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율기자]전미도에게 '서른, 아홉'은 따뜻한 작품으로 남았다.
지난달 31일 JTBC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연출 김상호)이 종영했다. 극 중 정찬영 역을 맡은 전미도는 시한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후회 없는 인생을 살다 가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을 그려냈다. 손예진, 김지현과 보여준 우정과 이무생과의 사랑까지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전미도가 아니었다면 상상되지 않는 정찬영.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모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전미도는 "마지막 회를 보고 너무 울었다. 아직도 정찬영을 보내지 못하겠다. 주연에 대한 부담감 없이 맡은 역할을 잘 살려 재미있게 보실 수 있도록 고민하고 연기했다.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캐릭터라 어렵진 않았다. 대본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라 공감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유부남을 만나는 역이라 고민도 많았을 터. 전미도는 "사실 그 부분 때문에 안 하려고 했다. 그러나 드라마가 이야기하는 부분은 달랐고, 마지막에 찬영이의 선택은 그게 아니었기 때문에 하게 됐다. 찬영이가 쿨한 부분이 더 이해가 됐다. 사람은 어떤 면에선 현명하고, 어떤 면에선 바보스러운 면이 있다. 친구들 중에 남자 문제에 서툰 사람이 있지 않나. 그런 설정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게 완벽한 인물이었다면,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이렇게까지 슬펐을지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잘 못 산 것 같은 삶인데, 든든하고 훌륭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끝내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미도는 작품 선택에 있어서 도전 의식이 있다며 "똑같은 역할을 계속하기 싫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채송화와는 다를 거로 생각해 선택한 것도 있다. 따뜻하고 인간미 있는 느낌은 비슷하지만. 개인적으로 따뜻한 휴머니즘을 좋아한다"라고 전했다.
이무생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드라마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무생을 좋아했다. 상대역이라 너무 기뻤고 기대됐다. 현장에서 만났을 때,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커플이 특이한 게, 이미 10년의 시간이 쌓여있어서 친밀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서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편안한 상태를 먼저 만들어놓고 촬영에 들어가려고 했다. 첫 장면부터 편안했던 것 같다."
전미도는 최근 손예진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만큼, 김지현과 함께 진짜 친구가 됐다. "손예진이 늦게 캐스팅됐는데, 함께하게 돼서 천군 마마를 얻은 듯했다. 의지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얼마 전 결혼식에도 갔는데 영화의 한 장면 같더라. 촬영하는 것처럼 비현실적이고 예뻤다. 김지현과는 10년 전부터 친구였고, 손예진은 빠른 년생이지만 먼저 친구 하자고 제안해줬다. 또래라 어색한 것 없이 처음부터 미조, 찬영, 주희였다. 자연스럽게 빨리 친해졌다."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전미도는 "찬영이의 마음이 알고 싶어서 실제로 부고 리스트를 써봤다. 극 중에서는 20명 정도 썼는데, 20명보다는 더 될 것 같더라. 그걸 쓰면서 '내가 어떤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라고 깨달았다. 제 주변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찬영이가 달력을 넘기며 '크리스마스까지만 살아야겠다'는 대사가 있었다. 해를 넘기기 전까지 저도 크리스마스만 바라보고 살았다. 그래서 시간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됐다"라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서른, 아홉'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까. "단순히 '재밌다' 하고 끝날 작품은 아닌 것 같다. 남의 이야기인데, 내 이야기로 흘러가는 작품인 것 같다. 많은 분이 제가 촬영하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생가을 느끼셨을 것 같다. 현재의 위치에서 만나고 있는 모든 사람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인연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슬의생' 시즌3를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전미도는 "배우들끼리 맨날 얘기한다. 감독님 만날 때마다 조른다. 누구랄 것 없이 의지를 보여준다"라며 "어쨌든 처음이고,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든 작품이다. 오히려 채송화가 잊히면 서운할 것 같다. 그 인물을 참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그 인물을 기억해주시는 게 좋다. 시즌이 계속된다면 평생 채송화로 남아도 상관없을 것 같다고 말한 적 있다. 계속 사랑받고 싶다"라고 전했다.
올해로 데뷔 16년 차라는 전미도는 "어렸을 때는 작품을 할 때 제가 다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못하면 망한다고 생각하고 나한테 달려있는 줄 알았다. 공연을 하면서 어느 순간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시점이 있다. 내가 표현해내는 거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도와주고 있다. 결국 다 같이 만드는 거라는 걸 알았고, 필요 이상의 부담감은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하는 것에 대해 크게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해내려고 한다. 예전에 비해 건강해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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