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김혜수 같은 배우가 또 어디 있을까.
배우 김혜수가 지난 5일 열린 2016 춘사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제35회 황금촬영상 시상식 여우주연상, 제3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까지 ‘차이나타운’만으로 벌서 3관왕을 차지한 김혜수다. 빈틈없이 새겨진 자신의 수상경력 가운데 가장 빛나는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또 하나 새겨 넣은 것.
춘사영화상 여우주연상 트로피마저 품에 안은 김혜수는 “영화계 선배님들과 심사위원 여러분 감사하다”며 “10년 만에 춘사영화상 무대에서 인사드린다. 오랜만에 조진웅씨도 보고 기분이 너무 좋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혜수는 “배우라는 직업, 영화 작업을 통해 매번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고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게 된다. 그녀들의 삶을 대변하면서 그들이 영화를 통해 하고자하는 진짜 이야기를 뭔가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서 새로운 자극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차이나타운'은 내게 특별한 경험을 줬던 영화다”고 강렬한 수상소감을 남겼다.
특히 “앞으로 더 많은 여자 배우들과 많은 여성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힘주어 말한 김혜수를 통해 충무로 여배우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차이나타운’은 김혜수에겐 크나큰 도전이었다. 우리가 알던 섹시하거나 청순한 김혜수는 없었다. 대신 주근깨에 흰머리, 두툼한 뱃살로 무장한 김혜수 아니 차이나타운 뒷골목의 사채업자 대모 ‘엄마’만 있을 뿐.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빨간 내복을 입고 뻔뻔한 표정으로 스트레칭을 선보이며 충격을 안긴 김혜수는 스크린에서도 변신을 마다하지 않았다. 주목 받는 충무로 기대주 김고은마저 ‘아직 한참 멀었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김혜수의 아우라는 범접불가 그 자체였다.
그런 김혜수가 앞으로 더 많은 여배우, 더 많은 여성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으니, 어찌 기대가 되지 않겠는가. 김혜수에게 여우주연상 3관왕을 안긴 ‘차이나타운’은 기존 남성 중심 누아르 영화의 관습을 깨고 여배우 두 명이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으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특히 해맑지만 정작 남자 주인공에겐 민폐만 끼치던 캔디형 여자 캐릭터 대신 남배우 박보검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그의 목을 가차 없이 그어버리는 냉혈한을 김혜수가 맡은 건 역할 뒤집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김혜수가 아니었다면 영화 완성을 장담할 수 없었던 ‘차이나타운’. 신인 한준희 감독의 손을 잡고 여성 누아르에 도전한 김혜수의 선택은 그래서 더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30년째 정상을 지켜온 톱스타이기에 안주할 수도 있건만, 김혜수에게 ‘제자리걸음’이란 단어는 인생에 없는 듯 하다. ‘타짜’ 정마담으로 제14회 춘사대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10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혜수는 여전히 전성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