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소연 ‘퇴사할게여’ 음원차트 1위 싹쓸이
아이돌이 꺼낸 ‘퇴사’ 키워드..‘직장인픽’이 된 배경은?
출근길 음원순위 급상승..하재근 평론가 “직장인의 애환 잊게 해주는 요소가 대중 어필”
[헤럴드뮤즈=박서현 기자]‘음원퀸’ 아이유마저 힘을 쓰지 못했던 리센느 ‘러브어택’의 벽을 아이들 소연이 무너뜨렸다. 바로 ‘퇴사할게여’라는 현실 공감송을 통해서다.
아이들 소연의 솔로 정규 1집 ‘끝내주는 인생’의 타이틀곡 ‘퇴사할게여’는 발매 11일 만인 지난 18일 멜론, 지니, 바이브, FLO,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22일 오후에도 ‘퇴사할게여’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며 두 달 가까이 1위 자리를 지키던 리센느 ‘러브어택’을 내려오게 한 소연의 ‘퇴사할게여’. 평범하지 않은 제목으로 음원차트 정상까지 오른 이 곡의 저력은 무엇일까.
‘퇴사할게여’는 어떻게 직장인들의 ‘원픽’ 됐나
‘퇴사할게여’가 처음부터 리스너들의 환영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퇴사할게요’가 아닌 ‘퇴사할게여’로 장난스러움을 강조한 제목에 ‘원래 이렇게 열심히 살 생각 없었거든요’, ‘오늘은 날 잡지는 말아요’, ‘결국 우린 모두 할머니가 될 거고’처럼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가사는 호불호를 불렀다.
특히 직장인의 삶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돌 소연이 ‘퇴사’를 언급하고 노래한다는 점에서 초반에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퇴사할게여’는 발매 이후 출근 시간대마다 음원차트 순위가 급격히 상승하는 독특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출근송’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소연의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 측은 헤럴드뮤즈에 “‘퇴사할게여’를 통해 안정적인 미래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행복도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전달된 것 같다”며 “예상보다 다양한 세대의 분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해 주셔서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퇴사할게여’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법한 마음을 담고 있다. 퇴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대신 노래하며 대리만족을 주고, 이미 퇴사한 사람들에게는 과거 직장 생활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당장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직장인들에게는 출근길부터 ‘퇴사’를 외치는 노래를 들으며 잠시나마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해방 창구가 될 수 있다. 퇴사하고 싶은 마음을 노래로 대신 털어놓으며 직장으로 향하는 셈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헤럴드뮤즈에 “‘퇴사할게여’는 모처럼 한국어와 한국적인 정서를 그대로 담아낸 곡이다. 요즘 우리나라 K팝은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 굉장히 서구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다 보니 일반적인 한국인들이 생활 속에서 공감하기 어렵고, 일상과 밀착되지 않은 느낌이 있는 경우도 있다”며 “‘퇴사할게여’는 한국인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운율과 형식으로 만들어져 친숙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사에 담긴 내용 역시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누구나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 마음을 가사로 그대로 구현했기 때문에 일종의 대리만족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며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이 노래를 굉장히 즐겨 듣고 따라 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근 시간대마다 나타나는 차트 상승세에 대해서도 하재근 평론가는 “이 노래가 일종의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주면서 사람들을 후련하게 해주는 것 같다. 출근길에 잠시나마 고통을 잊게 해주는 해방과 위안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재미있는 느낌까지 더해져 직장인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전달한다”며 “‘퇴사할게여’가 출근길 잠시나마 직장인의 애환을 잊게 해주는 요소가 된 것 같다”고 바라봤다.
‘퇴사자’ 육성재부터 ‘부장님’ 김윤아까지…이색 챌린지 라인업
이런 공감대에 더해 아티스트들의 커버와 챌린지가 열풍의 기폭제가 됐다. 실제로 큐브 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비투비 육성재부터 곡 내레이션에 참여한 기안84, 원곡자 익스 이상미, 허경환, 우원재, 선우용여, 서인영, 스윙스, 강유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스타들이 참여해 곡의 확산에 힘을 보탰다.
특히 자우림의 김윤아가 재해석한 ‘퇴사할게여’는 “지친 4-50대 부장님이 퇴사하려는 것 같다”, “직장인의 애환이 담긴 것 같다” 등 호평이 쏟아지며 곡의 화제성을 더욱 높였다. SNS 릴스를 통한 확산세도 눈에 띈다. 22일 기준 ‘퇴사할게여’를 활용한 릴스는 1만 1천 개를 넘어섰다.
하재근 평론가는 “요즘에는 많은 연예인들의 챌린지가 해당 노래가 트렌드가 되느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유명한 스타들이 챌린지와 커버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붐이 일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명 연예인들이 너도나도 참여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게 요즘 트렌드인가 보다’, ‘요즘 대세인가 보다’라고 인식하면서 노래가 더 많이 퍼지게 된다”며 “결국 유명 연예인들의 참여와 가세가 ‘퇴사할게여’의 대중적인 확산과 인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연이 대신 외쳐주는 ‘퇴사할게여’는 거창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마음속으로 한 번쯤 외쳐봤을 ‘퇴사’라는 말을 대신 꺼내놓으며 공감과 위로를 건넸다. 발매 초반의 호불호를 넘어 음원차트 정상에 오른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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