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지난해 11월 중순 방송판이 발칵 뒤집혔다. SBS 새 주말드라마로 편성된 ‘내 마음 반짝반짝’ 팀이 첫 상견례를 이틀 앞두고 여주인공 김정은이 출연 자진 하차 통보를 해왔기 때문이다. 당시 제작사 삼화네트웍스는 김정은이 요구한 배역 비중 수정을 두고 조율하다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 김정은의 하차 파장으로 남주인공 김수로까지 출연을 돌연 번복했다. 결국 산으로 넘어가 시작된 ‘내 마음 반짝반짝’은 역대 최악 시청률 3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고, 주연배우 이태임의 제작진 불화설 및 중도 하차로 50부작에서 24회를 덜어낸 26회라는 반토막 구성으로 씁쓸하게 퇴장했다.

[김정은. 사진=송재원 기자]
[김정은. 사진=송재원 기자]

‘내반반’ 사태 이후 석 달이 흐른 뒤 김정은이 택한 드라마는 오는 18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다. 통닭집 첫째 딸로 운명을 개척하는 ‘내반반’과 달리 모성애 강한 역할이다. 전직 강력반 여형사 출신 정덕인 역으로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 이후 다른 아이들을 지켜준다는 홍길동 캐릭터. 뻔히 예상되는 전개와 캐릭터이지만 MBC 인기 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의 하청옥 작가가 극본을 쓰고 MBC 드라마 ‘구암허준’의 김근홍 PD가 연출을 맡은 덕분에 진부한 설정과 이야기를 걷어내고 입체감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여자를 울려’ 제작발표회에서 김정은의 변신이 공개됐다. 외모 변신부터 눈에 띈다. 첫 장면은 갈래머리를 한 채 생선을 고르다가 넘어지는 모습이다. 한 아이를 잃은 엄마이지만 밝게 살아가며 슬픔을 억누르는 표정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고등학교 교사 강진우(송창의 분)의 학생들을 혼내주기 위해 주먹을 썼지만 연약한 여자인척 발뺌을 하는 귀여운 모습도 공개됐다.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눈길을 끈 장면은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간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잘 있다”라고 스스로 위로하는 장면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아들을 먼저 보낸 엄마의 깊은 슬픔을 진정성 있는 오열 연기로 표현해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기대하게 만든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 ‘루루공주’ ‘연인’등으로 시청률 흥행 퀸으로 이름이 높았던 김정은에게 이번 드라마는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08년 ‘종합병원2’ 이후 시청률 하락세를 타고 있어 명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연작이었던 지난 2012년 KBS 드라마 ‘울랄라 부부’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시청률에 목마른 상황이다. 게다가 ‘내반반’ 하차 결정 이후 잡음이 많았던 터라 시청률과 호연으로 악재를 털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김정은은 ‘내반반’ 출연 번복 사항에 관한 질문에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송창의, 김정은. 사진=송재원 기자]
[송창의, 김정은. 사진=송재원 기자]

모성애를 강조한 캐릭터를 내세운 드라마 성적표가 썩 나쁘지 않았던 만큼 김정은의 이번 선택은 안전한 시청률 성공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하이틴 스타로 1990년대 맹활약했던 배우 김희선이 현재 방영 중인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을 통해 첫 엄마 연기에 도전하며 호평을 받으며 선전하는 만큼 김정은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아들을 잃은 깊은 슬픔을 아이조차 낳아보지 않은 제가 어떻게 알겠냐”라고 김정은도 걱정스러운듯 반문했지만 캐릭터에 몰입된 모습이 극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인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 캐릭터를 위해 첫 액션 연기에 와이어 없이 도전한 노력도 가상해 보인다. 호재는 또 있다. 상대 남자 배우 송창의와의 그림이다. 정덕인은 조직폭력배들에게 쫓기던 중 강진우가 넘어지면서 발목을 다치자 “왜?”라고 털털하게 묻는다. 급기야 강진우를 업고 뛰려다가 “어. 드럽게 무겁네”라고 말하며 내동댕이를 치며 혼자 두고 도망간다. 정덕인의 어이 없는 행동에 “아줌마”라고 부르는 장면은 두 사람의 코믹하면서도 발랄한 러브 라인을 기대하게 만든다.

다만 김정은이 과거 히트작에서 보여준 발랄한 캔디 캐릭터가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오버스러운 연기력과 억지스러운 표정 연기도 캐릭터 몰입을 방해하는 문제점으로 종종 지적됐던 만큼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와 아이의 죽음을 겪은 우울한 캐릭터를 균형감 있게 잡아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줘야 할 때다. 이는 드라마의 성패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열쇠이자 숙제다. 이제 김정은의 손에 달렸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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