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6시10분 방송되는 KBS 1라디오 ‘생방송 오늘 정용실입니다’에서는 매주 수요일 한국 사회에 다양한 사회현상과 사건사고를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의 관점에서 돌아보는 ‘관계의 거울’이라는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이 코너에 고정출연 중인 연세대 상담코칭지원센터 권수영 교수에게 대한민국에 이러한 분노범죄가 늘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권수영 교수는 개인주의 문화권의 사람들 보다 우리나라와 같은 집단주의 문화권의 사람들이 이러한 분노범죄에 노출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개인 단위로 감정의 동요 없이도 자기 자신과 타인의 관계의 분절(分節)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것. 외국영화에 보면 전 남편과 전 부인과 아무런 사심 없이 만나고 재혼을 한 경우도 스스럼없이 만나는 이상한 장면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집단주의 문화에서 개인은 관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아무리 법적인 혼인관계가 끝났다고 해도 감정 없이 만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한국사람들은 관계의 단절이 경험되면 감정조절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MC 정용실 아나운서는 소위 ‘욱 하는 성격의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분노 조절을 해야 하는 지 물었다. 권수영 교수는 주전자를 비유로 설명했다. 주전자가 갑자기 뚜껑이 열리는 이유는 안에서 무언가가 끓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뚜껑이 잘못이 아니라, 그 안의 끓고 있는 것을 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동거녀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다시 같이 살자는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하는 걸 보고 순간적으로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고 진술한 경우를 보면 피의자의 핵심 감정은 분노감정이 아니라, 내면 안에 있는 거절감이라는 것이다. 평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아무것도 아닌 타인의 반응에 민감하게 뚜껑이 열리는 이유는 내면의 거절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순간적으로 분노감정을 발동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한국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감정은 바로 이 거절감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에게는 짜증이 많고, 남성이 주로 분노가 많지 않냐고 MC 정용실 아나운서가 물었다. 권 교수는 분노는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이고, 분노를 무조건 나쁜 감정으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언급했다. 오히려 분노가 느껴질 때 빨리 내면에 끓고 있는 다른 감정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히려 뚜껑은 내면을 들여다 보라는 싸인일 수 있다. 한국인에게는 거절감이 느껴지면 뚜껑이 보다 과격하게 열릴 수 있다. 누구나 평소에 자주 내면의 느낌을 나눌 수 있는 최소한의 대상을 가지는 것이 ‘분노 범죄’를 막는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그 대상이 가족이라도 좋고, 바로 자신 옆에 있는 친한 친구여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