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신인 배우 오승훈이 '피고인'에서 호흡을 맞춘 선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승훈은 지난 21일 종영한 SBS '피고인'에서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의 온갖 '나쁜 일'을 도맡아 하는 오른팔 김석을 연기했다. '검은 모자, 덤프트럭, 나쁜 놈, 차민호 오른팔, 석이'로 불렸던 그는 차민호 엄기준의 악행이 더해갈수록 존재감을 발휘했다.
'피고인'은 오승훈의 첫 데뷔작이다. 당초 지성(박정우 역)의 처남이자 교도관인 윤태수 역할 오디션을 봤다는 그는 '눈빛이 매섭고 뱀파이어 같다'고 느낀 감독의 추천으로 김석 역을 맡게 됐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피고인' 지성·엄기준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촬영 현장에서 오승훈은 선배들을 귀찮게 하는 '질문 왕'이었다.
"모르는 데 꽁꽁 싸매고 있는 것보다 물어보는 게 훨씬 예쁘고 제 자신에게도 편하다는 걸 연극 '렛미인'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피고인'에서 제가 주인공도 아니면서 이해가 안 가면 매번 작가님께 연락을 드렸죠. 선배님들도 처음 보는 후배가 계속 질문하는 게 귀찮을 수 있는데 자기 일처럼 정말 잘 가르쳐 주셨어요."
특히 지성은 소속사 선배이자, 배우 오승훈을 있게 한 연기 롤모델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당시 MBC '뉴하트'로 연기에 처음 흥미를 가지게 됐다는 그는 지성과의 첫 촬영 날을 "'뉴하트'의 그 사람 눈을 보고 연기했던 그 첫날이 너무 떨리고 가슴이 벌렁거렸다"고 회상했다.
"처음 마주치는 장면이 병원에서 딸 하연이와 성규를 도망가게 하려다 주차장에서 나쁜 저를 만나는 신이었어요. 당시 주차장이 정말 추웠는데 촬영하는 8시간 동안 정우처럼 의사 가운 하나 입고 계셨어요. 촬영이 시작하면 도망가는 호흡을 살리려고 큰 주차장을 한 바퀴 뛰고 오세요. 선배님의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나 자세가 감동적이었어요.
저한테 해주셨던 말씀 중에 뇌리에 깊게 박힌 말이 '현장 와서 공부하려고 하지 말라'예요. 신인배우들은 준비를 해오고 또 해와도 현장에서 부족하니까 감독님이 말하면 준비한 걸 바로 꺼내볼 수 있게 노력하라는 말씀이셨죠. 함께하는 신에서는 카메라 뒤에서 눈물을 흘려주시기도 했고요. 꼭 지성 선배님처럼 좋은 선배가 되고 싶어요."
지성에게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배웠다면 엄기준에게는 섹시함을 느꼈다고. '섹시함'라는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하자 오승훈은 "같은 남자가 봐도 진짜 멋있는 섹시함이다. 똑똑하고 섬세하면서 유머러스하시다. 센스도 있고 스태프들을 위한 배려도 잘 해주신다"라며 '다 가진 남자' 엄기준을 한 마디로 '섹시하다'고 표현했다.
"엄기준 선배님은 무대 경험이 많은 분이라 연기 지식이 엄청나세요. 제가 어떤 고민을 말씀드리면 왜 그런 고민을 하는지 다 아시고 '이렇게 하면 된다. 이런 연습을 해 봐라. 이게 문제다'라며 답을 주세요. 진짜 많이 배웠어요. 제가 감옥에서 목을 졸라 죽였던 (김) 민석이 형도 또래 동생이라고 먼저 배려해주고 편하게 해주셨어요. 모든 분들이 제겐 감사한 분들이에요."
차민호의 충성스러운 오른팔인 김석은 결국 차민호의 약점이 됐다. 극 후반부에서 존재감을 발휘했고, 16회 오승훈이 지성과 조재윤을 덤프트럭으로 위협하는 자동차 추격신과 17회 조재윤에 의해 목만 내놓고 땅에 묻힌 채 자백을 강요당하는 신, 마지막 18회 엄기준을 배신하고 법정에서 자백하는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승훈은 "제가 덤프트럭으로 사람들을 많이 죽였지만 사실 저는 덤프트럭 운전을 못해요(웃음). 스턴트맨 분들이 찍어주신 영상을 외우고 차 안에서 연기를 했던 거죠. 현장에서는 제 앞에 감독님이 '좌회전, 우회전'을 외치셨어요.
땅에 묻힌 장면은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서 넣어주신 박스에 들어가 있었어요. 목도 못 움직이고 아프고, 또 너무 추웠어요. 표정으로만 연기해야 하는데 너무 막막하더라고요. 고민을 진짜 많이 해서 간 것 같아요. 조재윤 선배님이 제 머리를 보고 '네가 공이야'라며 골프 채로 위협하시잖아요. 전부 애드리브였는데 저 진짜 무서웠어요."
연기에 만족했냐는 질문에 오승훈은 "너무 귀엽기만 했던 것 같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후회된다"며 아쉬움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피고인' 김석은 과묵하고 강렬한 눈빛을 내뿜었다면, 현실 오승훈은 밝고 유쾌한 그 또래의 청년이었다. 무엇보다 연기 욕심이 충만했던 오승훈은 눈여겨볼만한 신예 배우임이 분명했다.
"악역을 해봤으니 다음엔 청춘 드라마나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저 능청맞은 것도 굉장히 잘할 수 있어요. 연극에서 9살, 19살도 도전해봤어요. 순수함은 물론 엄기준 선배님에게 배운 치명적인 섹시함까지 가지고 있습니다(웃음).
우선은 오디션을 빨리 통과하는 게 제 몫이에요. 예전에는 연기에 대한 굉장한 불안함이 있었다면 지금은 또 어떤 작품을 만나서 연기하게 될까 기대가 돼요. 첫 작품임에도 많은 관심을 받고 배움을 얻은 만큼 더 잘하겠습니다. '피고인'으로 뿌듯하고 벅차고 설렌 나날들이었어요. 시청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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