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연 기자]김성오가 '악역 전문'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생각과 함께 멜로에 대한 욕심을 전했다.
지난 9일 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극본 천성일/연출 김홍선, 이하 '루카')가 12부를 끝으로 종영했다. 김성오는 극중 짐승 같은 본능으로 지오(김래원)를 쫓는 특수부대 출신 공작원 이손으로 분해 악역이지만 왠지 모를 애잔한 시선을 자아냈다. 또한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10일 진행한 헤럴드POP과의 화상인터뷰를 통해 김성오는 "사실 '루카'가 사전 제작으로 다 끝난 작품이라 특별하게 아쉽거나 후련한 감정은 안 든다. 그래도 12부작이다 보니 '벌써 끝났어?' 이런 생각은 든다. 한 작품 무사히 잘 마쳤구나 싶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오는 '인간은 옳은 존재가 아니다'라는 답을 내리고 스스로 괴물이 되기를 선택했고, 구름(이다희), 이손, 김철수(박혁권), 황정아(진경) 등 주요 인물들은 죽음을 맞이하는 생각지도 못했던 파격적인 결말로 큰 충격을 안겼다.
김성오는 이러한 결말을 마지막회 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그는 "이손이 죽는다는 건 찍을 때 알고 있었다. 12부 초반에 죽는다고 하길래 그 뒤로는 아예 보질 않았다. 어제 결말을 알았다. 상상할 수 없는 결말이었어서 '세상이 많이 바뀌긴 했구나' 싶었다. 이런 걸 드라마에서 해도 되나 싶나 싶을 정도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저는 시청자 입장에서 재밌게 봤기 때문에 창작의 자유로움이 더 많이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작품을 높이 평가했다.
열린 결말로 인해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 하지만 이손은 12부에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에 시즌 2에서는 볼 확률이 적다. 이에 아쉽지는 않을까.
김성오는 "제가 죽었기 때문에 '시즌2는 못하겠구나' 하는 아쉬움은 있다"라면서도 "마지막 방송을 보니 세계관이 커진 것 같아서 지금 '루카 : 더 비기닝'보다 볼거리도 더 많아질 것 같고 내용도 풍성해질 것 같아서 시청자 입장으로 궁금해질 것 같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손은 악역이지만, 마냥 악하기만 하지 않고 인간적인 면모도 드러내며 짠한 마음을 불렀다. 이러한 양면적인 부분 때문에 연기하는 데 더 어렵지는 않았을까.
"연기를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는 사실 나쁜 것만 표현하거나 착한 것만 표현하는 것보다 이손처럼 나쁜데 사랑하는 감정도 있고, 복합적인 감정이 있는 역할이 더 쉽다. 제가 적당히 나쁘고 적당히 착하기 때문에 내 것을 가지고 연기하면 되니까"라며 "이손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특별하게 어렵지는 않았다. 인간 대 인간으로 다가가니까 오히려 더 쉬웠다"
'이손 좀 죽여줘라', '자꾸 살아나는데 불쌍해 죽겠다' 등의 시청자 반응에 대해서는 "좋게 받아들여졌다. 촬영하면서도 맨날 이기지도 못할 싸움 지겹다고 생각했다. 지오에게 지는 걸 알면서도 (지오를 죽여야 하는 것이)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 한 거다. 그걸 이손도, 김성오도 알고 있었다. 몸이 힘들 때 지겹다 죽고싶다고 농담식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 '이손이 결국 지오를 못 이기는 걸 스스로 알고 있는데 그게 표현됐으면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작가님이 대사로 '일을 하다보면 왜 하는지도 모르게 하고 있다'고 써주셨더라. 중간에 들었던 감정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고, 때려치고 싶어도 다른 일을 선택하는 건 큰일이기 때문에 잘 안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표현됐다. 그걸 시청자 분들이 알아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2부작으로 짧게 편성된 만큼 이손의 서사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에 대해서는 "그런 아쉬움은 어떤 드라마나 영화를 했을 때도 가지고 가는 아쉬움이다. 드라마는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다. 어떻게 표현되는지에 문제"라며 "저는 이손이 해야 하고 가지고 갈 것은 보여진 것 같다. 그런 아쉬움이 있다면 다른 작품 만나면 해소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성오가 그간 찍은 작품 중 액션신이 가장 많은 작품이 '루카'라고. 그만큼 회차마다 고난도 액션신이 상당했다. 이에 대한 고충에 그는 "액션은 다 힘들다. 사실 평소에 운동화를 거의 안신고, 크록스 그런 편한 신발을 신고 다닌다. 편한 신발에 발이 적응이 되서 운동화를 오래 신으면 피로감이 오고 구두를 신으면 물집이 생긴다. 그래서 처음 힘들었던 게 의상이 구두였는데 물집이 생기고 너무 아파서 못 뛰겠더라. 그게 내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서 사실 풀샷에서는 감독님도 모르게 운동화로 갈아신고 뛰고 그랬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21년 차 배우 김성오는 큰 공백기 없이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에게 배우 생활의 터닝 포인트를 묻자 "'아저씨'라는 영화가 기점이었던 것 같다. 그 전에는 배우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다른 일을 하면서 배우 일을 했다. '아저씨'부터는 연기만 해서 경제적으로도 지낼 수 있는 기점이 됐다. '아저씨' 제 인생에 있어서 저를 배우로 만들어준 소중한 영화"라고 했다.
또한 한 달만에 16kg를 감량하는 노력을 쏟은 영화 '널 기다리며'에 대해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의지를 변화시킨 작품이라며 "배우 김성오로 살아가는 인간 김성오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성오는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안긴 영화 '아저씨'를 비롯해 '성난황소', 드라마 '자이언트', '싸인' 등에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악역 전문 배우'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김성오는 "시청자 분들이나 관계자 분들에게 악역을 했을 때 좀 더 각인이 되는 것 같고, 저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분량과 상관없이 악역에 대한 인상이 깊다. 제가 해왔던 것들을 보면 아이러니하게 악당 역을 했던 작품을 관객들과 시청자들이 좀 더 많이 봐주셨다"며 꾸준히 악역 제의를 받는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악역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에 대해 "나쁘지 않다. '전문'이 붙었기 때문에 전문가라는 것이지 않나. 남들보다 좋고 훌륭하다는 거다. 그렇게 불리는 것에 대해 속상하거나 나쁜 건 없다"라며 "'악역 전문 배우'라고 불리는 만큼 제가 전문성을 띠고 더 노력을 해서 또 악역을 맡겨주시면 전문가답게 그 악역을 소화해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오는 앞으로 도전하고픈 장르로는 정통 멜로를 꼽았다. "복합적인 감정선을 보여줄 수 있다면 악역이든 선역이든 상관없이 하고 싶다"며 "요새 드라마를 보면 자극적으로 많이 바뀌었지 않나. 예전의 드라마보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많은 것들을 표현하고, 많은 세계관을 갖고 오는 것들이 제작되다보니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옛날 정통 멜로를 본 지가 오래된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작품을 하고 싶고, 배우 김성오로서, 시청자입장으로서도 보고 싶다"고 멜로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끝으로 김성오는 향후 작품 활동 계획에 대해 "찍어놓은 영화들이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개봉 일정을 전혀 모른다. 차기작은 곧 4월부터 촬영할 것"이라며 "일을 계속할 수 있게 제안주셔서 감사하고, 열심히 다른 작품 찍고 있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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