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조은미 기자]백미경 작가, 장항준 감독, 전 축구선수 박지성, 유품정리사 김석중 씨가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8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은 `그리고, 남겨진 것들`이라는 주제와 연관된 게스트들을 만났다.
먼저 최근 tvN 드라마 `마인`에 이어 `힘쎈여자 도봉순` 등을 집필한 드라마 작가 백미경이 출연했다. 유재석은 "아내 나경은 씨가 `마인`을 재밌게 봐서 옆에서 봤는데 드라마가 멱살 잡고 흘러가더라"라며 감탄했다. 이를 들은 백미경 작가는 "`마인`을 수준이 좀 높은 분들이다. 나경은 씨는 수준이 높다"라며 재치있게 화답했다. 그는 "희선이가 메이크업을 협찬해줬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라며 과거 본인의 드라마에 출연한 김희선과 우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백미경 작가와 `마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품위 있는 그녀`는 그냥 부유층의 이야기다. 그래서 취재가 쉬웠다. 그런데 재벌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실제 만난 재벌이 있다. 생각보다 제가 그분들을 만나서 얻은 건 없다. 제가 알고 싶은 건 그들의 추악한 모습인데 그런 걸 저한테 얘기할 리가 없었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러면서 "돈이 없으면 돈이 전부가 된다. 인간이 가진 품위와 존엄성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재벌은 생계에 대한 고민이 없으니 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과는 다른 고민을 하지 않나"라고 이런 점 때문에 재벌의 이야기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백미경 작가는 "`마인`도 재벌이 아니라 여성의 연대를 얘기하는 이야기다. 편견에 맞서는 여성들의 이야기였다"라고 `마인`의 주제 의식을 강조했다.
유재석은 백미경 작가의 영어 강사 이력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백미경 작가는 "강사 능력이 작가보다 뛰어났을 거다"라며 대구에서 영어 학원을 12년 운영했다고 말했다. 당시 월수입이 월 3천에서 4천만 원까지 벌었다고. 하지만 그는 더 늦기 전에 작가라는 꿈을 이뤄야겠다고 생각하고 일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어 백미경 작가는 `힘쎈여자 도봉순`을 가장 맘에 드는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 최초의 여성히어로물로 만든 거다. 저다운 드라마, 저만 쓸 수 있는 장르다"라며 "작가는 이런 자신감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어 드라마가 끝나고 박보영이 멋있는 캐릭터를 줘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며 오히려 고마워했다. 백미경 작가는 영어 강사를 할 때보다 현재 수입이 훨씬 많다며 "안전 기반 위에 1등보다 도전하는 꼴등을 원한다"라는 중요한 말을 남겼다.
백미경 작가에 이어 김은희 작가님의 남편이자 감독 장항준이 출연했다. `신이 내린 꿀 팔자`로 수식되고 있다. 이에 장항준은 "원류를 따지자면 저희 어머니가 아들을 낳았는데 얼마나 귀여워. 귀여웠는데 공부도 못하고 그러는 거다. 그런데 사촌들은 공부를 다 잘했는데 나만 너무 평범한 어린이였던 거다. 어느 날은 울고 있는데 아빠가 `괜찮아 아빠도 공부 못했어 그래도 사장 됐잖아`라고 했다. 그게 큰 위로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걱정에 대구에 있는 점집에 다 찾아갔는데 `얘를 왜 걱정하냐. 얘는 인생에 고통이 없고 행복하다. 남들이 못 벌 돈을 벌 애다`라는 말을 들었다. 용하다는 점집에 갈 때마다 똑같았다"라며 어머니께서 이를 시간이 지나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 흥하면서 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인생은 장항준처럼`이라는 말에 관해 그는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거다. `선방했다`라고 생각하는 거다. 너무 위를 보지 않고 나를 생각하는 거다"라고 본인이 쫓는 삶의 자세를 전했다. 그러면서 "제일 좋은 게 무위도식, 안빈낙도 아니냐"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나아가 장항준은 "모든 분들이 제가 매일 누워있는 줄 안다. 근데 아니다"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더해 차기작 준비 소식도 전했다. 농구 영화를 준비 중이라며 "초고가 있었는데 김은희 작가가 각색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근데 잘 썼다. 그리고 제가 마지막으로 각색을 했고 그 시나리오가 최종적으로 투자가 됐다"라며 기대를 높였다.
장항준은 어느 날 김은희 작가에게 "아등바등 살지 마라. 편하게 살아. 난 돈 벌 줄만 알지 쓸 줄은 모르잖아. 돈은 내가 벌 테니 쓰는 건 오빠가 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그다음으로 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자리를 빛냈다. 박지성은 영광의 세리머니 순간을 되짚었다. 20002년 월드컵 포르투갈 전에서 골을 넣었던 때 사진을 보며 박지성은 "머리가 하얘졌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해당 세리모니 이후 그는 히딩크 감독에게 안기는 세리모니를 해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이후 일명 `산책 세리머니`로 불리는 세리머니에 대해 "이건 약간 건방진 느낌이다. 바로 앞에 일본 서포터즈들이 있었고 제 이름이 호명됐을 때 야유가 나왔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대답이었다"라고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2002년 이후 히딩크 감독이 속한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한 박지성은 부상과 적응 기간으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에게 홈 관중들이 야유를 보내 처음으로 축구를 무섭다고 느꼈다고도. 당시 J리그 세 곳에서 이적 제안이 오기도 했지만 그는 "스스로도 가진 걸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다 보여주고 나서도 얘네가 이런 반응을 보이면 그때 가자"라는 생각에 아인트호벤에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갈 곳을 차단했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살아남지 않으면 살아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1년 후 적응 기간이 끝나고 실력 발휘를 하며 박지성을 향한 야유는 응원으로 바뀌었다. 본인을 위한 응원가를 처음 들었을 때 박지성은 "얼마 전까지 야유하다가 응원가를 불러 준다고? 뭐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고.
이후 그는 다른 선수를 보러 왔던 퍼거슨 감독의 눈에 띄어 영국 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유재석과 조세호가 맨유 베네핏에 관해 물어보자 박지성은 "스폰서의 제품들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시계도 있었고 커피머신, 차가 있었다"라며 "그때 저는 그냥 줘서 타고 다녔다"라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맨유에서의 7년 선수 생활을 마치고 아인트호벤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은퇴했다. 박지성은 은퇴 경기 영상을 못 봤다고 했다. "안 보게 되는 것 같다. 그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는 건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라는 마음이 있기도 하고 여러 마음이 교차하는 것 같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은퇴하는 날 홀가분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무릎 상태가 좋았다면 선수 생활을 더 했을 것 같은데 너무 안 좋았다. 한 번 경기하면 4일간 아무런 훈련도 하지 못하고 누워있어야 했다. 이 패턴을 4~5개월 마지막 시즌에 하니까 더는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아프면서까지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는 게 맞는 건가 생각했다"라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상기했다. 그는 사람들이 본인의 선수 생활을 떠올릴 때 "제가 있을 때 믿음이 갔다고 해주시면 좋다"라고 전했다.
유품정리사 김석중 씨가 마지막 게스트로 자리했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다가 친했던 동료 직원의 죽음을 마주했고 그의 유품을 정리하며 유품의 중요성을 모르고 일기장을 버렸는데 나중에 후회하게 됐다며 이후 해당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석중 씨는 "마음속으로 여유를 갖고 천천히 정리해야 한다. 유족들이 사별을 하면 `빨리 잊겠다`고 생각하고 물건부터 치우고 버리게 되는데 그러면 다시는 찾을 수 없게 된다. 지금 생각보다도 몇 년이 지나면 더 많이 그리워지고 생각이 난다"라고 유품 정리에 관해 조언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