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지난 2007년 안방에 돌풍을 몰고 온 MBC ‘커피프린스 1호점’. 9년 후 현재 안방을 접수 중인 tvN ‘치즈 인 더 트랩’. 이 두 작품 모두 원작을 바탕으로 각색된 드라마다. 그 중심에 이윤정 PD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완성됐다. 이 PD는 두 작품에서 여주인공 역을 맡은 윤은혜와 김고은의 숨겨진 매력과 캐릭터 구현에 집중하며 시청자에게 재발견을 안겼다. 원작을 뚫고 나오게 만드는 살아있는 캐릭터 설정과 여주인공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커피프린스 1호점’ 출연 전까지 윤은혜는 걸그룹 베이비복스 출신 아이돌이라는 꼬리표가 짙었다. 지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전향해 MBC 드라마 ‘궁’으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고, 이듬해 오만석과 함께한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를 통해 배우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돌풍의 주역 자리는 다른 이들에게 내줘야 했다. 미흡한 연기력이 늘 발목을 잡았다.

[좌측부터 배우 윤은혜 김고은. 사진제공=MBC, tvN]
[좌측부터 배우 윤은혜 김고은. 사진제공=MBC, tvN]

‘커피프린스 1호점’은 윤은혜가 캐릭터와 변신을 통해 연기자로 제대로 점수를 받은 첫 작품이다. 걸걸한 목소리와 사내 못지않은 털털함을 지닌 태권도 사범 출신의 고은찬 역은 윤은혜에게 ‘맞춤형 캐릭터’였다. 걸그룹 베이비복스의 막내이자 앞서 두 작품에서 보여준 여성미는 온 데 간 데 없었다. 윤은혜는 이윤정 PD를 만나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 이윤정 PD의 마법을 통해 시청자는 고은찬에게 빠져들었다.

[사진=MBC ‘커피프린스 1호점’ 윤은혜와 공유]
[사진=MBC ‘커피프린스 1호점’ 윤은혜와 공유]

당초 고은찬 역은 배우 김아중이 유력했으나 샴푸 광고 계약으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기 어려워 윤은혜에게 역할이 돌아왔다. MBC 제작진도 윤은혜가 ‘궁’과 ‘포도밭 그 사나이’에서 연이어 터진 불안정한 연기력과 시원치 않은 발음 문제로 불안한 속내를 갖고 있었으나 시청률 대박에 시름을 덜었다. 이윤정 PD는 앞서 MBC ‘베스트극장 태릉선수촌’을 통해 감각적인 영상과 섬세한 캐릭터 터치를 보여준 특기를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도 보여줬다. 윤은혜는 가정을 이끄는 남장 여자로 사는 터프한 일상과 사랑에 두근거리는 여성의 설렘을 적절히 녹여내면서 배우 명함을 제대로 달게 됐다.

9년이 지난 현재에도 이윤정 PD의 마법은 진행 중이다. ‘치즈 인 더 트랩’의 여주인공 홍설 역이 김고은을 통해 비상하고 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와 마찬가지로 ‘치즈 인 더 트랩’의 여주인공이 김고은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11억뷰라는 웹툰 원작의 높은 인기로 인해 캐스팅 관련 기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졌다. 남자 주인공은 일찌감치 배우 박해진으로 내정돼 있던 상황. 미쓰에이 수지가 대본을 받고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누리꾼은 홍설 역과 비슷한 이미지로 오연서, 천우희, 심은경, 소녀시대 윤아, 이하나, 하연수 등을 거론하며 ‘나만의 홍설’ 찾기에 주력했다. 김고은도 이 중 한 명이었다. 중간에 불발 소식이 들리면서 캐스팅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tvN '치즈 인 더 트랩'의 박해진과 김고은]
[tvN '치즈 인 더 트랩'의 박해진과 김고은]

이윤정 PD 이하 제작진이 최종 합의한 여주인공은 김고은이었다. 이윤정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이 인기가 많아 기사화도 많이 됐다. 특히 캐스팅에 관심을 가지셔서 부담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쉽지 않은 과정이었음을 털어놨다. 김고은은 지난 2012년 영화 ‘은교’로 데뷔해 스크린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나 안방에서는 흥행력을 입증한 적이 없어 우려의 시선이 짙었다. 결과는 초대박. 1회 초반 술 주정 연기가 어색하다는 혹평에 시달렸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드라마의 인기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정선배(박해진)와 백인호(서강준)의 애정을 한꺼번에 받기에 충분할 만큼 사랑스러운 모습과 엉뚱한 매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 안방 첫 데뷔작인 ‘치즈 인 더 트랩’을 통해 비상하면서 드라마 섭외 여주인공 1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윤정 PD는 전작 ‘하트 투 하트’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치즈 인 더 트랩’을 통해 녹슬지 않는 연출력을 과시하면서 다시 한 번 이름값을 해냈다. 당시 연기 초짜인 윤은혜와 김고은이 지닌 성장 가능성에 집중하며 극중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연출력으로 ‘여배우계 미다스 손’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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