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서프라이즈' 캡처
MBC '서프라이즈' 캡처

[헤럴드POP=김지혜 기자] 셸리 듀발의 정신질환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지나친 완벽주의 탓이었을까.

19일 방송된 MBC '놀라운TV-서프라이즈'에서는 영화 '샤이닝' 출연 후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게 된 미국 배우 셸리 듀발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1980년 미국에서 개봉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 샤이닝. 영화는 한겨울 폭설로 고립된 호텔에서 미쳐가는 남자와 그에게 희생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공포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전미 흥행 순위 10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여주인공은 1977년 세계적인 권위의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 셸리 듀발이었다. 로버트 알트만의 '세 여인'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극찬을 받은 뒤 영화 '뽀빠이'에서 여주인공 올리브를 맡아 훌륭한 연기를 소화, 칭송 받으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상황에서 셸리 듀발은 영화 '샤이닝' 출연 제안을 받게 됐다.

그가 맡은 역할은 살인마로 미쳐가는 남편을 보며 공포에 사로잡히는 웬디 역으로, '세 여인'에서 셸리 듀발의 연기를 감명깊게 본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러브콜을 보낸 것.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로 영화계 혁명을 불러일으켰다며 천재 감독으로 불리던 스탠릭 큐브릭의 제안이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샤이닝'은 인간의 광기를 표현해 심리적 공포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성공을 거뒀고, 전세계 최고의 영화 설문 조사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명작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여주인공 셸리 듀발이 텍사스의 외딴 오두막에서 홀로 거주하고 있다는 근황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웃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동내를 배회하고 다니는가 하면, 외계인이 드나드는 곳이라며 뒤뜰에 있는 구멍을 흙으로 막는 등 기행을 일삼았다. 밤마다 외계인과 소통하겠다며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었다. 2016년 미국 CBS 정신상담 토크쇼에 모습을 드러낸 셸리 듀발은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시종일관 불안한 모습으로 헛소리를 중얼거렸고 심각한 수준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내려졌다.

뜻밖에도 이런 모습이 모두 영화 '샤이닝'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1979년 기대에 부푼 채 본격적으로 '샤이닝' 촬영을 시작한 셸리 듀발. 그러나 현장은 그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이상하게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촬영 직전 셸리 듀발의 대사만 수시로 바꾸어댔으며 조그마한 실수도 잡아먹을 듯 다그쳤고, 철저히 셸리만 무시했다. 심지어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에게도 절대 동정도, 칭찬도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 알고보니 지독한 완벽주의자였던 스탠리 큐브릭은 실제 같은 연기를 위해 촬영장부터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

이에 셸리 듀발이 자신을 공격하는 잭 니콜슨과 대결하는 장면은 무려 127번을 촬영해 가장 많이 촬영한 장면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을 정도였다. 영화에서 야구 방망이를 든 셸리 듀발의 손이 덜덜 떨리고 눈이 붉게 충혈돼 있는 것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였다.

샤이닝의 가장 유명한 장면인, 잭 니콜슨이 도끼로 문을 내리찍는 장면은 사흘 동안 60개의 문을 부수며 촬영했다. 결국 셸리는 촬영 막바지 6주 동안은 카메라 앞에서 12시간 눈물을 흘리다가 실신하기도 했다. 이처럼 실제 공포와 충격 속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촬영한 영화 '샤이닝'.

그러나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음에도 셸리에 대한 평가는 전혀 달랐다. 스탠리 큐브릭은 깡마른 몸에 애정결핍이 있어보이는 역을 원해 웬디 역에 그를 캐스팅했지만 스티븐킹의 원작 소설 웬디는 상반된 이미지라 관객들은 그를 옥의 티로 여겼기 때문. 셸리는 그해 최악의 작품을 선정하는 골든 라즈베리 여우주연상에 오르기까지 했다.

점점 피폐해지고 영화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셸리는 2002년 영화계에서 영영 자취를 감췄다. 그 후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이에 많은 이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고 일각에서는 그 원인으로 스탠리 큐브릭의 완벽주의를 들며 작품이라는 이유로 어디까지 면죄부가 될 수 있느냐며 비판했다. 셸리 듀발은 미국 배우 펀드의 도움으로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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