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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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연민과 착각은 연애의 중요 요소다. '넌 내가 아니면 안 돼'란 생각은 서로에게 어쩌면 구원의 손길일 수도 있다. '운빨로맨스' 속 황정음과 류준열의 러브라인은 그렇게 불붙었다.

2일 밤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연출 김경희) 4회가 방송됐다. 동생을 살리기 위해선 호랑이띠 남자와 동침해야 한다고 믿는 심보늬(황정음)가 제수호(류준열)에게 계약 연애를 제안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사실을 알리가 없는 제수호는 심보늬가 불치병에 걸렸을 것이라 오해했다. 때마침 제수호는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바닥에 넘어진 심보늬의 모습을 봤고 그의 추측은 확신으로 굳어졌다. 연애는 심보늬의 버킷리스트라고 여긴 제수호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둘의 로맨스가 시작됐다.

그런데 이들의 러브라인, 뭔가 이상하다. 계약 연애는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 소재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숨겨야 할 사실이 있거나 개인적 이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제수호와 심보늬의 연애는 다르다.

제수호가 심보늬의 3개월짜리 시한부 연애를 수락한 건 동정심 때문이다. 물론 그가 운영하는 제제 팩토리의 신규 게임 개발자가 심보늬이기에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긴 했다. 하지만 제수호는 게임을 빌미로 자신을 압박하는 심보늬에게 "자식 같은 게임을 두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라고 외치는 소신남이다. 냉철한 그를 움직인 건 심보늬를 향한 연민이다.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심보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그가 저돌적으로 제수호에게 돌진하는 이유는 첫눈에 반해서나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다. 동생을 살리기 위해서다. 그가 호랑이띠 남자와 동침을 하면 동생에게 들러붙은 액운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사실 제수호와 심보늬는 닮은 구석이 많다.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켰다. 제수호는 자신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 이용한 부모와 첫사랑에게 상처를 받았고, 결국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숨도 제대로 못쉬는 공황장애를 얻었다.

심보늬는 어린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걸 봤고, 이를 자신의 탓이라 여겼다. 이에 그는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 액운이 옮을까 병석에 누운 동생 얼굴 한 번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얼핏 보면 괴짜로 보이는 'IT 너드' 제수호와 사회 부적응자 같은 심보늬는 호구다. 그것도 아주 마음 약한 호구. 그리고 서로에게 구원자이기도 하다. 제수호는 심보늬의 소원성취를 위해 계약 연애를 시작했지만, 이는 그에게도 좋은 일이 됐다. 불운에 민감한 심보늬는 제수호를 둘러싼 불행의 냄새를 벌써 맡았다. 사람들에 둘러싸여 벌벌 떠는 제수호에게 손을 내밀고 그를 구해준 게 시작이다. 상처 많은 호구들의 로맨스, 이제 진격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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