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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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더부살이 코너’라고 자조하며, 엔딩 멘트 때는 “다시 만나요, 제발~”을 간절히 외쳤다. 그렇게 프로그램 존폐가 당면 과제였던 ‘라디오스타’가 어느새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 됐다. 지난 5월 9주년을 맞은 데 이어 500회 방송을 앞둔 장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어떻게 이런 반전이 가능했을까? B급 코드를 유지한 뚝심과 MC들의 합이 있었기 때문이다.

‘라디오스타’는 지난 2007년 5월 ‘무릎팍도사’와 함께 ‘황금어장’이라는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시작했다. ‘무릎팍도사’는 ‘국민 MC’라는 수식어로 불리던 강호동을 메인 진행자로 내세웠으며, 공개 코미디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유세윤, 예능에 익숙지 않아 오히려 신선했던 올밴(올라이즈 밴드) 우승민이 합을 맞춰 ‘황금어장’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라디오스타’는 달랐다. 편성 당시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며, MC들 면면도 누구 하나 ‘메인 MC’라고 나설 사람이 없어 보였다.

지금의 ‘라디오스타’ MC진이 꾸려지기까지 신정환, 김희철, 유세윤 등이 프로그램을 거쳐 갔고, 몇몇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프로그램을 떠나기도 했다. 그렇게 프로그램이 부침을 겪으며 ‘라디오스타’는 지난 2013년, 유세윤이 하차하고 잠시 프로그램을 떠나있던 김구라가 복귀하며 현 MC 체제를 완성했다. 이후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 네 명의 MC가 3년 여간 호흡을 맞추며 프로그램을 이끌어오고 있다.

맏형 김국진은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 전방위 공격을 펼치는 동생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게스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내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하고 다음 주제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이가 바로 김국진이다. 동생들의 장단에 맞춰 때로는 짓궂은 질문을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게스트를 배려하며 개성 강한 MC들로 인해 튈 수 있는 진행에 무게를 싣는다.

‘라디오스타’에 개근한 유일한 MC 윤종신은 특유의 깐족거림과 익살스러움으로 소소한 재미를 유발한다. 능청스럽게 말꼬리를 잡고 늘어져 상대를 당황스럽게 만들어, 김구라는 가끔씩 윤종신에게 ‘토크를 주워먹는다’며 타박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윤종신은 진중하고 때로는 냉철하게 조언을 건네고, 게스트의 말에 진심 어린 공감을 보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독한 예능’이라고 할 정도로 솔직하고 독설이 난무하는 ‘라디오스타’와 가장 잘 어울리는 MC, 바로 김구라다. 예민하고 게스트가 불편할 수 있는 질문, 예상치 못하게 허를 찌르는 질문, 논란이 될 수 있을 질문을 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은 김구라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가끔씩 그 수위가 과해 시청자들의 질책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가 있었기에 지금의 ‘라디오스타’ 색깔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본인의 이야기 역시 가감 없이 꺼내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게스트에게 위로를 전해주기도 한다.

‘막내’ 규현은 내공 강한 형들 사이에서도 기 죽지 않고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유일한 20대 MC로, 프로그램에 젊은 기운을 불어넣어주며 예상치 못한 기습 질문을 패기 넘치게 던져 게스트와 MC 형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출신답게 가수 출연자가 나왔을 경우 관련 에피소드를 전해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라디오스타’는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김국진부터 프로그램의 특색을 살리는 김구라, 타고난 순발력과 ‘깐족 캐릭터’로 유쾌함을 더하는 윤종신, 형들을 뒷받침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막내’ 규현까지, MC진 모두 서로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왔다. 이렇게 제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네 명의 MC들이야말로 ‘라디오스타’를 10주년을 바라보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만든 1등 공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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