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큰 눈망울, 사랑스러운 미소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르르 녹였던 ‘아이스크림 소녀’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됐다. 그리고 홀로 한 씬을 책임질 수 있는 어엿한 배우로 자랐다. 바른 성장이 기특한 소녀, 배우 정다빈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정다빈은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연출 이병훈, 최정규/극본 최완규)에서 어린 옥녀 역을 맡아 극 초반을 이끌었다. 어린 시절과 변함없는 크고 선한 눈, 보다 보면 따라 웃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50부작 대작의 첫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첫 회 방송을 마친 후 정다빈의 연기를 칭찬하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던 터. 극 초반 단연 가장 큰 주목을 받았으나, 정다빈은 자신을 향한 칭찬에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이번 드라마 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고, 배운 점도 많았고, 노력한 점도 많았는데, 그걸 다 알아주시는 것 같고 이렇게 칭찬해주시는 게 정말 감사해요”

“학교 선생님들도 ‘옥중화’ 잘 봤다고 칭찬해주시고, 친구들은 그때가 시험 기간이었는데도 ‘옥중화’ 보고 시험 공부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옥중화’는 ‘사극 거장’ 이병훈 감독의 신작이자, 이병훈 감독과 ‘허준’, ‘상도’를 함께 작업했던 최완규 작가가 집필을 맡은 작품이다. 거기에 배우 고수의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정다빈은 이렇듯 관심이 집중된 작품에서 극 초반을 책임져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았던 셈이다. 당연히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제가 드라마 초반에 나오니까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4회까지 보고 시청률이 결정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요. 그런데 주위에서 정말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한 달 동안 감독님이랑 일 대 일로 대본 리딩을 했어요. 감독님이 많이 알려주시고 톤도 잡아주셨어요”

“항상 밝고 미워 보이지 않으려고 했어요. 옥녀가 오면 항상 분위기가 밝아질 수 있게 노력했죠. 감독님도 옥녀는 웃고, 당차고, 똑똑하고, 착해 보여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되도록 인상도 안 쓰려고 하고, 표정에 항상 웃음이 가득한 아이를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사극 출연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듯 극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테랑 배우들도 어렵다는 사극, 대사 톤도 현대극과 다르고 체력적으로도 더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다빈은 그런 만큼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사극이라고 했을 때 사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병훈 감독님은 원래 사극에서도 사극 톤으로 하는 것보다 현대극처럼 대사 하는 걸 원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건 문제가 없었는데, 목소리 크고 나서는 장면이 많아서 감독님이 가르쳐 주셨던 복식호흡을 많이 썼어요. 감독님이 꼭 복식호흡을 써야 한다고 하셔서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2회에 나온 화적떼에 잡혀가 묶여 있었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그걸 7~8시간 찍었어요. 그때 감기에 걸려서 목소리도 잘 안 나오고 몸도 아프고 힘들었는데, 그래서 눈물이 더 잘 나더라고요. 7~8시간 지나도 눈물이 계속 났어요”

“감독님과도 많이 상의했고, 가장 많이 함께 촬영한 정은표 삼촌이 많이 알려주셨어요. 극 중에서도 거의 아빠처럼 나오니까, 많이 알려주시고 많이 챙겨주셨어요”

‘옥중화’에서 옥녀의 운명을 바꿔놓는 첫 번째 남자는 윤태원, 바로 배우 고수가 분한 인물이다. 정다빈과 고수는 적지 않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티격태격하고 때로는 의기투합하는 등 찰떡호흡을 자랑했다. 또한 극 중 윤태원이 어린 옥녀를 “어이 꼬맹이”라고 부르는 장면은 드라마 ‘설렘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꼬맹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처음에는 그렇게 설레게 하는 말인지 몰랐어요. 그런데 보고 나니까 왜 설렌다고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처음엔 떨렸죠. 잘 생기셨잖아요. 그런데 고수 삼촌이 워낙 잘 해주시고 아이스크림 광고 이야기도 먼저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편하게 촬영했어요”

“‘오빠가 뭐 해줄게’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저는 오빠라고 불러야 할지 삼촌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서 눈 마주치면 얘기했어요. 오빠라고 불러야 하나 했는데 주변 분들이 ‘오빠는 아니지 않아?’라고 하셔서…”(웃음)

‘옥중화’에 출연하는 많은 배우들 중 정다빈과 절대 한 화면에 잡힐 수 없는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성인 옥녀를 연기하는 진세연이다. 정다빈은 진세연과 함께 호흡을 맞추지 못했던 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세연 언니와 촬영장에서 같은 씬을 찍을 수는 없으니까, 다른 회인데 같은 장소에서 찍을 때 있잖아요. 그때 만났어요. (…) 사실 그렇게 많이 만나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언니가 볼 때마다 예쁘고 잘한다고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4회 중간에 어린 옥녀에서 성인 옥녀로 바뀌는 장면이 있는데, 스태프 분들이 그냥 한 명만 와도 됐을 뻔했다고, 그 정도로 언니랑 저랑 닮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유쾌한 에너지를 가진 이병훈 감독의 주도 하에 ‘옥중화’ 촬영장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했다. 특히 정다빈은 촬영장의 막내로 많은 예쁨을 받았다.

“다들 많이 예뻐해 주시고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저희는 사진 촬영하는 걸 좋아해서 촬영 사이 텀이 있으면 감독님이 카메라 가지고 오셔서 단체 사진도 찍고 재미있게 보냈어요”

“사실 처음에는 심심했어요. 제 또래가 없으니까 현장에서 할 말도 별로 없었는데, 촬영이 진행되면서 사람들이랑 점점 말도 많이 하게 되고 친해지면서, 그때부턴 편하고 즐겁게 촬영을 할 수 있었어요”

정다빈이 표현한 옥녀는 더없이 영민하고, 사랑스럽고,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옥녀라는 캐릭터는 맑고 환한 미소를 가진 정다빈이라는 배우를 만나 그 매력이 십분 발휘됐다. 그렇다면 직접 연기한 정다빈이 보는 옥녀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밝고 명량하고 똑똑하고 천재 소녀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아픔도 숨겨져 있어요. 하지만 그 아픔이 보이지 않을 만큼 밝아서 누구든지 좋아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이인 것 같아요”

“실제 저와 비슷하기도 하고 다른 것도 같아요. 제가 옥녀처럼 똑똑하고 법을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밝고 잘 웃는 부분은 비슷한 것 같아요. (…)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내성적이고 낯가림도 있는데, 친해지면 활발하고 말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사진=서보형 기자)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