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배우학교’는 예능 프로그램일까, 다큐멘터리일까. 마냥 웃길 줄 알고 봤는데 한없이 진지하다. 그런데 그 ‘배신’이 오히려 반갑기까지 하다.

지난 4일 첫 방송된 tvN ‘배우학교’(연출 백승룡)에서는 이원종, 장수원, 이진호, 심희섭, 박두식, 유병재, 남태현이 ‘선생님’ 박신양에게 연기를 배우기 위해 ‘입학’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 : 방송화면 캡처
사진 : 방송화면 캡처

‘배우학교’는 ‘연기 미생들, 스승을 만나다’라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신개념 연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베테랑 연기자, ‘로봇연기’ 창시자, 개그맨, 방송작가, 아이돌 그룹 멤버 등 다양한 이력의 학생들이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연기를 배우기 위해 ‘배우학교’를 찾았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호락호락하게 봤던 이들은 박신양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진땀을 흘려야 했다. 박신양은 학생들에게 3분 줄 테니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돌아가라고 최후통첩하며 만만치 않은 수업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그리고 그가 경고한 대로 학생들은 본격 수업을 시작하기 전, 자기소개에서부터 박신양의 몰아붙이는 압박 질문에 말 한 마디 편히 하지 못했다. 박신양의 ‘질문’은 그가 학생들을 알아가는 과정이었으며, 학생들로 하여금 ‘연기’와 ‘연기자’,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도록 만드는 매개체였다.

이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자기소개 시간은 내내 불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첫 타자로 나선 남태현은 박신양의 끊임없는 질문에 어렵사리 속마음을 터놓으며 눈물까지 보였고, 유병재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태도를 지적받으며 “연기를 배우러 왔느냐, 촬영을 하러 왔느냐”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베테랑 배우 이원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연기가 재미없어졌다”고 다소 충격적일 정도로 솔직한 고백을 했지만, 박신양은 날카로운 눈으로 그의 몸짓 하나까지 읽어내며 “죄송한데 왜 진심으로 안 느껴지죠?”라고 반문하며 이원종을 당황케 했다.

하지만 박신양의 이러한 노력으로 학생들 모두 껍질을 하나씩 벗고 나왔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것이 어색했던 학생들은 박신양의 짧은 지도만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지나치게 방송을 의식했던 유병재는 다시 한 번 얻은 기회에서 이전과는 달리 편안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고, 박신양에게 실례되는 말을 했던 점을 사과했다. 이에 박신양 역시 “얘기해줘서 고맙다”며 그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그의 변화를 칭찬했다. 이원종 역시 이런 저런 수식어를 뺀 채 그저 “도와 달라”고 박신양에게 허심탄회하게 말했고, 박신양은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말로 화답했다.

지난 3일 진행됐던 제작발표회 당시 박신양은 연기에 대해 ‘끝없는 자기 고백’이라고 이야기하며 “연기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진심이 아니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첫 회 방송에서 역시 박신양은 학생들에게 ‘진심’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박신양에게 ‘배우학교’는 예능이 아니었다. ‘진짜’ 연기수업이었다. 때문에 학생들을 혹독하게 다그쳤으며, 그 뒤에는 “‘배우학교’는 실수·시도·시행착오가 용납되는 곳”, “학교는 잘하는 곳이 아니라 못하는 곳”이라며 학생들이 주눅 들지 않고 더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수업을 따라올 수 있도록 다독였다.

웃음기는 쫙 뺐다. 그래서 더 흡입력이 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더 웃겼다. 첫 회부터 놀라운 통찰력과 묵직한 카리스마, 연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철학을 보여주며 학생들을 휘어잡은 박신양과, 그의 지도 아래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학생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기적을 한 번 만들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던 박신양이 과연 일곱 명의 학생들과 어떠한 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다음 방송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