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베이징(중국) 이금준 기자] 누구에게나 위기는 온다. 문제는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걸음을 떼느냐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시련의 계절을 지나 새로운 희망을 싹틔우는 이가 있다. 한국을 넘어 중국 대륙에서 '가수'라는 두 글자로 우뚝 서겠다는 작은 거인. 바로 박혜경 이야기다.
지난 1997년 더더 보컬로 데뷔했던 박혜경. 그는 솔로 아티스트로 변신,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가수의 생명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성대의 이상이었다. 박혜경은 깊은 좌절감에 빠졌다. 자신의 목에 칼을 대야 한다는, 그리고 나서도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은 그를 절망의 수렁으로 몰아넣기 충분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떠났던 여행. 베이징의 산리툰에서 박혜경은 한 여인을 만났다. 한국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그의 핸드폰에는 박혜경의 노래가 담겨있었고, 그 때 무엇인가가 박혜경 가슴 깊은 곳 어딘가를 때렸다. 자신의 목소리가 낯선 누군가에게 울림을 전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는 결심했다. 빨리 목을 치료하고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바로 그 여인을 만났던 그곳에서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왔다. 박혜경은 지난달 30일 오후 산리툰의 카페 그루브에서 중국어 싱글 '안녕' 정식 발매 쇼케이스를 열고 대륙과 뜨거운 호흡을 나눴다. 그 어떤 화려한 무대도 소박한 그곳만큼 완벽하지 않았다. 한때 가수의 길을 그만두려 했던 그는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마이크를 쥐었고, 그에게 새로운 힘을 나눠줬던 중국의 팬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이했다.
다시 무대에 선 박혜경에게 '찬란하게 빛났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비록 세월이 흘러 전성기 보다 목소리는 다소 탁해졌을지 몰라도, 노래를 향한 그의 진심만큼은 순수하기 그지없었다. 소중한 보석을 대하듯 관객 한명 한명과 눈을 맞추고 손을 맞잡는 박혜경에게서 아름다운 열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혜경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또 "나는 오늘부터 한국을 넘어 중국의 가수이기도 하다. 앞으로 오래오래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여러 사람들과 숨 쉬고, 만나기를 기대한다"면서 환하게 웃어보였다.
내년이면 데뷔 20년차를 맞이하는 박혜경. 많은 사랑을 받았고, 반면에 험난한 일들도 있었으며 가수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그 때 목에 병이 왔고 그를 중국으로 이끌었으며, 새로운 팬들을 만났다. 가수를 포기할 만큼 힘든 나날이었지만 그는 그럴 때마다 배낭을 메고 중국에 왔고 새로운 희망으로 자신을 정화했다.
위기의 순간은 사람을 낭떠러지를 내몬다. 거기서 좌절한다면 진정한 끝이다. 하지만 박혜경은 그 때 한줄기 빛을 발견했다. 나는 진정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박혜경의 재기를 위해 수많은 이들이 손을 내밀었고, 그의 목소리를 고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박혜경이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질끈 묶고 무릎에 힘을 주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그의 목소리에 또 힘을 얻는다. 이것이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걸어가는 길이다. 이제는 박혜경에게 그의 노랫말을 돌려주고 싶다.
'어제의 너는 바람을 타고 멀리 후회도 없이 미련 없이 날아가 굿바이 / 저 파란 하늘 눈부신 구름들도 모두 다 너를 위해 있잖니 / 슬프게 내린 비는 꽃을 피우고 너의 눈물은 예쁜 사랑을 피울 거야 / 슬퍼 하지마 새로운 오늘을 맞이할 준비를 해봐 / 햇살 가득한 날들이여 안녕 긴 잠에서 날 깨워준 아침이여 안녕 / 너의 유리처럼 맑은 미소가 세상을 환히 웃음 짓게 할 거야' - 박혜경 '안녕' 가사 중. 베이징(중국)=이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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