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강보라 기자] 예의없는 승객들이 시청자들을 뿔나게 만들었다. 20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에는 연중무휴 전화를 받아야 하는 딸과 직업을 네 개나 가지고 있는 아빠의 사연이 그려졌다.

대리기사를 하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집에서 대리콜을 받고 있는 딸은 한참 놀고 싶은 나이에 하교하기 바쁘게 집에 달려와야 하는 것을 싫어했다. 제작진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아직 어린 딸은 매일 반복되는 현실에 눈시울을 붉혀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딸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에 아빠는 거의 반강제로 딸을 시시때때로 소환하는 모습으로 모두의 원성을 샀다. 친구들과 노느라 약속 시간에 늦은 딸에 아버지는 다소 강한 화법으로 일방적인 몰아붙이기식 대화를 했기 때문.

그러나 아버지에게도 나름의 사연은 있었다. 하루에 서너시간씩만 잠을 청한다는 아버지는 낮에는 미용실과 도축차량 운전, 유치원 차량 운전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숨돌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었다.

노동의 강도야 몸이 버텨주면 다행이었지만 언어 폭력은 물론이고 술 취한 취객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아버지의 사연은 보는 이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돈을 지불했다는 이유로 반말은 기본이고 “야, 야”거리는 말투는 누가 보기에도 대리운전 기사를 하대 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아무리 술기운이라지만 한참 어린 아들뻘의 젊은이가 반말이나 훈계를 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물론 손님입장에서 늦은 것에 화는 날 수 있지만 운전을 하고 가는 도중에도 사사건건 간섭을 하며 “그럼 저 벌금은 누가 내?” “올 때도 십 분 안에 온다더니 십오 분 만에 와가지고”라며 운전을 하는 사람 옆에서 불쾌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은 기본이었다.

결국 손님이라는 이유로 이렇다 할 항변도 못하는 대리운전 기사에 아들뻘의 손님은 “서비스 하는 사람이 그러는 거 아니에요”라고 가르치려고 들었다. 대리운전 기사 아버지는 손님의 화에 괜히 불똥이 튈까 “그러게요, 제가 잘못 선택을 해서”라며 “노여움 푸시고 이해해주십시오”라고 양해의 말을 구했다.

이렇게 직업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아버지가 딸을 대하는 모든 행동이 합리화 되지는 않는다. 일은 일이고 가족은 가족, 일의 연장선상에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푸는 대상에 가족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날 ‘동상이몽’을 통해 비쳐진 대리운전 기사로 살아가는 아버지의 삶은, 말 그대로 ‘기본도 안 돼 있는’ 사람들의 무차별한 언어폭력과 위협 속에 노출되어 있어 위태로워 보였다. 스트레스 때문에 일이 끝나면 맨 정신으로 버티기 힘들다는 아버지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하루 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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