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유호진 PD. 사진=송재원 기자]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유호진 PD. 사진=송재원 기자]

[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전국팔도여행 콘셉트로 시작된 KBS2 예능 ‘1박2일’이 햇수로 9년째 접어들었다. 로드 버라이어티라는 프로그램이 전무했던 당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방송가를 접수했다. 그동안 멤버 교체 및 시청률 하락 등 부침의 시간도 있었다. 결국 시즌제 운영으로 접점을 찾고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김주혁, 김준호,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으로 새 팀을 꾸리고 시즌3로 출격한 지 2년에 접어든 ‘1박2일’. 지난 18일 방송까지 동시간대 19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 ‘1박2일’은 KBS 예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CJ E&M으로 이적한 나영석 PD가 당시 ‘1박2일’을 진두지휘하던 2008년. 막내 PD로 입사해 강호동이 짠 몰래카메라에 속아 눈물을 쏙 뺐던 유호진이 이제 메인 PD가 돼 메가폰을 잡고 있다. 당시 막내 PD로 기자와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예전보다 여유가 묻어난다”라고 하자 “시간이 많이 흘렀다”라고 답했다.

“3~4년 더 조연출을 하다가 메인 PD 자리를 맡을 줄 알았는데 의외의 발령이었어요(웃음). ‘1박2일’이라니요. 시즌3 론칭하고 초반 3~4개월은 정말 힘들었어요. 메인 PD로서 첫 경험이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랐죠. 저도 감이 없으니까 하루 종일 카메라만 돌렸어요. 방송에서 멤버들도 ‘이거 찍어도 안 나와’ 할 정도로 쓸 데 없는 짓을 많이 했죠(웃음).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접어들면서 조금씩 알겠더라고요. 뭐 여전히 헤매고 있습니다만”

유호진 PD는 그동안 ‘인간의 조건’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뮤직뱅크’ ‘김승우의 승승장구’ ‘우리 동네 예체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시야를 넓혀 왔다. 6년 만에 친정집에 돌아왔다. 예전과 비교해 한층 더 빨라진 시청자 반응에 초반 적응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유호진 PD. 사진=송재원 기자]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유호진 PD. 사진=송재원 기자]

“첫 회 나오고 바로 결판이 나잖아요. 이제 진득하니 기다려주는 문화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다행히 운 좋게도 첫 회부터 김주혁 씨를 비롯해 멤버들이 활약해서 시간을 벌 수 있었어요. 나영석 PD가 맡았을 때 어깨너머로 배운 것도 도움이 됐고요. 다만 나영석 PD처럼 임기응변이 빠르거나 예능감이 없어서 힘들었어요. 자리를 잡기까지 쉽지 않더라고요.” 유호진 PD는 프로그램 콘셉트를 잡지 못해 헤매고 있었을 때 스태프 덕분에 심신의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출연진과 스태프가 서로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장단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촬영 분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피디와 조연출의 편집이 중요해요. 이들의 호흡이 잘 맞아서 ‘1박2일’의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일관되게 유지해주고 있죠. 작가들도 야생을 끌어내기 위해 참 고생하고 있고요. 결국 이 프로그램은 스태프와 출연진의 호흡이 살린 거라고 생각합니다.”

‘1박2일’이 여러 사건과 악재 속에서도 9년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유호진 PD는 ‘익숙함이 가져다주는 신선함’을 꼽았다.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청해주시는 분들은 ‘1박2일’ 포맷에 참 익숙하죠. 9년간 반복했던 비슷한 구성이기에 여행을 떠나면 무엇을 할지 대략 예측이 가죠. 사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예측이 가능하다는 건 치명타예요. 그만큼 신선함이 떨어지죠. 그런데 저희는 반대로 이런 익숙함이 강점으로 작용하더라고요. 다만 세부 내용에 변화를 줘서 익숙함 속에 신선함이라는 기운을 발생시키는거죠. 결국 누가 벌칙을 당하게 될지 모르는 것처럼요.”

유호진 PD는 시청자의 공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시청자 공을 빼놓을 수 없겠죠.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예능은 드라마가 아니라 대본을 쓸 수도 없어서 한치 앞도 알 수 없거든요. 매주 살얼음 판을 걷는 기분이에요. 시청자가 있었기에 지난 9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1박2일’ 중심에 차태현이 있다”②[POP신년인터뷰] 유호진 PD “‘무한도전’ 경쟁작? 전혀 다른 색깔”③[POP신년인터뷰] 이어서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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