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주 기자]‘응답하라 1988’에서 김선영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교생 아들과 어린 딸을 둔 자상한 엄마이자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세상과 맞서 싸우는 강인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 엄마의 역할 뒤에 숨어 살던 여자 김선영까지 표현해냈다. 바둑 천재 최택(박보검) 최무성(최무성)과의 러브라인은 중장년층의 사랑에 대해 조명하면서 ‘응팔’이 고른 인기를 얻게 해준 원동력으로 작용됐다. 김선영과 최무성의 투박한 사랑에 응원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이에 대해 김선영은 “최무성의 무심한 것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좋아한다”라며 “언덕길을 오르던 둘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여전히 설레는 마음을 털어놨다.

뽀글머리 가발을 벗고 마주한 김선영은 세련된 모습이었지만 극중에서 보여준 푸근하고 수더분한 모습은 똑같았다. 연기 경력 21년만에 찾아온 큰 관심과 사랑에도 겸손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연기 공을 배우들에게 돌렸고, 어떤 무대가 됐든 연기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겠노라고 했다. 노출 연기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직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설득력 없는 연기. 그렇기에 무던히 노력하고 변화할 차기작 영화 ‘원라인(가제)’과 드라마 ‘욱씨남정기’가 기다려진다.

[tvN '응답하라 1988'에서 러브라인을 형성한 김선영 가족. 사진제공=tvN]
[tvN '응답하라 1988'에서 러브라인을 형성한 김선영 가족. 사진제공=tvN]

-아역 배우와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극중 진주(김설)처럼 여섯 살 된 딸이 있어요. 촬영장에도 가끔 데리고 왔어요. ‘응팔’ 하면서 진주가 제 딸 같았죠. 바로 친해져서 절친이 됐어요(웃음). 감독님이 고생이 많았죠. 1시간 자고도 진주를 번쩍 들고 다녔어요. 실제로 딸이 있으셔서 마음을 잘 아시더라고요. 극중 분유 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결국 진주의 고집에 못 이겨서 못했어요. 그러면 억지로라도 시키는데 ‘그래 안 할게’ 이러시면서 그 장면을 빼셨더라고요. 목욕하는 장면도 진주 원하는대로 찍어주셨죠. 감독님에게 반기를 드는 유일한 배우였죠(웃음).”

-최무성과의 러브라인이 중년에게 설렘을 줬다.

“최무성 오빠는 극중 인물로서 늘 설렜죠. 작품 하기 전부터 감독님이 ‘러브라인이 있을 수 있다’ 하셨어요. 제가 ‘제발 있게 해달라. 멜로 전문이다’ 말씀드렸습니다(웃음). 키스신도 넣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애정신이 안 나오더라고요(웃음). 베드신 하나만 있었죠. 아들 선우(고경표)가 동성동본인 보라(류혜영)과 사귄다는 것을 알고 걱정이 돼 이불을 펴고 누워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요. 아 베드신이 아니라 요신이라고 해야 하나(웃음). 잘 모르시겠지만 제가 약간 최무성 오빠 옆으로 가서 붙었는데 보셨어요? 대사가 끝나면 ‘오빠 불 꺼요’ 애드리브를 치려고 했는데 바로 컷을 외치셔서 못했죠. 전 무뚝뚝하고 나쁜 남자 스타일을 좋아해요(웃음).”

['응답하라 1988'에서 중년 로맨스로 감동을 선사한 최무성(좌측)과 김선영. 사진제공=tvN]
['응답하라 1988'에서 중년 로맨스로 감동을 선사한 최무성(좌측)과 김선영. 사진제공=tvN]

-애틋했던 장면이 있었나. “최무성 오빠처럼 무심한 듯 하는 연기를 좋아해요. 서로 감정이 살짝 무르익을 때 선영이 날치기를 당하고 돌아와 언덕길을 천천히 오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참 좋더라고요. 최무성 오빠가 앞에 올라가고 김선영이 뒤에 따라갈 때 그 그림이란. 드라마에서 그런 장면을 연기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 장면이 정말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응팔’에서 아쉬운 게 있었다면 무엇인가.

“선우 말고는 쌍문동 아이들과 겹치는 장면이 없어서 아쉽더라고요. 다들 모여서 김치볶음밥 먹는 장면 밖에 없었거든요. 다들 연기하면서 다시 만나고 싶어요. 젊은 친구들 치고 연기를 워낙 잘했잖아요. 동룡이 동휘는 영화 ‘원라인’에서 만나긴 하는데 많이 안 겹치더라고요.”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 김선영. 사진=송재원 기자]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 김선영. 사진=송재원 기자]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나.

“라미란이 갱년기가 찾아왔다는 장면에서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쌍문동 치타 여사는 늘 쿨한 성격이잖아요. ‘괜찮아’ 하고 감추는 모습에서 가슴이 아팠어요. 라미란 이일하 언니 셋이 모여서 마늘을 까는 장면도 떠올라요. 아이들만 생각하면서 살던 저에게 미란 언니가 ‘그럼 네 인생은’ 대사를 하는데 정말 슬퍼서 눈물이 났어요. 대본에는 우는 게 없었거든요. 아 그리고 제가 디시갤러리에서 댓글을 봤는데요. ‘신파 장사 그만하라’ 하시더라고요. 그 뒤로 댓글 보는 거 끊었습니다(웃음).”

‘응팔’ 김선영, “유재석 보고 심장 멎는 줄…오래된 광팬” [POP인터뷰①]

‘응팔’ 김선영 “엄마역 전문? 못생김을 연기하죠” [POP인터뷰③]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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