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금준 기자]'얼씨구씨구 들어간다 /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 작년에 왔던 각설이 /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마치 '각설이 타령'의 가사처럼 봄만 되면 잊지 않고 우리를 찾아온 노래가 있다. 이른바 '봄 캐럴'이다. 우리는 죽지도 않고 돌아왔다는 그 말처럼 이런 노래들을 '벚꽃 좀비'라고 부른다.

'벚꽃 좀비'. 어떻게 듣자면 참 낯선 단어다. 따스한 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벚꽃'과 기괴한 '좀비'의 조합이라니. 아니, 또 다르게 생각하자면 오히려 잘 어울리는 단어들이기에 더욱 뇌리에 박히는 신조어다.

'원조 벚꽃 좀비'로 통하는 버스커버스커. 2012년 발매된 이들의 정규 1집 타이틀곡 '벚꽃 엔딩'은 봄바람과 함께 음원 차트 순위에 이름을 올린다. 벌써 올해로 4년째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음원의 '휘발성'이 강한 요즘이기에 이들의 등장은 더욱 눈길을 끈다.

[버스커버스커와 하이포, 사진제공=청춘뮤직 / NAP엔터테인먼트]
[버스커버스커와 하이포, 사진제공=청춘뮤직 / NAP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벚꽃 좀비'는 버스커버스커 뿐일까. 시선을 조금만 넓혀보자면 또 다른 봄의 수혜자가 눈에 띈다. 바로 '봄, 사랑, 벚꽃 말고'로 데뷔와 동시에 각종 차트 정상을 휩쓸었던 하이포가 그 주인공이다.

하이포와 아이유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는 감미로운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하는 달콤한 노래로 각종 음원차트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아이유가 직접 쓴 노랫말과 함께 전개되는 매끄러운 멜로디는 상쾌한 봄의 청량감과 함께 감성을 '저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처럼 '봄의 연금'을 노리는 이들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리스너들의 시린 감성이 달콤함으로 바뀌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흔해 빠진 봄노래로 치열한 가요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지난해 '썸' 열풍이 불어 닥친 이후 너나 할 것 없이 '제2의 썸'을 노리는 음원이 쏟아졌지만, 정작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둔 곡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벚꽃 좀비'가 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봄의 감성과 함께 뚜렷한 개성이 함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남들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답습만해서는 음악 팬들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

한 가요 관계자는 "'봄 캐럴'로 불릴만한 좋은 곡이 있지만, 무난한 기획으로는 승부를 보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리고 고심 중"이라면서 "봄이라는 특수한 감성을 가지고 가면서도 아티스트가 가진 개성과 창의력을 최대한 녹여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컴백을 앞둔 또 걸그룹 관계자 역시 "걸그룹 특유의 상큼함과 봄의 이미지를 연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시작'과 '봄',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한번에 떠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데 역시 쉽지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어느덧 3월의 중반. 완연한 봄의 기운을 맞이하기 위해 동장군이 시샘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나도 '벚꽃 좀비'가 되고 싶다"는 치열한 머리싸움은 오히려 한여름에 가까운 분위기다. 이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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