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지난 2월 제57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하며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은 영국 출신 소울 싱어송라이터 샘 스미스. 귀를 부드럽게 타고 넘어가는 달콤한 보컬 스타일을 한국 신예 중 찾는다면 솔로 가수 문샤인을 추천한다.

지난 1월 발표된 디지털 싱글 ‘내가 아니야’는 풍부한 감정선을 감미로운 목소리로 풀어낸 문샤인을 만날 수 있다. 지난달 래퍼 기리보이와 합작해 히트한 싱글 ‘글쎄’로 잠재력을 입증했다. 지난 7일 발매한 EP ‘타임 투 샤인(Time 2 Shine)’을 출시해 타이틀곡 ‘온도차이’로 활동 중이다. 이현도와 ENIAC의 프로듀싱 팀 다큐먼트의 작품으로 감정을 온도 차이에 비유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앨범들. 그 안에서 문샤인이 가진 색깔은 뭘까.

[문샤인. 사진제공=영앤문컴퍼니]
[문샤인. 사진제공=영앤문컴퍼니]

“제가 하나 자신하는 건 목소리에 감정을 꾸미거나 기교를 안 부린다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 부르려고 노력하죠. 소금 간 없는 목소리라고 할까요. 계속 들어도 담백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신인답지 않은 당당함이다. 지난 2010년부터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경험이 쌓인 덕분이다. 문샤인은 지난 2010년 쥬얼리, 제국의아이들 등을 배출한 스타제국 소속 연습생이었다. 숱한 고난의 시간을 거쳐 2014년 그룹 소리얼의 리더로 가요계 데뷔했다. 10평 남짓한 자신의 집에 멤버들과 함께 살면서 의기투합했지만 성향이 맞지 않았다.

“그룹 리더를 하면서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멤버들을 이끌어가야 하는데 우유부단했죠.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제 성격을 고칠 수 없었어요. 음악적 이견도 있었고요. 좀 더 강하게 끌고 갔어야 했는데 제가 부족했죠. 여러 일들을 거치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인내심을 쌓는 계기가 됐습니다.”

[문샤인. 사진제공=영앤문컴퍼니]
[문샤인. 사진제공=영앤문컴퍼니]

이후 홀로서기를 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사기를 당해 거액을 날릴 뻔한 위기도 있었다. 몇 년간 방황을 하다가 친형과 함께 회사를 꾸려 여러 장의 싱글과 EP ‘타임 투 샤인’을 내게 됐다. 친형이 그의 동업자가 된 것은 오래 쌓아온 믿음 때문이었다. 음악이라는 한 길을 걸어온 동생을 곁에서 응원하기 위해서다. 문샤인은 클래식을 전공한 재원이다. 여덟 살 때 캐나다로 건너가 열여덟 살 때 이탈리아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2006년 제20회 토리노 올림픽 디너 파티에 바이올리니스트로 참석했을 정도다. 스위스 오케스트라에서도 단원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바이올린 대신 마이크를 들기로 했다.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 등을 듣고 자라면서 대중음악에 대한 애정이 커져버렸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귀국했다.

[문샤인. 사진제공=영앤문컴퍼니]
[문샤인. 사진제공=영앤문컴퍼니]

꿈을 쫓는 자에게 길은 열리는 것일까.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이현도와 EP 앨범 작업을 하게 됐다. “꿈만 같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앨범 작업을 위해 이현도 선배를 만난다는 말을 듣고 다리가 떨렸어요. 살아있는 전설을 만나게 될 줄 몰랐거든요.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밥이 코로 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웃음). 함께 작업했다는 게 신기하고 기쁩니다.” 유년 시절부터 오랜 시간동안 해외에서 생활했는데도 한국어 발음이 정확했다. “한국인은 한국어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했다. 문샤인은 지난달 방송된 MBC 뮤직 ‘문샤인(MOONSHINE)’에서 동대문에서 노래를 부르고 상인들과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엄친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대문 의류 쇼핑몰 건물이 부친의 소유이며 주유소는 소속사 대표인 친형의 소유였던 것. 이 방송 이후 “취미 삼아 음악하는 것”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아버지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시는지 고등학생 때 처음 알았어요. 의류 관련 일을 하시는 정도만 알았거든요. 어머니도 남대문에서 힘들게 장사를 하셨고요. 엄마는 항상 잠을 못 자서 피곤하신 모습이었어요. 가족끼리 좋은 차를 타거나 좋은 곳에 가서 비싼 밥을 먹거나 한 적도 없어요. 어머니는 아직도 재래시장에서 옷을 고쳐서 입으세요. ‘엄친아’라는 기사가 난 것을 보고 어머니가 ‘도대체 왜 그러고 다니냐’ 혼났어요. 두 분 다 검소하게 지내시는 편이에요. 물론 남들과 비교해 유학 생활도 했지만 가수가 되기 위해 힘든 시간을 거쳐왔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제 노래로 알려야겠죠.”

문샤인은 “대중은 음악을 공부하지 않는다. 그냥 즐기는 것이다. 나도 쉽고 편안한 노래로 찾아오겠다”는 마지막 말을 잊지 않았다. 가식 없는 당당한 그만의 각오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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