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연출 이윤정/극본 김남희, 고선희)이 16부작 여정을 마쳤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홍설(김고은 분)·유정(박해진 분) 커플의 러브라인은 열린 결말로 끝이 났다.

사진 : tvN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사진 : tvN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은 순끼 작가가 2010년부터 연재 중인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5년 넘는 시간동안 4부에 걸쳐 연재되는 동안, 수많은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때문에 드라마 제작이 결정된 후, 제작진부터 배우 캐스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보가 관심과 우려의 대상이었다. 더군다나 웹툰이 사랑받았던 가장 큰 이유, 인물들 간 감정의 주고받음이나 세밀한 관계 변화를 짧게 압축될 드라마 대본 안에서 구현 가능할 것이냐가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로 언급됐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나니 다소 부정적이었던 여론은 금세 호평으로 바뀌었다. 배우들은 원작 캐릭터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매력을 십분 발산했다. ‘가상 캐스팅 0순위’였던 박해진은 유정 그 자체였고, 김고은, 서강준(백인호 역), 이성경(백인하 역)은 기대 이상의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우려를 씻어냈으며, 조연 배우들 모두 통통 튀는 연기를 보여줬다. 원작 속 에피소드들은 16부작 드라마에 맞도록 적절하게 각색돼 빠르고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줬다. 원작만큼 디테일할 수는 없었지만 대학 생활 모습, 20대 청년들의 고민들이 공감 가능하게 그려졌다. 원작에 충실했던 극 초반에는 호평일색이었다.

사진 : tvN '치즈인더트랩' 방송화면 캡처
사진 : tvN '치즈인더트랩' 방송화면 캡처

그러한 평이 뒤집힌 것은 극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였다. 주요 캐릭터들이 색을 잃었고, 당연히 드라마 전개도 길을 잃었다. ‘서브 남주’의 포지션인 서강준이 주인공 박해진의 분량을 압도했다. 분량의 차이는 각 캐릭터의 상황·감정 묘사에서의 차이를 낳았고, 당연히 시청자들은 유정보다 백인호의 감정선을 따라 가게 됐다.

유정이 지금의 성격을 가지게 된 이야기를 하기보다, 백인호가 가진 상처를 묘사하는 데 드라마는 더 공을 들였다. 그러다 보니 유정은 그냥 섬뜩하고 치졸한 이중적 인간처럼 보이게 됐다. 더군다나 백인호의 늘어난 분량이 주로 홍설과 엮이는 것이다 보니, 백인호는 연인이 있는 사람에게 치근대는 모양새가 됐다. 드라마 속 홍설은 원작보다 사랑스러웠지만, 똑 부러진 매력은 반감됐다.

이처럼 캐릭터의 매력이 사라지자 ‘로맨스릴러’였던 ‘치즈인더트랩’의 로맨스도 진부한 치정극이 되고 말았다. 유정과 홍설이 서로를 이해해가고, 그 과정을 통해 한 뼘 성장하는 모습은 마지막 회가 되어서야 등장했다.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었던 백인호 캐릭터는 과도한 분량 늘리기가 오히려 독이 됐다. 작가와 감독의 역량 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치즈인더트랩은 ’종영을 앞두고 원작자와 제작진 사이의 갈등이 불거지며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논란이 된 부분 중 하나는 제작진이 순끼 작가에게도 대본을 공유하지 않았으며, 순끼 작가가 피해달라고 했던 결말로 끝을 내려고 했었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좀 더 원작자와 소통했더라면 어땠을까? 원작자도, 시청자도 배려하지 않은 듯한 결말이 그저 아쉽기만 하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