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배우 정다빈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아이스크림 광고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때가 2003년, 벌써 13년 전이다. 당시 정다빈의 나이 4세. 배우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잘 인지하지도 못했을 시기 데뷔해 10년 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경력만 보자면 ‘선배’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연차다.

“솔직히 그때는 제가 하고 싶어서 하게 된 게 아니라 우연치 않게 좋은 기회가 찾아와서 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옛날 기억을 떠올려 보면, 잠도 잘 못 자고 피곤하니까 하기 싫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초등학교 들어가고 드라마에도 출연하면서, 쉬면 허전한 기분이 들고 연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연기를 계속 하게 된 것 같아요”

정다빈은 이제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10대 소녀다. 보통 아직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을 나이. 어린 나이에는 꿈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바뀐다는데, 정다빈 역시 배우가 아닌 다른 꿈을 가져본 적이 있지 않을까.

“한 때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어요. 초등학생 때 1~2년 정도 아나운서가 꿈이었어요. (…) 그래도 저는 꿈이 많이 바뀌지 않고 꾸준히 배우가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제 동생은 꿈이 엄청 자주 바뀌어서 아이언맨이 되고 싶다고도 하고,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도 해요. ‘일지매’ 할 때는 일지매 되고 싶다고도 했어요”(웃음)

정다빈은 배우라는 명확한 꿈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꿈에 맞춰 학교를 진학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정다빈은 현재 예술고등학교가 아닌 일반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으니 “학교를 더 많이 가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예고 진학도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연기 활동을 계속하니까 학교에서는 공부를 더 하고 다른 꿈을 가진 친구들과도 더 어울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예고 가면 촬영할 때 학교도 많이 빼주니까 게을러 질 것 같아서, 학교를 더 많이 가고 싶은 마음에 일반고를 가게 됐어요”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다들 좋은데 제가 한 달 정도 학교를 못 나갔어요. 그래서 ‘옥중화’ 스태프 분들과 더 친해졌어요. 제가 하도 학교를 안 나가서 친구들 사이에 전학 갔다는 소문도 있었더라고요”(웃음)

하지만 학업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닐 터. 정다빈 역시 ‘옥중화’를 촬영하면서 공부를 많이 못했다며, 시험 성적 이야기에 한숨을 내쉬었다. 잠자고 대본 보기 바쁜 촬영 일정과 빠듯한 학교 수업 일정을 동시에 소화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정다빈은 둘 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두 가지를 같이 하는 게 힘들긴 한데 친구들도 많이 도와주고 선생님들도 많이 이해해주세요”

“학교에 갈 땐 학생이 내 직업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연기할 땐 연기자가 내 직업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학교 다닌다고 들어오는 작품을 안 하진 않고, 저는 거의 대부분 하는 것 같아요”

작품 활동을 왕성히 하고 있는 10대 배우들은 20살을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대학교에 진학할 것인지, 진학한다면 어떤 과로 갈 것인지 등 여느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고민하게 된다. 정다빈은 아직 2년 반 정도 남기는 했지만, 학교생활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만큼 대학 진학 역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대학진학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아직까진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고등하교 3학년이 됐을 때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대학을 가야 할 것 같아요. 연기 전공으로 갈지 다른 쪽으로 갈지는 생각하고 있어요”

정다빈은 10대가 가기 전 ‘학교’ 시리즈처럼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나 공포영화, 혹은 하이틴 로맨스물을 찍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열일곱 소녀다운 풋풋함이 묻어나는 대답이다. 그렇다면 20대가 되었을 때 해보고 싶은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

“저는 해보고 싶은 역할이 정해져있다기보다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모든 배역이 어울리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때문에 정다빈에게 있어서 배우로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은 역할에 딱 어울린다는 평가고,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 가장 듣고 싶은 않은 평가다. 어떤 옷을 입어도 다 잘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 모든 역할이 다 잘 어울리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색이 있는 배우. 정다빈은 그런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 그런 정다빈에게 롤모델로 삼는 배우가 있는지 물으니 생각지도 못했던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정말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답이었다.

“제 롤모델은 김해숙 선생님이에요. 김해숙 선생님은 정말 모든 캐릭터가 다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드라마에서 뵀는데, 제가 당시 정말 어렸잖아요. 그런데 그때 기억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더라고요. 연기도 솔선수범해서 하시고 전부 다 멋있어 보였어요”

(사진=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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