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유진 기자] 시원하고 통쾌한 장면을 일컫는 신조어 '사이다'. 최근 이에 반대되는 의미로 '고구마'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그 만큼 요즘 드라마에는 시청자의 짜증과 답답함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많다. 헤럴드POP은 시청자들의 목구멍을 꽉 막아버린 지상파 3사(SBS, KBS2, MBC)의 '고구마' 드라마 베스트를 꼽아봤다.
◈SBS '리멤버' 전광렬의 기억 이상 증세가 유승호에게 나타났다. 천재적 기억 능력이 무기인 그에게 기억 이상이 웬 말. 지난달 27일 밤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 13회에서는 남규만(남궁민)에게 본격적인 복수를 시작한 서진우(유승호)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서진우는 일호그룹의 비리를 밝혀내 남규만에게 큰 한방을 선사했다. 그러나 서진우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 기억 이상 증상이 도져 무려 4년 전 기억에 머무르게 됐다. 짜릿한 복수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예상치 못한 '고구마' 전개에 분통을 터뜨렸다. 서진우는 아빠 서재혁(전광렬)과 함께 지내던 집 근처에 도착해 "아빠 문 열어줘"라며 현재의 기억을 잃었음을 드러내 역대급 답답함을 안겼다.
◈KBS2 '객주' '제2의 상도'로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 '객주'가 역대급 '고구마' 작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악역 김민정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장사의 신'이 아닌 '복수의 신'이 돼가고 있는 것.
극 중 무녀 매월 역의 김민정은 천봉삼(장혁)을 짝사랑하지만 무당으로 살아가야 하는 슬픈 사연을 지닌 여인이다. 초반 그는 멀리서 봉삼을 바라보며 슬픔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동정표를 받았으나 봉삼에 대한 집착이 부른 광기는 점차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다.
지난달 28일 밤 방송된 방송분에서 소개(유오성)는 석주(이덕화)가 죽은 후 대행수가 되고,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자신의 성공을 자축했다. 봉삼은 이를 보던 중 소개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분노에 눈이 먼 봉삼은 소개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소개에게 "혹시 유수 엄마(한채아)도 네가 죽였냐"고 물었고 소개는 살기를 느끼고는 매월의 사주했음을 밝히려 했다. 그러나 매월은 두 사람이 싸운다는 이야기에 달려왔고 봉삼의 뒤통수를 돌로 쳐 기절시켰다.
시청자들은 그토록 좋아했던 봉삼에게 자신의 악행이 드러날까 두렵다는 이유로 해를 가할 수 있냐며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반복되는 악행과 이해하기 어려운 전개들이 결국 '고구마'로 작용하는 듯 했다. 종영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봉삼이가 제대로 장사를 시작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객주' 속 큰 '고구마' 중 하나로 남았다. ◈MBC '내 딸 금사월'
'내 딸 금사월'의 고구마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달 31일 밤 방송된 '내 딸 금사월' (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 이재진, 이하 '금사월')43회에서는 금사월(백진희)이 강만후(손창민)일가에 복수하려는 신득예(전인화)에 억눌러 왔던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금사월은 신득예의 폭로성 고백에 이어 결혼식이 취소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도로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하려 했으나 이에 실패 후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결혼식 후 이제 행복을 찾나 싶더니 또 다시 위기가 온 것.
금사월은 병원에 입원한 자신을 찾아온 신득예에게 "내가 바보같이 웃으면서 괜찮다고 이해해주길 바랬어요? 참 뻔뻔하시네요"라며 "당신은 내 엄마도 아니야. 나 당신 같은 엄마 둔 적 없어"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득예는 속으로 "그래. 그렇게 나를 원망하는 마음으로 살아라"며 사월이 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남긴 채 차갑게 돌아섰다. 매번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의 답답함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