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지혜 기자] 베토벤의 생애와 불멸의 사랑, 이를 통한 세기의 음악이 펼쳐진다.
19일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 '베토벤'의 프레스콜이 열려 대본 슈퍼바이저 이단비, 안무감독 문성우, 음악감독 김문정, 박은태, 카이,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이해준, 김진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효신은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뮤지컬 '베토벤'은 세기의 음악가 베토벤의 삶과 음악, 사랑을 담아낸 작품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베토벤의 사후, 그의 유품 중에서 발견된 불멸의 연인에게 쓴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1810년부터 1812년을 배경으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청력 상실의 위기를 맞은 40대의 베토벤이 안토니 브렌타노를 만나며 모든 경계와 제약에서 벗어나 내면에서 끌어올린 음악을 만들어내는 '인간 베토벤'의 모습을 담았다.
월드프리미어로 첫 무대 막이 오른 '베토벤'에서 위대한 예술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고뇌를 그려내는 베토벤 역은 박효신, 박은태, 카이가 맡았다. 베토벤과 사랑에 빠지는 안토니 브렌타노 역에는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가 나선다. 이해준, 김진욱은 예술가인 형을 헌신적으로 돕는 베토벤의 동생 카스파 역을 맡았다.
장면 시연 이후 '베토벤' 관련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카이는 베토벤의 기악곡을 성악곡으로 재탄생시킨 음악을 어떻게 소화했는지 묻는 질문에 "베토벤의 음악이 완벽에 가깝기 때문에 무엇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베토벤이 만들어놓은 그 상태 그대로를 가만히 앉아 지켜보는 심정으로 노래를 불러내고 있다"고 밝히며 "또 기악곡이 아니라 뮤지컬이란 장르로 승화되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베토벤의 감정이 대사화 어우러져 흐름이 끊이지 않고 이어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카이는 "올린 적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되면 스토리나 대본, 음악 같은 것들이 명확하게 있기 때문에 훨씬 접근하기 용이하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월드 프리미어라 대본도 받지 못했고 음악도 듣지 못한 상태로 들어갔다. 어떤 방향과 쓰임새로 음악이 활용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제가 베토벤 음악을 많이 들어봤다고 해서 남들에 비해 대단한 베이스가 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제가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고 지금도 취미로 듣는 사람으로서 베토벤의 음악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것들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나 한다"며 "저는 분명 베토벤님께서 하늘에서 작품을 보며 호탕한 웃음을 짓지 않을까 한다. 위대한 시작은 늘 이질감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베토벤의 음악을 이렇게 로큰롤 스타일로 변형시킨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베토벤도 하늘에서, 만족스러울진 모르겠지만 박수를 쳐주고 큰 응원과 힘을 불어넣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토니 역의 조정은은 "대단한 부담감을 안고 왔다. 무대에 올라가는 배우로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고민들이 군데군데 남아있었기 때문"이라며 "공연 끝날 때까지 해결해가야 한다는 스스로의 숙제를 갖고 있다. 실제 있던 얘기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뤄낸다는 것이 까다롭고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었다. 베토벤과 토니 둘 사이에 어떤 무엇이 서로를 그렇게 강렬하게, 자신의 삶을 내던질 만큼 끌었을까 그런 것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저 개인적인 궁금증을 넘어서 보시는 관객들에게 어떻게 공감을 갖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깊은 고민을 토로하기도.
이어 그는 "저 스스로 내린 결론은, 원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남녀의 사랑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그 사랑이라는 것이 불멸하다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토니가) 여자로 할 수 있는 극단의 선택을 하게 한 것이 그 사랑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직 모든 것이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그런 생각의 과정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마찬가지로 토니를 연기하는 옥주현은 "그림 전시회를 보러 가면, 피카소 등 이 세상을 떠난 화가의 작품을 보러가도 시기별로 누군가에게 영감을 받아 보이는 특징이 있고, 그 시기를 넘어가면 다른 색채와 구도로 그림을 그린다. 그런 것을 보면서 그 영감을 줬던 사람이 어떤 정도의 강렬함이 있었길래 이렇게 위대한 화가가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켰을까 호기심을 갖고 찾아보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그래서 베토벤의 편지라는 출발이 너무 저 개인적으로 재미났다"며 "실제 이 여자는 16살에 아버지들끼리 정한 결혼을 했다. 사랑이라는 게 내 마음 속에서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키는지 상상만 해보고 그냥 강제결혼을 한 것이다. 그리고 아이 엄마로 살았기 때문에 오로지 모성애가 본인이 가진 가장 풍부한 사랑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베토벤은 엄마와 아빠에게 어릴 때부터 모성애를 충분하게 느끼지 못하고 자랐고, 그런 만큼 그를 마음 열게 했던 그녀는 유일하게 그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모성애부터 시작하지 않았을까 키를 잡았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옥주현은 "그들만이 살던 세상에서는 아래위로 훑으면서 귀족과 아닌 것을 너무 나누던 시대였기 때문에 전혀 그것과 상관 없이, 원하는 걸 해내는 그를 그대로 알아주는 게 토니라 생각했다. 그가 귀가 멀었다는 걸 알기 전부터도 그렇고 그 이후로도 토니는 누군가를 대할 때 눈을 보면서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말, 진심을 전한다. 겉치레보다는. 그런 자세로 무대에 서는 게 좋겠다고 디자인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뮤지컬 '베토벤'은 지난 12일 막을 올려 오는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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