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율기자]KBS가 또다시 일냈다. '동백꽃 필 무렵'을 이을 대작의 냄새가 난다.
지난 4일 방송된 KBS2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연출 김영조, 유관모)에는 절망적인 삶에 생을 마감하려던 순간, 99억을 손에 넣게 된 정서연(조여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폭력적인 남편, 비웃는 친구, 현실성 없는 불륜 상대까지 모든 것이 망가진 정서연은 99억으로 새로운 인생을 꿈꾼다.
조여정은 믿고 보는 배우인 만큼, 섬세한 감정 연기로 단숨에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이끌었다. 숨 막힌 현실 속에서 숨 막히게 참아내는 정서연을 연기해 되려 시청자들의 숨을 참게 했다. 99억을 발견하고도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욕망을 불태우는 모습이 조마조마하게 했다.
정웅인, 이지훈, 오나라의 연기도 완벽했다. 세 사람은 각자 조여정과 악연으로 얽히고설켜 묘한 긴장감을 만들었다.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다며 얼음물에 담그는 정웅인,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 소름 끼친다고 퍼붓는 오나라, 친구의 아내와 불륜 관계를 맺는 이지훈까지 연기 구멍이 없었다.
폭력, 불륜, 돈까지 얼핏 보면 자극적인 요소들 투성이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워낙 뛰어났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 1회임에도 몰아치는 빠른 전개는 단 한 순간도 놓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연기력, 스토리, 전개 속도 삼박자가 맞아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1회 엔딩 장면은 시청자들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눈앞의 99억에 대한 욕심에 죽어가는 사람을 신고하지 못하고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조여정, 그리고 자신의 동생이 어떤 상황에서 외롭게 죽어갔는지 진실도 모른 채 붙잡힌 김강우까지 흥미를 유발했다.
다소 어두운 화면과 숨 막히는 긴장감, 상황마다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영화 같은 퀄리티를 보여준 '99억의 여자'는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연출과 전개, 긴장감이 마치 안방에서 영화 한 편을 보는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첫 회부터 엄청난 퀄리티로 기대감을 높인 '99억의 여자'는 '동백꽃 필 무렵'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확실한 건, 1회만 보고도 벌써 대작의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한편 '99억의 여자'는 수목드라마로, 매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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