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나희 기자] 제36회 청룡영화상이 영화인들의 축복 속에 막을 내렸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누구나 다 알 법한 큰 영화들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빛을 간직한 작은 영화들도 놓치지 않는 모습으로 국내 3대 영화제의 권위를 지켰다. '반전'을 거듭하면서도 공정성을 잃지 않는 '청룡' 모습은 그야말로 품위 있게 착했다.
26일 오후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는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이 진행을 맡은 영화제는 SBS를 통해 오후 8시 45부터 생중계됐다.
이날 가장 먼저 수상의 기쁨을 안은 이는 신인남우상을 차지한 최우식이었다. 그는 이민호, 박서준, 변요한, 강하늘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신인남우상을 거머쥐었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에 소감을 잇지 못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최우식은 간신히 "사실 제가 '만약에 정말 수상을 한다면 뭐라고 해야 할까' 생각을 했는데 다 까먹어 버렸다"며 "앞으로 오늘을 잊지 않고 항상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신인여우상은 '간신'의 이유영에게 돌아갔다. 앞서 진행된 대종상영화제에서도 '봄'으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이유영은 "제가 7년 전엔 헤어디자이너로 활동했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생업을 포기하고 연기에 도전했는데 이런 상을 받아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더 즐기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인감독상의 영예는 '거인'의 김태용 감독이 차지했다. 이날 '거인'은 전국관객수 2만여 명이라는 기록에도 신인남우상과 신인감독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 비록 '거인'의 김태용 감독은 호주에 있는 해외 일정으로 불참했지만 최우식이 대리 수상하며 신예들의 탄생을 알렸다.
톡톡 튀는 감초 역할로 작품을 빛나게 해준 남녀조연상은 각각 '국제시장' 오달수와 '사도' 전혜진에게 돌아갔다. 오달수는 "이런 큰 상은 처음이다. 다리도 떨리고 머리도 하얗고 조진웅 씨의 부축을 받아야겠다"라며 많이 긴장한 모습을 보였고 "다음에도 좋은 영화로 찾아뵙겠다"고 다짐했다. 전혜진은 남편인 이선균에게 "나 오늘 늦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 황정민, 이정재, 유아인, 정재영 등 유례없는 쟁쟁한 라인업으로 초미의 관심사였던 남우주연상은 '사도' 유아인에게 돌아갔다. 그는 "이 상이 제거라는 생각이 잘 안 든다. 저는 항상 부끄럽고 민망하고 나서기 힘든 순간이 더 많다. 항상 부끄러워하는 일로 매 순간 성장하는 인간 배우가 되겠다. 제 마음속에 떠오르는 분들이 사랑하는 분들이다. 모두 감사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여우주연상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이 차지했다. 자신의 수상을 예상하지 못한 이정현은 "정말 감사하다. 너무 쟁쟁한 선배님들이 계셔서 전혀 수상을 생각 못했다. 너무 작은 영화인데 정말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꽃잎' 이후 20여 년 만에 시상식에 참석한 이정현은 "이것을 기회로 다양성 영화들이 좀 더 많이 사랑받아서 한국영화도 발전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최우수 작품상의 영예는 '암살'에게 돌아갔다. 이날 최동훈 감독은 "버스도 안 다니는 시골에서 태어나 청룡영화상의 최우수 작품상을 받게 되다니 출세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케이퍼필름 안수현 대표는 "(상을) 한 개도 못 받고 가나 걱정하고 있었다"며 농을 던진 뒤 "큰 상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배우진을 대표해 나선 이정재는 "'암살'을 사랑해주신 1200만여 명의 관객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미소를 지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 외에도 청정원 인기스타상에는 이민호, 박보영, 박서준, 김설현이 이름을 올렸으며 감독상은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차지했다.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은 '국제시장'에게, 청정원 단편영화상은 유재현 감독의 '출사'에게 돌아갔다. 각본상은 '소수의견' 김성제, 손아람이, 미술상은 '국제시장' 류성희가, 음악상은 '사도' 방준석이, 편집상은 '뷰티 인사이드' 양진모가, 촬영조명상은 '사도' 김태경, 홍승철이, 기술상은 '암살' 조상경, 손나리가 각각 품에 안았다.
이날 청룡영화상은 단순히 많은 관객들이 본 작품이나 인기가 높은 배우들에게 상을 주는 것이 아닌,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심사 결과를 내놓아 감탄을 자아냈다. 신인남우상과 신인감독상, 그리고 여우주연상에서는 작은 영화들도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천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 '국제시장', '암살'에도 각각 어울리는 상을 수여해 대한민국 3대 영화제의 권위를 지켰다.
최우수 작품상으로 '암살'이 호명되자 '청룡의 여인'이라 불리며 제14회 이후 현재까지 22년을 청룡영화상과 함께해 온 사회자 김혜수는 "전 청룡영화상이 정말 좋다. 참 상을 잘 주죠"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날 많은 영화인들의 축복 속에 성대하게 막을 내린 청룡영화상의 '착한 모습'에 영화 팬들은 벌써부터 내년을 고대하고 있다.
이하 제36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최우수 작품상 = 암살 ▲감독상 = 류승완(베테랑) ▲남우 주연상·여우 주연상 = 유아인(사도), 이정현(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남우 조연상·여우 조연상 = 오달수(국제시장), 전혜진(사도) ▲신인 남우상·신인 여우상 = 최우식(거인), 이유영(간신) ▲청정원 인기스타상 = 이민호, 박보영, 박서준, 김설현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국제시장 ▲신인 감독상 = 김태용(거인) ▲청정원 단편영화상 = 유재현(출사) ▲각본상 = 김성제, 손아람(소수의견) ▲미술상 = 류성희(국제시장) ▲음악상 = 방준석(사도) ▲편집상 = 양진모(뷰티 인사이드) ▲촬영조명상 = 김태경, 홍승철(사도) ▲기술상 = 조상경, 손나리(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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