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몬스터’ 속 악역들이 흠 없는 열연으로 마지막까지 극을 풍성하게 채웠다.
M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몬스터’(연출 주성우/극본 장영철, 정경순)는 거대한 권력집단의 음모에 가족과 인생을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극을 그린 드라마로, 강기탄(강지환 분)과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인물들 간의 대립을 그렸다.
‘몬스터’에서 강지환과 함께 복수극 구도를 이룬 이들은 정보석, 박기웅, 진태현. 정보석이 분한 변일재라는 인물은 강기탄의 이모부이자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몬스터’ 속 악의 축이다. 그는 자신의 야심을 위해 아내 정만옥(배종옥 분) 집안의 재산을 가로채 내연 관계에 있던 황재만(이덕화 분) 딸 황지수(김혜은 분)와 재혼하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강기탄 부모를 죽이고 정만옥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뿐만 아니라 이후 자신의 야심을 채우고 과거 잘못을 덮기 위한 악행을 반복하며 수많은 비리와 살인을 저질렀다. 오수연(성유리 분)의 동생 동수(정순원 분)도 그가 직접 약물로 죽였으며, 20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오수연을 죽이려 했고, 결국 그 총에 맞아 도건우(박기웅 분)가 사망했다. 그러고도 마지막 사형대에 오르는 순간까지 변일재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
정보석은 이 같은 악역 연기를 소름 끼치는 열연으로 변일재의 삐뚤어진 욕망을 그려냈다. 웃는 모습마저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의 열연에 ‘악역 연기의 정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이끌어냈으며 ‘자이언트’ 조필연, ‘골든 크로스’ 서동하, ‘장미빛 연인들’ 백만종 등에 이은 또 하나의 악역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박기웅은 도도그룹 도충 회장(박영규 분)의 혼외자 도건우 역을 맡아 한 사람을 향한 순애보와 어린 시절 당했던 설움을 되갚으려는 욕망으로 그릇된 길을 가는 모습을 표현해냈다. 친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살던 그는 변일재의 손에 이끌려 도도그룹에 들어갔고, 이후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를 버린 도도그룹 오너 일가에 복수하겠다는 뜻을 품게 됐다. 또한 유일하게 진심어린 마음을 준 오수연을 향한 집착이 강기탄을 향한 분노로 이어지기도 했다.
도건우로 분한 박기웅은 꿀 떨어지듯 달콤한 눈빛과 목소리로 시청자들도 오수연과의 사랑을 응원하게 했으며, ‘흑화’한 뒤에는 오수연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녀의 동생을 죽게 한 변일재와 계속해서 위험한 관계를 이어가는 등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했다.
이처럼 박기웅은 밀도 높은 감정 전달력으로 찬사를 받았다. 특히 마지막 장면, 도충에게 “처음에는 아니었는데, 저도 아버지가 좋아졌다”며 “사랑해요, 아버지”라고 눈물 어린 속내를 털어놓는 모습과, 오수연 대신 변일재의 총에 맞은 후 숨을 거두며 “이젠 잊어. 기억하지 마, 수연아. 나 때문에 아픈 거 싫다”고 고백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함께 울게 만들었다.
진태현은 도충의 장남이자 도건우의 이복 형 도광우 역을 맡아 결이 다른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 그가 분한 도광우는 소위 ‘금수저’ 물고 태어난 인물로, 오만하고 성질이 괴팍하고 단순하다. 아버지 도충 외에는 무서울 것이 없는, 돈과 권력을 다 가진 ‘갑’ 중의 갑이며, 윤리 의식은 따지기도 무안할 정도다. 변일재에게 강기탄 부모의 살인을 교사한 이가 바로 도광우다.
이렇듯이 도광우는 분명 악역임에도 미워할 수만은 없는 매력이 있었다. 그 매력은 바로 도광우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진태현에게서 나왔다. 그는 안하무인 캐릭터도 때로는 철없는 아이처럼 귀엽게 보이게 만들었으며, 과장되고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동작은 심각한 상황을 보다 가볍게 만들고 웃음을 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가 극 중 보여준 특유의 말투는 귀에 착착 감겨 묘한 중독성을 가졌다. 더욱이 좋아하는 사람을 향해서는 의외의 순정파적인 모습도 보여줬는데, 진태현은 이 같이 입체적인 도광우 캐릭터를 탄탄한 연기로 십분 살려냈다.
이처럼 ‘몬스터’는 열연을 펼친 정보석, 박기웅, 진태현의 활약과, 여기에 박영규, 이덕화, 김보연 등 탄탄한 배우진의 연기 내공이 더해져, 극의 ‘맛’을 살리며 긴 50부작 대장정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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