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금준 기자]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다. 최근 수많은 아이돌이 등장하면서, 쇼케이스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모양새다. 그래서 그럴까. 안하느니만 못한 몇몇 행사가 눈에 띈다. 쇼케이스를 열지만 정작 내용이 부실하거나, 진행이 미숙해 빈축을 사는 사례가 생기는 것. 돈은 물론, 시간과 노력까지 들이지만 허탈함만 남는 행사. 약 1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티아라의 쇼케이스가 딱 그랬다.
티아라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11번째 미니앨범 미니앨범 '소 굿(So Good)' 쇼케이스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 개시를 알렸다. 중국 진출 이후 오랜만에 국내 팬들을 찾는 앨범이기에 수많은 사진기자와 동영상기자, 그리고 취재기자들이 모일 것이 자명했다. 하지만 티아라의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는 조금 생각이 달랐나 보다.
일지아트홀은 평소 아이돌그룹의 쇼케이스가 잦은 곳이다. 특히 유명 아이돌이 행사를 열 경우 취재진만으로도 좌석이 꽉 차는 곳이기도 하다. 앞서 몇몇 아이돌 그룹들의 쇼케이스에서는 기자들의 자리가 부족해 복도까지 의자를 마련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때문에 일지아트홀을 찾는 행사 주최 측은 언론 쇼케이스와 팬 쇼케이스를 따로 개최한다.
MBK엔터테인먼트는 티아라 쇼케이스에는 취재진이 거의 모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라도 내렸던 것일까. 이들은 130여 팬을 추첨을 통해 선발, 취재진과 같은 공간에 몰아넣었다.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일지아트홀은 조명과 각종 장비들, 그리고 수백 명이 뿜어내는 열기로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팬들에게도, 기자들에게도 '민폐' 쇼케이스나 다름없었다.
티아라가 무대 위에 등장했지만 팬들은 이들의 첫 무대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동영상 카메라들의 장벽이 시야를 가렸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른 아침부터 티아라의 모습을 두 눈에 담기 위해 발걸음을 한 팬들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사실 문제는 행사 전부터 발생했다. 이날 미리 공지된 취재진의 입장시간은 10시 10분부터였다. 행사의 시작은 11시였지만, 10시 30분 이후에는 팬들이 입장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기자들은 10시 30분이 넘어서야 입장을 시작했고, 덕분에 밖에서 땀을 식히고 있던 취재진은 계단까지 꽉 들어찬 팬들을 뚫고 진입해야 했다. 기자는 물론 어렵게 발걸음을 옮긴 팬들의 얼굴에서도 짜증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주최 측의 비상식적인 행사 강행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쇼케이스는 별 탈 없이 마무리됐다. 바로 팬들의 질서정연한 모습 때문이었다. 이들은 입장 시간이 한참 늦어졌음에도 쇼케이스 시간이 지체되지 않도록 정해진 자리를 찾아 입장했고, 티아라를 위해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티아라 역시 팬들의 모습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픈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떤 목표나 목적을 갖고 만든 앨범이 아니다. 다만 오랫동안 우리를 기다려주시는 한국 팬들을 위해 얼른 새 앨범으로 돌아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한 팬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팬과 스타가 만들어낸 끈끈한 애정과 훈훈한 풍경. 하지만 이는 소속사의 미숙한 행사 진행으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더욱이 이날 행사는 티아라가 데뷔한 후 처음 개최한 쇼케이스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했다. 코어콘텐츠미디어를 시작으로 현 MBK엔터테인먼트까지,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왜 이런 '무리수'를 뒀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편 티아라의 '민폐' 쇼케이스 직후 파이브돌스의 멤버 효영이 전속 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티아라 측은 미숙한 행사 진행으로 빈축을 산데 이어 소속 연예인과의 법적 분쟁까지 외부에 알려졌다. 한마디로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래저래 김광수 대표의 시름이 깊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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