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율기자]주상욱이 '태종 이방원'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었다.
지난 1일 KBS1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극본 이정우/연출 김형일, 심재현)이 종영했다. 대하사극답지 않게 32부작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줬으며, 젊은 배우들이 타이틀롤을 맡으며 세대 교체했다. 여기에 높은 역사적 고증으로 웰메이드라고 호평받았다. 주상욱은 이방원 역으로 극의 중심을 잡으며 새로운 변신을 보여줬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위치한 HB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주상욱은 "첫 대하사극이라 KBS도 저도 부담감이 컸다. KBS에서 저를 대하사극에 캐스팅해준 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다. 작품 초반부터 엄청난 반응이었다. 32부작은 너무 짧았고, 50부작은 돼야 안정감 있었을 것 같다. 작품이 빨리 끝나서 다들 아쉬워했다.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여러 가지로 많이 아쉽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주상욱은 이방원 역으로 인정받았다. "초반에 이방원이 젊었을 때는 실제로 제가 될 순 없지 않나. 패기 넘치는 말과 행동을 보고 시청자분들이 '이방원이 왜 저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거로 생각했다. 어느 정도 시점이 지나면 '옛날엔 안 그랬는데 지금은 이렇네'라는 반응이 나올 걸 알고 버텼던 것 같다. 젊었을 때부터 나이 먹었을 때까지의 서사를 보여주는 게 부담이기도 했다. 나이 먹었을 때의 모습은 자칫 어색하거나 '개그콘서트' 분장처럼 보일까 봐 신경 썼다. 그걸 잘 봐주시면 '괜찮다'가 되는데, 다들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주로 실장님 역을 맡던 주상욱에게 대하사극은 이미지 변신이었다. 주상욱은 "사극 분장이 과정이 길어서 그렇지, 좋아한다. 항상 머리 스타일이 똑같은 실장님 역을 주로 했다. 그렇다고 머리를 기르고 분위기를 바꾸기엔 제게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돌아보면 외모적으로 크게 변화를 주고 작품한 적이 없던 것 같다. 사극은 저한테 기회였다. 마지막에 하얀 수염을 붙이고 연기할 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더라"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댓글의 쉼표까지 반응을 살폈다는 주상욱은 "'태종 이방원' 포스터가 나왔을 때부터 시청자분들이 '최수종이 오랜만에 나오네'라고 하시더라. 사실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었는데, 포스터부터 닮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왕 즉위식 장면에서 큰 모자를 쓰고 용상에 앉아있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남성진 형이 '수종이 형인 줄 알았어'라고 하시더라. 분장의 힘이 큰 것 같다. 아내 차예련도 '오빠 연기 진짜 잘한다. 화이팅'이라고 응원해줬다"라고 전했다.
민씨 역으로 분한 박진희와는 드라마 '자이언트' 이후 11년 만의 재회였다. "오래 알고 지내고 친한 사람들과 연기하면 편하다. 오히려 처음 뵙고 잘 안 친한 분들과 할 땐 부담이 된다. 그런 건 다 이해하고 연기하니까 오히려 굉장히 편하다. 그때랑 다른 건 애 이야기를 한다는 거다. 둘 다 아이가 5살이라서 같이 아이 이야기한다. 둘 다 자연스럽게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엄마, 아빠가 돼서 이렇게 또 만난다'라고 했다."
사실 '태종 이방원'은 말 학대 논란에도 휩싸여 아쉬움을 자아냈다. 게다가 '2022 베이징 올림픽'과 설 연휴가 겹치면서 결방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말 학대 논란과 관련해 알고는 있었지만 서로 이야기하진 않았다며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서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라고 했다.
오는 6월 방송 예정인 tvN '환혼' 촬영 중이라는 주상욱은 "촬영 중 아직도 이방원 말투가 나온다"라며 "옛날에 왜 그렇게 실장님 연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와서 그런 생각이 든다. 지금은 실장님 역할이 들어오지도 않고 그럴 나이도 아니다. 지금은 실장을 제외한 눈에 띄는 캐릭터 있는 역할을 찾게 되는 것 같다. 특별한 직업을 가진 인물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작 환경이 바뀌지 않았나. 1년에 한 작품 이상 주연으로 참여하기가 힘들다. 과거 1년에 두 작품씩 할 때도 있었다. 안 쉬고 계속했던 이유는 전작이 잘 안돼서 아쉬움을 덜어내기 위함이거나 전작이 잘 돼서 절 가만히 두지 않았을 거다. 지나고 생각해보니까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생각한다. 오히려 좀 더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면서 작품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후회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로 데뷔 24년 차가 된 주상욱. "얼굴을 알린 게 30대가 넘고부터라 작품을 하나라도 더 하려는 조급함이 있었다. 그게 패착이었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조급함이 사라지고 여유가 생겼다. 또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예능을 좋아해서 고정으로 예능도 나가고 싶다. 될 수 있으면 올해 한 작품을 더 하는 게 올해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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