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BC방송화면
사진 = MBC방송화면

[헤럴드POP=임지연 기자] 예능프로그램은 힘차고 밝고 즐거운 게 제맛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무한도전'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처럼, 예능에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진심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

27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멤버들이 지역 곳곳에 작은 천막을 꾸려 시민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주는 해결사로 변신하는 과정이 담겼다. 일명 '나쁜 기억 지우개' 프로젝트다.

변신하기 전 '무한도전' 멤버들은 먼저 혜민 스님, 만화가 윤태호, 조정민 목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나를 먼저 이해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훈련도 했다. 이때 멤버들은 고민으로 보통 연예인으로서 웃음을 줘야 한다는 부담감, 바쁜 생활로 인해 쌓인 피로도와 가족에 대한 미안함 등을 이야기했다. 이후 멘토들에게 고민 상담 비법을 배운 뒤 직접 시민들을 만났다.

유재석은 수험생이 많은 노량진에 천막을 꾸려 경찰 준비생, 배우 지망생 등을 만났다. 먼저 천막에 들어선 건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두 청년. 그중 최재민 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그의 고민거리는 오랜 시험 준비로 자존감도 낮아지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예민하게 구는 자신의 모습이 힘들다는 것. 또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등을 이야기 했는데, 이는 시청자도 공감할 주제들이었다. 이때 유재석은 자신의 신인 시절을 회상하며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또 재민 씨는 또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기억을 떠올리며 종이 위에 "아빠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어렵게 썼다 지웠다. 나쁜 기억을 지우개로 지운 것. 이 과정을 통해 최씨는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어낸 듯 보였다. 유재석과 두 청년이 대화를 통해 나눈 건 위로와 힐링. 최 씨는 "(마음 속에 이야기를) 얘기할 곳이 없었다. (아버지 이야기를 종이에) 쓰는 순간 그때의 기억이 살아나더라. 지우니까 좋았다. 속이 시원하다"며 웃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전문 상담사가 아니므로 시민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격려하는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일부 시청자들은 이번 특집을 '허술한 고민 상담소'로 평가하기도 했다. 재미를 기대한 시청자들도 ‘노잼’이라고 아쉬워 했다. 하지만 때로는 말 한마디가 웃음만큼이나 큰 위로와 힘이 되기도 한다. 고민을 100% 해결해주지 못하고, 딱히 도움 되는 조언을 건네지 못했을 수 있다. 그래도 '무한도전' 나쁜 기억 지우개 프로젝트가 전한 따뜻한 한마디는 유재석이 직접 만난 시민들과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공감과 위로를 줬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