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헤럴드POP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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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호연 기자] 배우 권율, 김지석, 조여정이 시청자들의 심장을 쿵 떨어트릴 만큼의 섬뜩함을 안겨주고 있다.

극의 무게감부터 시청자들의 몰입도까지 완벽하게 책임지는 매력적인 악역들이 월화극에 다 모였다. SBS '귓속말'의 권율(강정일 역), MBC '역적'의 김지석(연산 역), KBS 2TV '완벽한 아내'의 조여정(이은희 역)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각자의 작품 안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피고인' 엄기준(차민호 역)의 빈 자리를 새로운 악역과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채우는 것. 강정일은 '귓속말'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신영주(이보영 분)의 아버지에게 그 누명을 덮어씌웠다. 연산은 '역적'에서 갑자사화를 일으키는 등 광기 어린 폭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은희는 '완벽한 아내'에서 심재복(고소영 분)의 전 남편에 대한 뒤틀린 애정 때문에 거짓말을 일삼는다. 이처럼 다양한 범죄 행각에 복잡한 감정선까지 담겨 배우들이 빛을 발하는 중이다.

사진=SB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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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강정일은 젠틀한 금수저 엘리트 변호사로 보였다. 그가 사실 사람을 죽인 진범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대를 이어 줄곧 기득권이었던 강유택(김홍파 분)의 아들로서 법비(法匪)를 자처한 강정일은 사람 좋은 미소 뒤에 섬뜩한 반전을 숨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강정일에게 가끔 동정어린 시선이 가는 건 그 악행이 최수연(박세영 분)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태백과 최일환(김갑수 분)에게 버림받으면서도 사랑을 이어갔다.

권율의 연기 덕에 강정일의 복합적인 면모가 더 잘 그려질 수 있었다. 권율은 역할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넘어 이해시키려 한다. 3주 만에 체중을 6kg 감량하면서 만든 냉철하고 지적인 이미지에, 사랑에 올인한 남자의 애절한 눈빛까지 담아낸 권율이기에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됐다.

사진=SB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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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은 그간 많은 사극의 소재로 다뤄진 역사 속 실존 인물이지만, '역적'에서 그려지는 모습은 기존 인식과 조금 다르다. '역적' 속 연산은 백성들의 신임을 얻은 홍길동(윤균상 분)을 질투하고, 신하들의 권력다툼에 제대로 된 정치를 펼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은 비운의 왕이 갖고 있는 슬픔과 좌절감을 표현한다. 특히 최근 방송분에서 연산의 갑자사화가 그려지며 잔인함이 극대화됐다. 유약한 왕은 홍길동에게 열등감을 느끼고부터 완전한 폭군이 됐다.

김지석은 지난해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이나 예능 '문제적 남자'에서 보여준 유쾌한 이미지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뚜렷한 연기 변신을 해냈다. '역적' 측에 따르면 김지석은 선릉과 폐비 윤씨의 무덤, 연산의 묘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세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이런 노력이 작품과 연기로 담겼다.

사진=SB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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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는 친절함 뒤에 구정희(윤상현 분)를 향한 스토킹이라는 반전을 숨긴 인물이다. 일부러 심재복에게 접근해 구정희를 빼앗으려 했다. 정체가 모두 발각된 뒤에도 이은희는 가식적인 웃음과 말투로 "다 정리하고 떠나겠다. 나는 아팠던 사람이다. 내가 정희 씨를 너무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사 갈 집과 결혼 예물을 알아보고 다녔던 이은희에게 심재복은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우리 가족 앞에서 꺼져"라는 일침을 날렸다.

조여정은 이은희의 두 얼굴을 완전히 다르게 그려내고 있다. 극의 중요한 전환점과도 같았던 이은희의 반전을 조여정이 하드캐리한 것. 10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고소영과의 연기 합도 주목할 만 하다. 조여정은 자신만의 확실한 연기 톤을 유지하면서도 강렬하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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