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2015년 ‘연기상’의 주인이 가려졌다. 다양한 인간상을 드라마라는 현미경을 통해 감동으로 속아낸 TV 속 명품 배우들.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처럼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스타에게 대부분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지만 예상을 빗나간 비운의 스타도 있었다. 누구보다 미치도록 아름다운(美)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치열한 경쟁과 엇갈린 심사로 트로피 행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스타를 헤럴드POP이 ‘아차상’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좌측 시계 방향부터 이준기 서인국 김상중 김희애 수애 백진희. 사진=MBC,KBS,SBS]
[좌측 시계 방향부터 이준기 서인국 김상중 김희애 수애 백진희. 사진=MBC,KBS,SBS]

◆SBS 연기대상 아차상 《김희애·수애》

역대 가장 치열했던 2015 연기 대상 트로피를 주원에게 안긴 SBS. 주원과 김태희가 힘을 합한 ‘용팔이’가 18회 동안 SBS에게 시청률 효자 노릇을 해줬다면 김희애가 이끈 ‘미세스캅’은 18회 동안 명품 드라마의 메카라는 수식어를 안겨줬다. 그럼에도 SBS는 명품 대신 시청률 효자를 더 챙겼다. 대상은 주원에게 줬고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 여자 연기상은 김태희를 호명했다.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우수상마저도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문근영에게 트로피가 갔다. 김희애는 ‘미세스캅’에서 강인한 심장을 가진 경찰이자 대한민국 워킹맘의 다양한 얼굴을 농도 짙게 그려내며 지난 2007년 ‘내 남자의 여자’로 ‘쩐의 전쟁’ 박신양과 함께 SBS 공동 대상을 수상했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미세스캅’ 시즌2가 논의될 정도로 화제를 낳았음에도 김희애는 무관에 그쳤다. 올해 SBS 연기 대상에 참석한 스타들 위주로 트로피가 주어졌던 것을 볼 때 김희애가 시상식에 왔다면 수상자 명단이 뒤바뀌었을까.

[‘가면’의 수애와 ‘미세스캅’의 김희애. 사진제공=SBS]
[‘가면’의 수애와 ‘미세스캅’의 김희애. 사진제공=SBS]

‘가면’ 첫 방송 전부터 퍼블리시티권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배우 수애. 퍼블리시티권은 개인의 이름·초상·목소리 등에 대해 상업적 이용을 제한하는 것으로 ‘가면’ 홍보용 기사로 수애의 이름이 거론되자 이 권리를 주장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자의든 타의든 첫 방송 전부터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수애는 ‘가면’에서의 호연으로 논란을 씻어냈다. 지난 2013년 작품 ‘야왕’ 속 캐릭터와 겹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까지 말끔히 걷어내며 자신만의 연기를 펼쳤다. 1인 2역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해내며 이름값을 했다. 수애도 김희애와 마찬가지로 SBS 연기 대상에 불참했다. 가면’에서 같이 호흡한 주지훈은 중편드라마 부문 남자 우수 연기상과 대상 후보자들이 가져간 10대 스타상까지 무려 2관왕에 올랐다. 유인영이 중편드라마 부문 특별 연기상까지 ‘가면’ 배우들이 시상식에 참석해 트로피를 3개나 가져갔다. 이날 수애가 나왔다면 ‘가면’ 싹쓸이 행진을 볼 수 있었을까.

◆KBS 연기대상 아차상 《김상중·서인국》 KBS 연기 대상은 관례를 깨고 ‘프로듀사’의 김수현과 ‘부탁해요 엄마’의 고두심에게 공동 수상을 안겨 논란을 일으켰다. 정통 사극 ‘징비록’에서 나라와 백성을 지킨 류성룡 역으로 대상 후보로 불렸던 김상중이 트로피 하나 가지 못했다는 것도 의아한 부분이었다. 지난해 ‘징비록’의 형으로 불린 ‘정도전’의 주연배우 유동근이 대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놓고 볼 때 김상중이 주요 부문 트로피 하나 받지 못했다는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상중은 ‘징비록’에서 50부 대작을 이끈 수장으로서 흔들림 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징비록’이 형인 ‘정도전’에 비해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뒤떨어졌다는 이유 때문일까. ‘징비록’의 한 축을 담당한 배우 김태우가 중편드라마 남자 우수 연기상과 김규철이 조연상을 가져간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KBS 드라마 ‘너를 기억해’ ‘왕의 얼굴’ 두 편에 출연한 서인국(좌측) ‘징비록’의 김상중. 사진=KBS]
[올해 KBS 드라마 ‘너를 기억해’ ‘왕의 얼굴’ 두 편에 출연한 서인국(좌측) ‘징비록’의 김상중. 사진=KBS]

서인국이 올해 배우로 활약한 모습을 놓고 볼 때 2015 KBS 연기 대상 무관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지난해 11월부터 방송된 KBS2 23부작 사극 ‘왕의 얼굴’에서 광기와 아픔을 간직한 광해군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확실히 입지를 다진 그다. 3개월간 쉼 없는 촬영으로 강행군을 했음에도 그의 배고픈 ‘연기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KBS2에서 방영된 ‘너를 기억해’까지 출연을 결정하며 ‘대륙의 여신’ 장나라와 호흡했다. 작품마다 폭넓은 연기 변신과 다양한 캐릭터 도전으로 연기파 배우로 성장 중인 서인국을 보면 6년 전 당시 케이블 역사상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Mnet ‘슈퍼스타K’ 시즌1 우승자라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MBC 연기대상 아차상 《백진희·이준기》

MBC는 2015년 ‘드라마 풍년’으로 고민이 많았다. 상을 줄 사람이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 그래도 ‘사내 흥행 공무원’ 백진희를 뺄 줄이야.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높이 평가하며 굵직한 상을 안겼던 MBC는 올해 주요 부문 트로피조차 주지 않았다. 10대 스타상 하나로 달랬을 뿐이다. 백진희는 지난 2013년 MBC ‘금 나와라 뚝딱’ ‘기황후’ ‘트라이앵글’ ‘오만과 편견’ 그리고 현재 출연 중인 ‘내 딸, 금사월’까지 무려 5작품 연속 MBC 드라마에 출연 중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막판까지 캐스팅 난항을 겪어 ‘쪽박 드라마’에 이름이 올라갔던 ‘오만과 편견’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인기 소생술’을 부려 히트작 반열에 올려놓았다. 타고난 근성과 승부사 기질로 시청률은 안겨준 백진희는 올해 선택한 ‘내 딸 금사월’을 통해서도 진가를 발휘 중이다. 연기 내공 30년에 달하는 전인화와 모녀 연기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시청률 32% 돌파에 힘을 보탰다. 여러 공을 세웠음에도 주요 부문 수상에서 빗나가 씁쓸한 새해를 맞이해야 했다.

[‘오만과 편견’에 이어 ‘내 딸 금사월’ 출연 중인 백진희(좌측) ‘밤을 걷는 선비’의 이준기 사진=MBC]
[‘오만과 편견’에 이어 ‘내 딸 금사월’ 출연 중인 백진희(좌측) ‘밤을 걷는 선비’의 이준기 사진=MBC]

백진희만큼 의아한 수상 결과가 이준기였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밤을 걷는 선비’ 남자주인공 역을 맡아 제 몫을 십분 해줬음에도 10대 스타상에 그쳤다. 이준기는 ‘밤을 걷는 선비’에서 연기 경험이 부족한 신인 배우들 사이에서 독야청청했다. 비현실적 캐릭터를 자신만의 연기 내공으로 현실감 있게 선사하며 극의 중심 역할을 했다. 안정된 연기력과 깊이 있는 표현력은 이준기가 오랜 시간 동안 연기파 배우로 활약하는 이유를 알게 해줬다. MBC가 ‘밤을 걷는 선비’ 신예 이유비와 이수혁에게만 신인상을 안겨 이준기에게는 섭섭함을 안겼다. 이준기가 무관에 그친 배경에는 경쟁자가 워낙 셌던 것도 있다. ‘킬미힐미’에서 1인 7역이라는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지성과 ‘킬미힐미’ ‘그녀는 예뻤다’로 차세대 로코킹으로 떠오른 박서준의 벽은 예상보다 높았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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