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뜨거운 반응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일 첫 선을 보인 tvN 새 월화극 ‘치즈 인 더 트랩’이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2010년부터 연재 중인 방대한 분량과 11억뷰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가진 원작 웹툰이 가진 탄탄한 인기가 돌풍에 영향을 줬지만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호연이 반 이상의 몫을 해줬다. 박해진의 달콤 쌉싸래한 눈빛 연기와 김고은의 순박한 여대생 연기는 캐릭터를 완벽히 표현했다. 둘과 더불어 서강준의 변신이 남은 14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인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치인트’에서 서강준이 맡은 백인호는 반항아다. 원작에서는 철자도 틀릴 만큼 아는 것이 적으나 피아노만큼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음악 천재로 그려졌다. 고등학교 시절 손가락을 다친 뒤 중퇴하게 됐고 일용직을 전전해야 했다. 고아로 자라온 설움과 유정을 향한 증오로 세상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가득찬 인물이다. 드라마 1회에서는 막말이 특기인 누나 백인하(이성경)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온 정 있는 동생으로 살짝 얼굴을 보였다. 헝클어진 헤어스타일과 자유분방한 행동 그리고 거침 없는 입담으로 캐릭터 변신을 예고했다. 2회에서는 반항아의 본성을 제대로 드러내며 달라진 연기력을 보여줬다.

[배우 서강준. 사진=송재원 기자]
[배우 서강준. 사진=송재원 기자]

그동안 MBC ‘앙큼한 돌싱녀’ KBS ‘가족끼리 왜 이래’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반듯한 이미지를 주로 보여준 서강준이 ‘반항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잠시, 오랜만에 만난 유정(박해진)을 향해 과거의 증오와 현재의 복수심을 담아 쏟아낸 격렬한 대사와 날선 표정이 압권이었다. 거칠고 험악한 말투는 백인호의 굴곡진 삶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시청자는 백인호에게 단숨에 빠져들었다. 서강준이 백인호였고, 백인호에게서 서강준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 데뷔 3년 만에 제대로 쏟아낸 혼신의 연기가 가져다준 결과다.

[‘앙큼한 돌싱녀’ 제작발표회 당시 서강준. 사진제공=MBC]
[‘앙큼한 돌싱녀’ 제작발표회 당시 서강준. 사진제공=MBC]

서강준의 연기 출발은 독특했다. 신인 배우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이후 춤, 노래, 연기 등 각 분야를 두루 거쳐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그 결과 소위 ‘춤 되고 노래 되고 연기까지 되는’ 멀티플레이어가 됐고 국내 최초의 연기자 그룹인 서프라이즈 데뷔로 이어지게 됐다. 서강준이 소속된 서프라이즈는 지난 2013년 웹드라마 ‘방과후 복불복’을 통해 노래보다 연기를 먼저 선보였다. 두 가지를 동시에 지향하는 그룹이라는 점에서 전문적으로 연기만 하는 배우에 비해 평가 절하된 부분이 있었다. 멤버들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서강준이 그 짐을 더 크게 져야 했다. 묵묵히 집중하는 수밖에 없었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며 열다섯 작품을 소화하면서 연기하는 힘이 생겼다. 기다림 끝에 만난 ‘치인트’를 통해 감정의 응어리를 제대로 털어내고 있다.

[‘치즈 인 더 트랩’ 백인호 역의 서강준. 사진=방송 화면 캡쳐]
[‘치즈 인 더 트랩’ 백인호 역의 서강준. 사진=방송 화면 캡쳐]

‘치인트’에서 박해진이나 김고은과 함께 서강준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단순한 반항아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순정남의 몫이 주어지기 때문.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색다른 매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드라마가 원작 설정과 같다면 백인호는 유정을 향한 복수심으로 그가 좋아하는 여자인 홍설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결국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짝사랑 순정남이 될 것이다. 훗날 홍설이 유정과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될 때 뒤에서 해결해주며 남자다운 매력을 드러낼 예정이다. 반항아의 거칠고 날선 연기는 합격점을 받았다. 지금처럼 물 흐르는 연기가 뒷받침해준다면 내달 ‘치인트’가 끝날 무렵 서강준은 연기파 배우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게 될 게 분명하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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