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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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노윤정 기자] 훤칠한 키에 매력적인 눈웃음, 소탈한 어투가 매력적인 배우 장세현을 만났다. 장세현은 MBC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에서 이장수 역할을 맡아 출연 중이다. 이장수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인물이자, 황금실(금보라 분)의 막내아들, 이장고(손호준 분)의 동생, 조희라(황보라 분)의 남편으로 극 중 인물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이다.

장세현은 53부작으로 예정된 긴 호흡의 작품을 맡아, 첫 주말극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작품에 대한 애정과 종영을 앞둔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김영옥(달래 역), 금보라, 손호준 등 극 중 가족들과의 헤어짐이 너무나 아쉬웠다. 출연진은 수개월간 서로를 가족으로 부르며 돈독한 정을 쌓아왔다.

“진짜 아들로 대해주시고, 손자로 대해주시고, 친형 같아서, 가족과 헤어지는 느낌이랄까요? 드라마 상에서는 이산가족이 상봉했는데, 저는 가족을 잃는 느낌이에요, 촬영장 엄마 방에 가면 가족사진이 걸려 있는데 그걸 보면 괜히 혼자 ‘진짜 가족 같구나’ 싶고, 역할 상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빠 사진 있는 걸 보면 괜히 울컥하고…. 실감이 안 나요. 끝난다는 걸 실감 못하고 있어요”

배우들 모두 진짜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주말극이 처음인 젊은 배우들끼리는 서로 도와주고 의지하기도 했고, 선배들은 후배들을 격려해주고 편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그런 배려 속에 장세현 역시 촬영장에 진짜 집에 가는 기분으로 가곤 했다.

“많이 예뻐해 주셔서 저도 덜 힘들었고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진짜 가족 같고, 진짜 할머니 같아요. 저는 할머니들 두 분 다 돌아가셨거든요. 현장에서 할머니한테 하는 행동을 하고 엄마한테 하는 행동을 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더 편하게 한 것 같아요”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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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형제 관계로 등장하는 손호준과는 벌써 세 번째 작품을 함께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영화 ‘바람’, 드라마 ‘미세스 캅’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만큼 친분이 쌓였고, 호흡도 보다 자연스러웠다.

“‘바람’에서 형이랑 부딪히는 씬이 있지는 않은데, 그래도 같이 밥도 먹었었어요. 벌써 세 번째잖아요. 전 ‘이 형이 나의 운명의 상대인가? 남자 배우로서 운명의 상대인가?’ 싶기도 해요.(웃음) 진짜 잘해줘요. 극 중 형이랑 붙는 씬이 많지 않아서 아쉽긴 한데, 실제로 친동생처럼 잘해줘요”

‘불어라 미풍아’에서 장세현과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이는 황보라였다. 극 중 장수-희라 커플은 귀엽고 발랄한 매력으로 극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주인공 장고-미풍(임지연 분) 커플의 진도가 지지부진한 사이, 장수-희라 커플은 빠르게 결혼까지 골인하며, 조금은 철없는 아이 같지만 사랑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어떻게 보면 희라 누나와 가장 가깝다고 보는 게 맞죠. 촬영도 거의 희라 누나랑 같이 했고 대기할 때도 대사를 같이 맞춰 보면서 함께 있었어요. 누나가 워낙 편하게 해줘서 처음부터 편하게 다가갔던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조금 어려웠었는데 처음부터 편하게 해줬어요. 성격이 엄청 밝아서 저도 덩달아 밝아지는 경향이 있었어요. 누나한테 많이 고마워요”

그렇다면 이장수라는 인물과 장세현은 얼마나 닮아 있을까. 장세현은 “역할에 끌렸다기보다 ‘나랑 비슷한데?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싶었어요. 실제로 부모님도 ‘그냥 넌데?’ 그러시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제가 이장수라는 인물을 시놉시스에서 보고 ‘나랑 되게 비슷하다, 살아온 환경이나 할머니와의 깊은 유대관계 같은 게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제가 장남인데도 집에서 막내 같은 느낌이에요. 감독님과 뵀을 때 연기도 보여드렸지만, 제가 살아왔던 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장수와 비슷해서 뽑아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그냥 장수예요. 장수 같아요. 철없을 행동도 하긴 하는데 사랑할 때는 진중하기도 하거든요. 그런 부분도 비슷한 것 같고. 집에서는 아무래도 철이 없어요. 여동생이 있는데 오히려 여동생이 누나 같은 면이 있고, 저는 엄마랑 장난도 치고 애교도 잘 부려요. 부모님과 친구처럼 지내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자라왔어요. 부모님께 감사드려요. 부모님이 이렇게 키워주셔서 장수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웃음)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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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밝은 에너지도 ‘불어라 미풍아’ 속 이장수와 닮아 있었다. 때문에 애드리브도 자연스럽게 나왔고, 어색하지 않다면 제작진도 그 애드리브를 그대로 씬에 반영해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캐릭터 연구를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니었다. 파트너인 황보라와도 끊임없이 어떻게 하면 희라-장수 커플이 더 사랑스럽고 행복하게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애드리브도 그런 연습 속에서 나오는 것들이었다.

“저랑 비슷하다고 해서 아무런 고민 없이 할 수는 없는 거고, 분명히 다른 부분도 있어요. 저랑 비슷한 부분은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와 닮은 부분은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그건 강점으로 두고, 그 외적으로 내가 이장수에 대해 더 가까이 다가가갈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장수가 백수지만 배우를 목표로 준비하는 연극배우이기 때문에 주변에 연극하시는 형들한테 실제 연극 생활은 어떤지 여쭤보기도 했고, 극 중에서 발음 연습을 하면서 걸어간다든지, 희극 대사를 이야기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항상 배우를 준비하는 인물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극 중 이장수는 감정 표현에 있어서 솔직하다. 조희라를 만나 빠르게 사랑에 빠졌고, 감정을 발전시키는 속도가 성급하다 싶을 정도로 빨랐다. 이야기가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는 주리(채연 분)라는 인물이 등장해 장수의 러브라인이 조금 더 복잡해졌다. 그 감정선을 따라가기 쉬웠을까.

“장수라는 인물을 봤을 때 사랑에는 ‘직진’인 거예요. 보시는 분들이 너무 급한 거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장수나 희라나 순수한 영혼이라서 둘이 만났을 때 감정 표현의 시너지가 크게 작용한 거죠. 그만큼 누나가 표현해줬고, 그렇게 해주니까 저도 자연스럽게 따라갔던 것 같아요. 저로서는 그 감정선이 잘 이해가 됐었고, 그래서 표현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어요. 물론 그렇게 완전 직진인 부분이 저랑 다를 수 있는 거죠. 저도 사랑에 진중하고 올인하는 스타일이지만, 갑자기 부모 허락 없이 혼인신고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쉬운 건 아니니까 정말 몰입해서 해보자, 약간 대리만족으로요”

“저도 처음에 주리라 인물을 대본에서 봤을 때 당황스럽게는 했어요. 결국 마무리가 되긴 했는데, 저와 희라가 삼각관계를 이루기 위해 주리라는 인물이 새롭게 나온 것 같은데…. 전 좋았어요. 아름다운 두 분의 사랑을 받았잖아요. 그게 솔직한 마음인 것 같아요”(웃음)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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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수로서는 불같은 연애를 해서 한 가정을 꾸렸다. 그 인물로 살아가며 실제 사랑을 하고 싶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장세현은 연애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면서도 지금은 이장수라는 인물에 빠져 있어 특별히 외롭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제가 끝나기 전까지는 장수에 빠져 있어서 실제로 연애하고, 결혼하고, 바람피우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끝나면 또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어요. 이혼한 것 같기도 할 것 같고.(웃음) 진짜 주리한테 미안한 마음도 많았어요”

“한 작품을 마친 후 다른 캐릭터를 만나서 그 캐릭터를 파고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전 캐릭터는 작아지는 것 같아요. 그 다른 캐릭터를 만나기 전까지는 굳이 보내야 할까요? 장수를 계속 안에 갖고 있어도 저랑 비슷하니까요. 가끔씩 선생님들한테 ‘엄마, 잘 지내세요?’라고 묻기도 하고, 누나한테도 그냥 계속 ‘희라씨’라고 하고 싶어요”

장세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김영옥, 금보라, 이휘향(마청자 역), 변희봉(김덕천 역), 이일화(주영애 역), 이종원(조달호 역) 등의 대선배들과 만나 호흡을 맞출 기회를 얻었다. 특별히 무엇인가 조언을 해주지 않더라도, 그냥 선배들이 촬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주말극이 처음인 그에게 세트 촬영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현장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저 보고만 있어도 배우로서 공부가 됐다.

“저는 모든 게 다 배움이에요. 엄마, 고모, 할머니라는 가족이 생긴 게 처음이니까, 처음에는 되게 어려웠어요. 그런데 장수가 어차피 나니까 하던 대로 하자 싶었어요. 선생님들께 ‘엄마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라고 여쭤봤고, 그 다음부터 엄마, 할머니, 고모 이렇게 호칭했거든요. 그렇게 부르면서 진짜 가족처럼 편해졌는데, 선생님으로서 배울 게 너무 많아요. 촬영을 하면서 대사를 하다가 사례 들릴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NG 안 내시려고 어떻게든 끌고 가시는 걸 보고 존경심이 들었어요.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정말 배울 게 너무 많아요. ‘나는 정말 행운아다,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하면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다’고 생각했죠”

“선생님들은 하나하나 다 보시는 거예요. 지나가시면서 ‘장수, 형이랑 붙는 씬 잘해야겠더라?’ 그러면 ‘아, 나도 생각은 했지만, 이 씬이 정말 중요하고, 내가 잘해야 하는 씬이구나’ 싶었고, 또 촬영한 걸 보면서 ‘장수, 너 잘하더라?’ 한 마디 그렇게 던지시고, 그럼 전 감동 받고.(웃음) 조언보다 그렇게 한 번씩 이야기 해주시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저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거잖아요”

사진=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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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현은 이야기하는 내내 극 중 가족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동안 이장수라는 캐릭터를 떠나보내기 아쉽다고 말했을 정도. ‘불어라 미풍아’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첫 가족 드라마요. 처음으로 가족이 생긴 드라마. 그리고 이렇게 긴 작품을 한 적이 없어요. 아쉬움이 더 클 것 같아요. 또, 아쉬움도 아쉬움이지만, 제가 앞으로 연기를 계속 할 거니까 선생님들을 또 뵐 수 있잖아요. 그런 기대감을 갖게 될 것 같아요. 다음에는 엄마, 고모, 할머니를 어떤 관계로 만날까, 그런 기대감을 갖고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다음에 뵀을 때는 제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만들어주고, 제가 계속 배우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도 되는 것 같아요. 선생님들을 또 뵀는데 제가 당당하지 못하면 속상할 것 같아요”(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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