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나 PD는 거듭 “‘삼시세끼’ 시청률이 잘 나올 줄 몰랐다”고 했다. 시즌1과 비슷한 형식에 비슷한 흐름이라 시청자가 식상함을 느끼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다고. 게다가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별에서 온 그대’ 박지은 작가가 쓴 탄탄한 대본에 한류스타 김수현의 합작까지 뜨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프로듀사’는 지난 30일 방송에서 전국 기준 13.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매회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시간대 경쟁하는 ‘삼시세끼’에게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프로듀사’와 경쟁하는 심정이 어떠하냐”고 묻자 “두 프로그램 비교하는 건 기자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답하며 웃었다. 나 PD는 “방송 시간이 겹치는 것에 비하면 잘 나오고 있다. (‘프로듀사’ 종영까지) 이제 딱 한 달 남았다. 한 달만 더 잘 버티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프로듀사’가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하는 리얼 드라마다 보니 ‘1박2일’을 연출했던 나영석 PD의 이름도 심심찮게 나왔다. 자신의 이름이 드라마에서 언급되는 걸 들었을 때 기분은 어떨까.
“현실적 설정이 많이 들어갔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니까요. 친정에 대한 감정이 새록새록 떠오르거나 그러는 건 없어요. 지금도 KBS 사람들 가끔 만나거든요. 다만 드라마 보다가 놀란 적은 있어요. ‘나 피디. 나 피디’ 이러니까 저 부르는 줄 알고요(웃음).” 나 PD는 ‘삼시세끼’ 인기 비결에 대해 “느리게 흘러가는 것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저도 그렇고 제작진도 대부분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에 가까운 유형들이에요. 느리게 사는 걸 좋아해요. 그런 특징을 내세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거고요. 적절한 시기에 냈는데 운 좋게도 터진거죠. 시청자가 농사를 짓거나 밥을 해먹거나 느리게 흘러가는 것을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요즘 사회는 너무 빠르고 바쁘게만 흘러가잖아요. 심신의 쉼이 필요한 거죠.”
하지만 비슷한 패턴이 주는 뻔한 흐름과 반복적 재미가 몰고 오는 위기감도 있다고 했다.
“한 번 내고 두 번 내다 보니까 식상한 거 아닌가 생각도 들어요. 너무 한가하게 흘러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박신혜가 열심히 해서 몇 회 버텼는데 ‘이래도 되나’ 하는 마음이에요. 그런 점에서 위기감도 들고요. 그런 불안함을 가진 지 꽤 됐어요. 시골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농작물도 천천히 자랍니다. 그런 부분은 최대한 여과 없이 보여드리겠지만 중간 중간 즐거운 에피소드가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나 PD는 ‘삼시세끼’와 ‘꽃보다’ 시리즈의 버팀목이 되어준 이서진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나 PD는 이서진에 대해 “흔남(흔한 남자)의 기준치가 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서진이 형이 이번 시즌에 칼을 들고 요리를 했다고 해서 놀라시잖아요. 아마도 흔남들의 기준이라고 그런 것 같아요. 어촌편의 차승원같은 남자야말로 어디에서 뚝 떨어진거죠. 대부분의 남자는 이서진에 가깝잖아요. 이런 사람도 하다 보면 요리에 애착이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서진이 ‘삼시세끼’를 통해 요리하는 남자로 변모할 수 있을까.
“투덜이 이미지가 있잖아요.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웃음). 마흔 다섯에 성숙해졌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요리가 익숙해지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찾을 가능성은 높을 것 같습니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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