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짠 내가 진동한다. 단순히 냉장고를 열었을 뿐인데 가슴이 아프다. 아내와 아이들을 먼 타지에 보내고 홀로 고국을 지키고 있는 기러기 아빠들의 이야기다.
17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장고')에서는 '10년차 기러기 아빠' 배우 김영호와 밴드 부활 김태원이 등장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두 사람의 등장은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형님 포스를 풀풀 풍기며 등장한 김영호는 복싱과 목공 외에도 노래와 시를 좋아한다고 밝혀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러기 아빠의 애환을 밝히며 "가끔 '내가 왜 이렇게 살지'라는 생각을 한다"고 고백해 스튜디오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함께 등장한 김태원도 "가족을 공항에서 배웅하고 돌아온 첫날 너무 외로워서 날파리도 못 죽였다"고 말해 충격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내 "그 날파리가 나중에 번식을 해갖고 나중에는 복층 위에 꽉 차 있었다"라고 덧붙여 식지 않은 예능감을 자랑했다.
이날 공개된 냉장고의 주인은 외면은 '육식남'이지만 내면은 '초식남'인 기러기 아빠 김영호. 그는 "밖에 물먹는 칸 빼놓고 냉장고를 안 열어본 지 7~8년 된 거 같다"는 자신의 냉장고를 공개했다.
공개된 김영호의 냉장고는 충격 그 자체였다. 제2의 인피니트 성규 편을 보는 느낌이랄까. 12년 된 초고추장에 유통기한이 9년 지난 들기름, 정체를 알 수 없는 과자까지. 가족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그의 냉장고는 경악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자아냈고, 이를 증명하듯 김영호는 '집 나간 입맛을 찾아주는 요리' '아무 생각 없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요청했다.
첫 번째 요리 대결을 펼친 셰프는 바로 신입 킬러 정창욱과 신생 다크호스 오세득. 이들은 각각 '동파면'과 '카레업'을 만들었고 두 셰프 모두 서로의 음식을 시식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세득의 '커리업'을 맛보고 위기감을 느낀 정창욱은 "맛을 보니 좀 별로라 화학 조미료를 쓰겠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김영호는 두 요리를 모두 맛본 후 연신 "맛있는데요"라며 칭찬했지만, 다소 매콤한 한국 음식의 맛을 담은 정창욱의 손을 들어줬다. 정창욱은 최현석을 향해 "주방장님 복수했습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어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로는 3:2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냉장고'의 공식 브로맨스 커플, 김풍과 샘킴의 요리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김풍과 샘킴은 "국도 떠먹기 귀찮다"는 김영호를 위해 아무 생각 없이 먹을 수 있는 '다이김'과 '명란 한주먹'을 각자 만들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다이김'을 다 만든 김풍은 '명란 한주먹'을 만들고 있는 샘킴에게 방해 공작을 펼쳤고, 휘파람을 불거나 영구 개그를 펼쳐 다시 한 번 웃음을 안겼다.
이후 김풍의 요리를 맛본 김영호는 "성의 없게 만든 것 같은데 맛있다"라고 평했고, 최현석도 "건성으로 한듯한데 우리 엄마 손맛이 난다"고 극찬해 김풍의 승리를 예고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외로 샘킴의 승리. 김영호는 "맛도 중요하지만 비주얼도 중요하다"며 샘킴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공개된 기러기 아빠들의 냉장고는 상상 이상으로 초라했고 가슴이 아팠다. "기러기 아빠가 꿈이다"라고 말하던 MC 김성주의 발언이 무색했을 정도다. '냉장고'의 셰프들은 이런 기러기 아빠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감동적인 '어머니의 손맛'을 재현했고, 이들의 외로움을 어루만져줬다. 이날 '냉장고'의 셰프들이 건넨 위로가 비단 출연진 뿐만이 아닌 현재 대한민국에 즐비한 모든 기러기 아빠들에게도 닿을 것으로 보인다.
'냉장고'는 방송 말미 김태원의 냉장고를 보고 모든 셰프와 출연진이 연신 휴지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공개해 다음 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태원의 냉장고는 오는 24일 오후 9시 40분에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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