는 한편 '레이디스 누아르'로 웰메이드 서사를 완성했다는 면에서 호평받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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