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KBS가 19일 기습 발표를 했다. ‘부활’ ‘풀하우스’ 등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5편을 미국에서 리메이크 한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국내 여러 군데 제작사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드라마를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리메이크 한다고 발표하고 진행해 왔지만 공영 방송사 KBS가 전면에 나서 무려 5작품이나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한다는 사실을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 미국 현지법인인 KBS America는 지난 16일 U2K와 드라마 리메이크 및 공동 제작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U2K는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프로듀서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마이클 유슬란이 대표로 있는 곳으로 드라마 제작을 위해 올해 설립됐다.
U2K가 KBS와 손을 잡고 제작하기로 한 것은 드라마 ‘부활’ ‘풀하우스’ 등 5편이다. 내달 4일부터 열리는 아메리칸 필름 마켓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로 해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부활’과 ‘풀하우스’만 이름을 거론했다.
그렇다면 한국드라마가 미국에서 대거 리메이크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지영 콘텐츠사업부장은 “한국 드라마의 대본이 탄탄하고 스토리가 마음에 드는 게 많다고 했다. 특히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미국 제작사 CSSPR과 계약해 포맷 수출을 완료했고 내년 가을 현지에서 방영될 예정)도 가족과 아기의 이야기가 미국에서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주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내 방송사와 관계를 맺고 있는 U2K가 양질로 리메이크 할 경우 한국으로 재수출할 가능성도 있으며, 중국 등 아시아 및 유럽에서도 동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송재헌 KBS 콘텐츠사업주간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국도 드라마 소재가 고갈되고 있다. 한류 콘텐츠에서 그 다양함을 찾은 것 같다. 단순한 수출 방식보다는 양사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방식으로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리메이크가 달가운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 처음 시도하는 것은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KBS가 수출하는 드라마가 ‘미드’로 완성되기까지는 꽤 시일이 걸릴 것이다. KBS 측도 최소 2~3년 후에나 빛을 볼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또한 ‘부활’ ‘풀하우스’ 등 5편이 KBS에서 100% 자체 제작한 작품이 아닌 외부 제작자가 개입된 만큼 해외에서의 저작권 문제를 투명하게 풀 수 있느냐도 이번 사업의 성공 첫 단추가 달렸다.
U2K가 드라마를 제작하는 프로덕션이라는 점에서 현지 방송 연결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기대 이하로 제작될 경우 무늬만 미드를 지향했던 한류 드라마라는 오명을 얻을 수 있다. 한류 드라마의 미드 도전이 걸음마 단계라는 점에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한류 콘텐츠가 헐값에 팔리는 것을 앞장 서서 부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이에 대해 KBS월드사업부 성태호 팀장은 헤럴드POP에 “현재 한류 콘텐츠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그 위력을 확인한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제값을 받고 있다. 이번 경우는 여러 작품이 미국에서 리메이크 되는 데다 처음 시도라는 점에서 높은 가격을 부를 상황은 되지 못했다. 다만 이 작품들을 통해서 미국 및 유럽 전역에 한류 붐을 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도다. 이후에 자연스럽게 몸값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저작권이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이나 KBS와 U2K가 공동 제작으로 가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KBS는 한국드라마의 미국 시장 진출에 의의를 두며 “할리우드 최고의 프로듀서가 참여하는 다양한 한류 프로젝트가 가동이 되면 한류 지평에 새로운 획을 긋는 일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KBS는 올해 들어 해외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달 말 중국 최대 다큐멘터리 전문 제작 배급사인 LCI와 손을 잡고 중국 주요 인터넷 사이트 및 모바일에서 KBS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KBS Docu Zone을 신설한다. 전 세계 220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유료 채널 사업자인 Discovery와는 신규 한류 채널을 출범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KBS는 콘텐츠 사업에 대한 장기 투자를 위해 오는 12월 KDB산업은행과 함께하는 ‘KBS KDB 문화융성펀드’를 설립한다. 이는 국내 최초의 문화콘텐츠 전용 사모펀드로 1000억 규모다. 양사는 다양한 콘텐츠 산업 및 부가 가치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며, 실제 펀드 자금의 투자가 집행되는 내년에는 초대형 한류 콘텐츠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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