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금준 기자]하루가 멀다 하고 판세가 뒤바뀌는 예능계. 그 치열한 전쟁 속에서도 10년 동안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장수'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MBC 예능국의 자존심 '무한도전'이 그 주인공이다.

'무한도전'은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 항상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이들은 1차원적인 웃음을 넘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특히 2009년 이후 2년 마다 한 번씩 개최하는 '무한도전 가요제'는 음원 시장을 점령하며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물론 매번 '무한도전 가요제'를 두고 뜨거운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옳고 그름을 잠시 떠나 보자면 이는 '무한도전 가요제'의 파괴력이 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메이저 가수들은 물론 그동안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인디 뮤지션을 재조명,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10cm와 장미여관, 혁오.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록스타뮤직앤라이브, 두루두루amc]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10cm와 장미여관, 혁오.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록스타뮤직앤라이브, 두루두루amc]

'무한도전 가요제'는 이른바 '인디 원석' 발굴의 장이다. 2009년 멤버들끼리 무대에 오른 '강변북로 가요제' 이후 2011년에는 듀엣 가수와 작곡가가 참여하는 포맷을 도입해 본격적인 '참여형 가요제'가 문을 열었다.

'강변북로 가요제' 최대의 수혜자를 꼽으라면 하하와 '센치한 하하'를 결성했던 남성듀오 10cm였다. 권정열과 윤철종은 이 가요제를 통해 '죽을래 사귈래'와 '찹쌀떡'을 선보였고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쓸며 큰 사랑을 받았다.

'무한도전 가요제'는 10cm의 음악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2010년 벅스 뮤직어워드 인디 부문 2위,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선정 '올해의 신인', 엠넷아시아뮤직어워드 '올해의 발견' 등에 선정되기도 했던 10cm였지만, 대중적인 인지도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무한도전' 출연 이후 기존에 발표했던 '사랑은 은하수 다방', '아메리카노' 등도 새롭게 조명을 받으며 히트곡 반열에 올랐다.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10cm.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10cm.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한번 오른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이들은 이듬해 두 번째 정규 앨범 '2.0'을 발매하고 '파인 땡큐 앤 유(Fine Thank You And You)' 등과 같은 감성 넘버는 물론 '냄새나는 여자', '고추잠자리', '오늘 밤에' 등 특유의 '19금정서'가 녹아있는 곡으로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세 번째 정규 앨범 '3.0'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2013년 방송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역시 신성 발견의 장이었다. '올림픽대로 가요제'가 기존 가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이들이 함께해 가요제의 완성도와 위상을 높였다면,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비교적 덜 알려진 음악가들에게 대중적인 인지도를 선사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의 주인공은 노홍철과 '장미하관'으로 손을 잡았던 장미여관이었다. KBS2 밴드 서바이벌 'TOP밴드 2'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장미여관은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통해 날개를 제대로 달았다.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장미여관. 사진제공=록스타뮤직앤라이브]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장미여관. 사진제공=록스타뮤직앤라이브]

장미여관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노홍철과 '오빠라고 불러다오'를 히트시킨 것은 물론 '봉숙이'까지 재조명 받게 만들며 순식간에 '대세'로 거듭났다. 이른바 장미여관의 '장미호텔' 변신이었다.

특히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장미여관의 매력은 육중완이라는 새로운 예능스타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로 진정성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으며 MBC에브리원 '장미테레비'로 털털한 모습을 가감 없이 공개했다. 특히 육중완은 MBC '나 혼자 산다'로 망원동의 명물이 되기도 했다. 아울러 장미여관은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출연 음악성으로도 인정을 받으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도 했다.

그리고 돌아온 2015년. 이번 가요제의 최대 수혜자가 혁오라는 점에서 이견을 보일 사람이 있을까. 혁오는 오혁(보컬, 기타) 임동건(베이스) 임현제(기타) 이인우(드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이들은 최근 방송하고 있는 MBC '무한도전'의 '무한도전 가요제 2015'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냈다.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무대에 오른 정형돈과 혁오. 사진=송재원 기자]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무대에 오른 정형돈과 혁오. 사진=송재원 기자]

소녀시대와 씨스타, 걸스데이, AOA 등 가요계가 '걸그룹 대전'으로 뒤끓고 있는 사이, 혁오는 '차트 역주행'으로 본격적인 가요제 인기몰이에 시동을 걸었다. 이들의 '와리가리' '위잉위잉' '후카(Hooka)' 등은 방송 후에도 쟁쟁한 아이돌 사이에서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본 무대에서도 혁오의 뜨거운 인기는 입증됐다. 혁오와 정형돈은 지난 13일 오후 8시부터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솔봉로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 내 스키 점프 경기장에서 열린 MBC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 출연, 컨트리풍 음악에 돌아온 탕자 이야기를 입힌 '멋진 헛간'으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자축의 의미에서 시작해 어느덧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무한도전 가요제'. 이들이 발견한 인디 원석들로 인해 음악 팬들의 귓가는 더욱 풍성한 들을거리로 채워지고 있다.


ent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