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하정우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후 복귀하게 된 심경을 고백했다.
앞서 하정우는 쉼 없이 열일을 이어가다가 지난 2020년 8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으면서 자숙에 돌입했다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으로 돌아오게 됐다. 하정우 특유의 매력을 십분 살린 캐릭터로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하정우는 사과와 함께 한걸음, 한걸음 다시 나아가고 싶은 바람을 표했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하정우가 '수리남' 프로젝트를 윤종빈 감독에게 제안하면서 만들어지게 됐다.
"8년 전쯤 이 이야기를 개발하고 있었던 프로듀서한테 처음 들었다. 내가 만들었던 제작사에 제안이 들어와서 이 이야기를 누구와 함께 하면 좋을까 찾던 중에 윤종빈 감독에게 먼저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영화로 제작하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2시간 반으로는 다 담을 수 없을 것 같다며 거절하고 '공작'을 찍게 됐다. 다른 감독님들도 만났는데 거절을 하시더라. 몇년간 표류하다가 윤종빈 감독이 '공작'을 끝내고 이거 시리즈물로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시작됐다."
하정우는 극중 수완 좋은 민간인 사업가 '강인구' 역을 맡았다. '강인구'는 큰 돈 벌 기회를 찾아 낯선 땅 수리남에서 친구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인물이다. 하정우가 과거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떠오르기도 해 반갑다.
"황정민 형의 '전요환', 조우진의 '변기태'가 연기하는 맛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극을 이끌어가는 1번 주인공의 어려운 고충 중 하나다. 스토리를 잡고 가는 인물이라 어떻게 강조하기 어려운 것 같다. 윤종빈 감독이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등을 찍으면서 하정우를 떠나 김성훈이라는 사람을 봤을 때 캐릭터 자체는 식상할 수 있지만 이런 캐릭터를 갖고 이야기를 끌고 가면 강점이 있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어 "대사 스피드를 많이 높여야 했다. 대사량도 많았지만, 표면적으로 말 빠른 사람이 임기응변에 능한 확률이 높은 것 같다. 나 역시 '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를 많이 떠올리게 됐다. '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에서 그런 연기 패턴이었는데 그때는 20대였으니 40대가 되어서 하면 또 어떤 맛이 있을까 스스로 궁금하기도 했다. 어릴 적 즐겨했던 연기법, 리액션, 행동들을 '강인구'에 녹여냈다. 윤종빈 감독 역시 그걸 원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하정우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수리남' 촬영에 돌입하게 됐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빡빡한 일정으로 촬영이 진행된 만큼 스트레스가 쌓여 오른쪽 팔의 저림이 계속될 정도였단다.
"이 작품이 유난히 고됐던 것 같다. 2021년은 개인적으로도 고된 시간이 많았고, 이 작품과 맞물려서 2021년 1년 동안은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 정점에 '수리남'이 있었다. 찍을게 너무 많았다. 영화는 한회차에 20컷~30컷 갖고 오는데 배 이상이라 잠시 쉴 수 있는 컷이 없어서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스트레스가 계속 쌓였다. 1부에서 경찰에게 추격 당하는 신이 내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나만 끝까지 남아 촬영했고 공항을 혼자 떠났다. 뭔가 탈출하는 느낌이었다. 스트레스로 목 디스크가 생기면서 남은 2개월 촬영 동안 오른팔이 계속 저린 상태였다. 탈출 후 저림 현상이 사라지는 거 보고 내가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구나 싶었다."
하정우는 '수리남' 촬영을 통해 초심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또 불미스러운 일에 거론된 것에 고개를 숙였다.
"2021년에 맞이했던 일들과 현실이 너무 힘들었다. 촬영장에 와서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은 숨을 쉴 수가 있었다. 집중하고, 그 인물에 몰입하면서 내가 처했던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그걸 통해서 내가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몰입도가 이랬었지 싶으면서 잃어버렸던 걸 찾았던 것 같다. 초심을 찾았다. '수리남'이 복귀작이 될 줄은 몰랐다. 예전 같았으면 새로운 작품이 나와서 설렘이 컸다면, 이번에는 그것에 뭔가 더해진, 복잡한 마음들이 있었다. 많은 분들께 불편한 사건을 접하게 해드려서 사죄의 말씀 드린다. 앞으로 더 모범이 되고 그런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사려 깊게 살아가도록 하겠다.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날 어떻게 받아들여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2년 반 만에 한걸음, 한걸음 다시 시작하는 거니 조금씩 나아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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