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지선 기자]'웃는 남자' 박강현이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세기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 잔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막대한 부와 권력을 독점한 귀족들을 중심으로 기이한 신체를 가진 아이를 수집해 애완동물처럼 데리고 다니는 것이 유행한다. 이에 극악한 범죄 집단 ‘콤프라치코스’는 아이들을 납치해 신체를 훼손하고 기형적인 괴물로 만들어 귀족들의 놀잇감으로 팔아넘긴다.
어린 그윈플렌 역시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입이 일그러지고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그윈플렌은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게 한다.
그윈플렌 역은 초연에서 모든 회차마다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던 박강현이 다시 맡았다. 앞서 주요 넘버 ‘Can It Be’, ‘웃는 남자’ 등에서 폭발적 가창력을 뽐내며 관객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그는 깨끗하고 단단한 목소리와 섬세하고 안정적인 연기로 따뜻하면서도 강인한 그윈플렌을 표현해냈다.
수호 역시 재연에 나서며 힘을 보탰고, 이석훈과 규현이 합류해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다. 그뿐만 아니라 민영기, 양준모, 신영숙, 김소향, 강혜인, 이수빈, 최성원, 강태을, 이상준, 김경선, 한유란이 나서 완벽한 라인업을 구성했다.
공연 시간은 초연보다 10분 정도 짧아졌고 견고한 짜임새에 속도감 있는 전개로 완벽을 기했다. 더욱 탄탄하게 압축된 무대와 화려한 조명, 입체적인 동선과 꽉 찬 사운드는 놓치면 후회할 황홀경을 선사한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귀족들의 가든 파티와 대비되는 떠돌이 약장수 우르수스의 유랑극단,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물 튀기는 빨래터, 원형 모양의 의회 세트 등 장면 전환마다 모든 축의 무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공간감을 극대화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그러면서 ‘웃는 남자’의 잔혹한 미소를 무대 디자인에 녹여내 통일감 있게 메시지를 전하며 볼거리를 더했다.
또 무대 위를 누비는 바이올리니스트 고예일과 허재연은 매 장면마다 다양한 캐릭터들과 친밀한 유대감을 뽐내며 아름다운 선율을 더한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무대 아래에서 공연을 함께하던 연주자가 연기들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를 통해 캐릭터의 깊은 감정선을 이끌어 낼 것”이라 자신하기도.
‘웃는 남자’는 17세기 영국을 넘어 현대 사회까지 관통하는 시의성 있는 주제를 강렬한 드라마와 눈부신 무대예술로 전한다. 우르수스에게 보낸 그윈플렌의 금화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한 귀족들 앞에서의 간절한 울림은 퍼지지 않는다. 그럴수록 관객들은 서정적인 선율과 아름다운 가삿말에 귀 기울이고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그윈플렌의 결심을 응원한다.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 그윈플렌은 세상의 부조리를 꼬집고 기득권층을 설득해 평등을 주장하려 시도하지만, 결국에는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가장 밑바닥의 자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둔 채 끝을 맺는다. 바뀌는 것 없이 씁쓸한 현실은 여전히 만연한 차별과 불평등을 생생하게 와닿게 해 긴 여운을 남긴다.
한편, 뮤지컬 ‘웃는 남자’는 오는 3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 황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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